이윽고, 무언가 바뀌기 시작했다 - 삶에서 빼기를 시작한 지 90일
송혜주 지음 / 가나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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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환경에 맞춰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여성.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해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신청했다.

하지만 IMF 사태로 가정이 급속도로 어려워져 떠나지 못했다.

이후 회사생활을 하다 일본을 거쳐 유럽에서 생활하다 40대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 시작한 사업체가 성장하며 조금 큰 금액을 벌게 되었다.

40대의 미혼 여성, 하지만 연세 드신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산다.

하지만 부모님에겐 아직 미혼의 딸일 뿐 부모님의 잔소리와 참견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이때 우연히 발견한 '명상',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갔지만 명상을 통해 새로운 자아와 감정 조절 방법을 배운다.

명상의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받은 아이를 깨닫고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주며 상처를 회복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과격한 반응이나 가시 돋친 말에도 상처를 받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일상의 모습을 잔잔히 알리고 있다.

그녀가 소개하는 명상은 '자애 명상'

자애명상의 첫 대상은 나 자신이다.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장점과 잘하는 것을 떠올리며, 내 삶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나는 행복해질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깊이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자애를 세상의 모든 존재에 보낸다.

고마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 이웃, 내가 싫어하는 사람 등등 나와 관계한 모든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보낸다.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중 85% 이상이 부정적인 것이다.

명상은 생각을 버리는 게 아니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저 바라보면 금방 사라진다.

명상을 하다 보니, 내가 가족을 내 바람대로 바꾸려 했음을 깨달았다.

바꿀 수 없는 가족들에 대한 짜증의 원인이 가족이 아니라, 가족을 내 뜻대로 바뀌길 바라는 내 마음에 있음을 깨달았다.

오직 바꿀 수 있는 건 그 사람을 향한 나의 반응뿐이다.

평온을 원한다면 내 마음부터 바꿔야 한다.

명상을 통해 얻는 행복은 무엇일까?

고요하지만 걱정이 없는, 저항감 없이 그저 평온한 마음, 이런 마음이 계속 유지되는 '평정심'.

바로 이런 것이 명상에서 의미하는 행복이다.

두려움만 없으면 세상을 사는 것이 무척 행복할 거다.

두려움을 완전히 벗어날 순 없지만, 두려운 마음이 생겨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명상이다.

두려움에서 놓여나는 유일한 길은 집착을 놓는 것이다.

명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명상하면 조용한 공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순간이라든지 걷는 순간이라든지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이용한다면 쉽게 명상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명상을 통해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나 자신을 발견하고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까지 '명상'하면 사이비 종교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를 통해 변화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

책을 읽는 동안 펼쳐지는 그녀의 일상과 삶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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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을 포기했다
김천균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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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성공했다고 부러워하지만 정작 본인은 공허함과 허무감이 밀려온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 우리는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라고 강요받아왔다.

정작 본질은 잊은 채 방향도 모른 채 그저 달리는 우리들, 과연 행복할까?

이런 불행과 허무들이 이 사회를 집어삼켜 우울증, 공황장애, 환청과 환각으로 인해 사회범죄가 늘어가고 있다.

책에서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을 우선 멈추라고 한다.

그리고 내면의 자아를 만나고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미국의 여러 심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워낙 많은 책에서 내용을 인용하다 보니 전문가의 조언이 그저 목사님의 설교 정도로 느껴진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내용을 옮기다 보니 진정성이 떨어진다.

두괄식 글쓰기 방식이기에 시작 부분만 읽으면 뒤에 펼쳐지는 내용은 건너 뛰어도 무방하다.

책을 통해 지식과 사례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자료가 되겠지만,

내가 누구인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아!... 응' 정도의 반응이랄까?

책을 읽으며 본인의 이야기나 인간 냄새가 나는 내용이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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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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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사대부와 함께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가희 신화에 가깝다.

압록강 이북 지역을 평정하고, 왜구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와 승리를 거머지는 모습.

하지만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 전까지는 변방의 이름 없는 무사에 불과했다. 고려 역시 그를 하찮은 소모품으로 생각했다.

고려 시대 이후 왜의 침략을 정규군이 아닌 비적 혹은 왜구로 폄하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비적이 아닌 정규군이었다.

소설에서는 딱 하루의 전쟁, 아지발도를 처단한 전쟁을 집중 조명한다.

원, 명 간섭기 그리고 권문세족과 성리학으로 똘똘 뭉친 신흥 사대부들이 암투 속에 스스로 무너지는 고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초들은 혁명과 체재 전복을 꿈꾼다. 이들의 작은 소망이 바로 시골무사 이성계였다.

최영을 비롯한 권문세족들은 눈엣가시인 이성계를 처단하기 위해 왜구가 출몰한 황산으로 출동시켰다. 군대 지원도 없이.

함흥 땅에서 형제처럼 지내는 가별치들과 함께 먼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도 종 2품 이성계에겐 우군이 없다.

원, 명에서 파견한 칙사, 최영이 보낸 정 1품의 장군, 고려 정부를 대신해 정몽주가 함께했다.

딱히 지원이랄 것도 없는 이들은 거침없이 전투에 임하는 이성계를 저지하고 무시한다.

10 대 1의 전투, 아무리 거친 땅에서 전투에 임했던 가별치와 이성계이지만 왜적과의 싸움은 쉽지 않았다.

하루 동안 펼쳐지는 몇 번의 전투 속에 이성계는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겼다.

마흔을 훌쩍 넘긴 늙다리 무사와 달리 왜적 아지발도는 이십 대의 팔팔한 전쟁의 신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략을 겸비한 책사가 곁에 있기에 고려군은 쉬운 사냥감이 되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전투는 정도전의 지략에 힘입어 간신히 승리한다.

이 책의 강점은 전투 장면이 진짜 리얼하다는 것이다.

스토리 전개가 마치 영화 시나리오처럼 휙휙 지나가기에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

지루하고 더운 여름, 도서관에 묻혀 반나절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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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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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전까지 인간의 이동 수단은 말과 소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도보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말과 소를 유지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1812년을 시작으로 연이은 흉작으로 말 사료로 이용되는 귀리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의 폭발로 뿜어져 나온 엄청난 화산재로 인하여 기후 변화가 극심해 기근이 닥쳤다. 1817년까지 이어진 기근으로 가축뿐만 아니라 말까지도 아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817년 산림관으로 일하던 드라이스는 두 개의 바퀴와 사람의 발로 지치며 나아가는 새로운 이동 수단을 고안해 냈다.

당시 우편마차로 4시간 거리던 거리를 1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왕복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것이 자전거의 기원인 드라이지네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첫 번째 사건이었다.

우마차의 바퀴를 그대로 이용하였을뿐더러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탈 때마다 뼈마디가 아프다는 이유로 '본 셰이커'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이후 발명과 신 기술 개발이 이어지며 우리가 타는 체인식 자전거와 브레이크, 기어가 달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혁신보다 자전거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은 여성 인권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전까지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결정에 따르는 수동적 인간으로 주로 집에서만 활동했다.

여성들이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출시되며 집에만 갇혀 있던 여성들이 집 밖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자전거를 타며 남녀 간의 교제가 활발해지며, 집안의 결정이 아닌 여성 자신의 결정에 의한 결혼도 가능해졌다.

기존 남성 우월 주위 사회는 여성들의 일탈 행동을 저지했지만, 이에 맞선 여성들은 자유는 물론 선거권까지 요구하는 운동이 펼쳐진다.

이런 자전거는 전철과 자동차가 생기며 그 인기가 사글어 들었지만, 아직도 인류는 자신의 힘으로 움직이는 자전거의 매력을 놓지 못했다.

지금까지 기능 개선과 신기술을 도입하여 산악자전거와 다양한 종류의 로드 자전거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책은 일본에 이어 중국의 자전거 역사까지 설명하며 아쉽게 끝난다.

자전거의 역사와 인근 산업과 시대의 흐름에 집중하다 보니 조금은 지루하고 재미는 덜하다.

하지만 작은 변화에서 시작한 자전거가 인류의 변화에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생각 이상이었다.

이런 작은 기술 하나가 세상을 이처럼 바꿀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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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에요 - 李韶 이영희 생활시집 나남시선 85
이영희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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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의 나이, 아직 그 나이까지 살아보지 않아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다.

흔히 생각하면 양머리의 흰머리를 한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영희 선생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분이다.

그래서인지 이메일, 스마트폰 이런 것들이 낯설지 않다고 한다. 하긴 그 연세에 디자인 전공이라니 평범하진 않다.

이런 그녀의 삶이 궁금해 그녀의 일상을 풀어낸 시집을 손에 들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마음이 놓이는 남편, 그런 그와 달리 즉흥적인 그녀의 삶.

아들, 딸을 낳아 결혼시키고 외국으로 유학 보내며 울어야 했던 그녀.

손녀를 보며 즐거웠던 일상과 두 아이를 둔 젊은 부부를 보며 그들이 견뎌내야 할 힘든 일상을 안타까워하기도 합니다.

흔히 일흔이면 감정도 육신의 나이처럼 메마를 줄 알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일흔의 나이에도 창작열에 불타 열심히 손뜨개로 가방을 만드는 그녀.

영화는 뭐든 좋다며 아무 때나 영화 관람을 하는 그녀.

여행에서는 새로운 디자인을 보며 감탄하는 그녀.

책을 통해 일흔 나이의 여성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엄마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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