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실패하기
존 크럼볼츠.라이언 바비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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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실패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빠르게 실패하라니... 이거 참! 실패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실행했을 때 따라오는 결과이다. 그렇기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그 무엇이 무엇일까?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민의 늪에 빠져 있는 경우,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어떤 일이든 시도하지 않으며 망설이고 움츠린다는 데 있었다.

성공이란, 세심하게 잘 짜인 계획이 아니라 연관 없어 보이는 작은 행동들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이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행동하는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과감한 시도 속에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실패와 기회를 찾아냈다.


만약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지금 당장 즐거움을 만끽할 작은 행동을 시작하라.

성공하는 이들의 절대 원칙, 바로, '재빨리 행동에 뛰어들기'이다. 그들은 실수나 실패를 피할 방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능력과 지식의 한계를 드러낼 기회를 열심히 찾아다닌다. 이 행동은 그들을 무엇이든 재빨리 배우게 만든다. 그리고 미숙한 준비야말로 성장을 위한 최적의 조건임을 깨닫게 된다.

실수를 한다고 죽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피하려는 삶이 당신을 구속한다. 새로운 경험과 성장에 대한 기회를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실패를 피하려는 것이 오히려 실패의 확실한 원인이 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해 나타난다. 게으름, 남의 성공에 대한 질투, 주의력 결핍, 우유부단함, 의심 등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하는 것이다.

당신의 부정성 편향을 극복하는 간단한 방법은, 우리가 '하나의 YES는 3개의 NO'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당신이 무언가를 할지 말지를 고려할 때 각각의 긍정적인 이유에 각각의 부정적인 것보다 3배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이든 자신이 호기심이 있고, 재미를 느끼고, 해보고 싶다면 당장 일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우선 작은 실패를 통해 개선할 방법을 도출해 내고, 이를 반영해 더 좋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창출하라고 한다. 그리고 빨리 실패할수록 그 피해가 적다고 조언한다. 무엇인가를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도전하는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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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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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국가의 운용자금이다.

세금을 부과하고 거두는 실무자나 재무관들은 예나 지금이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새로운 세금을 고안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대 로마의 공중화장실세와 18세기 러시아 제국의 수염세가 있다. 이 모든 상황이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보면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희극처럼 보인다. 세금 부과 방식은 국가의 방향성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가장 큰 틀의 원칙 하나는 부자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세금 제도를 마련하지 못하면 빈부 격차는 더욱 극심해진다. 여기에 더해 과세 대상에 따라 산업의 발전과 쇠퇴가 결정된다. 그러므로 "세금 제도가 국가의 앞날을 좌우한다."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그럼 실제로 세금이 역사를 바꾼 사례와 조금은 엉뚱한 세금의 사례를 알아보자!

영국을 번영시킨 '해적세'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은 신사의 나라인데 어떻게 해적을 양성하며 그들에게 세금을 징수했을까?

영국은 처음부터 강대한 나라는 아니었다. 중세 무렵까지만 해도 유럽의 변방 국가에 불과했다. 그랬던 영국이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이 변화의 원동력은 사실 해적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 이전 시대의 영국은 독일 등에 모직물을 수출해서 재정을 꾸렸다. 하지만 대항해시대를 맞이하며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 계기는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에 있다. 항해 중에 발견된 아메리카 대륙의 포토시 은산에서 은이 대량으로 생산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럽의 은 가격이 폭락했고 은 수출이 주요 산업이었던 독일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독일 수출이 부진해진 영국도 결국에는 재정난을 겪게 됐다. 그러자 엘리자베스 여왕은 고육지책으로 '해적 행위'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영국이 이용한 해적선은 '사략선'이라 불렸다. 사략선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적국의 선박을 노획하는 배를 가리킨다. 영국은 해적선의 약탈 행위를 승인하는 대신 노획품의 5분의 1을 국고에 바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그러자 너나 할 거 없이 바다 사나이들은 모두 해적이 됐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1587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주도로 진행됐던 드레이크의 해적 항해는 영국에 약 60만 파운드의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중 약 30만 파운드를 가져갔다고 한다. 이는 당시 영국의 1년 치 국가 재정과 맞먹는 금액이었다. 이렇든 해적세가 가져다준 막대한 세수는 영국을 크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영주와의 첫날밤 때문에 생긴 '초야세'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유럽에는 '초야세'가 있었다. 황당하지만 영주는 영주민이 결혼하는 부인과 첫날밤에 동침할 수 있는 '초야권'이라는 권리를 가졌다. 결혼하려는 영주민이 영주의 초야권을 거부하려면 세금을 내야 했는데 이 세금이 바로 초야세다. 초야세의 흔적을 찾아보면,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보자. 이 곡의 내용은 초야권의 부활을 노리는 백작과 영주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초야권이 오페라로 만들어질 만큼 유럽에서는 보편적인 제도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말자 상속' 관습이 초야권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말자상속이란 집안의 막내가 상속자가 되는 제도다. 첫째 아이는 초야권으로 생긴 아이라 아버지가 불확실하니 아예 확실한 핏줄인 막내를 상속자로 삼는 것이다.

가슴을 가리고 싶거든 '유방세'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인도 케랄라주에는 '유방세'라는 가혹한 세금이 있었다. 당시 인도는 영국의 교묘한 식민지 지배 방식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커지는 종교 대립과 카스트 제도의 갈등으로 민중은 분열되고 부와 노동력을 착취당해야 했다. 더구나 인도 각 주의 위정자들은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민중에게 가혹한 세금을 부과했다. 그중 하나가 유방세다.

유방세는 신분이 낮은 여성이 거리를 다닐 때 유방을 감추고 싶다면 내야 하는 세금이었다. 유방세를 내지 않으면 사람들 앞에서 유방을 가릴 수 없었다. 세액은 유방의 크기에 따라 정해졌다. 과세 대상이 된 여성은 스무 살이 되면 관리에게 유방을 측정 당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케랄라주의 체르탈라 지구에 난젤리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농민의 부인이었던 난젤리는 카스트 제도 최하층에 속해 유방세 납부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유방세를 내지 않았음에도 언제나 가슴을 감추고 다녔다. 어느 날 징세관이 병사들과 함께 난젤리의 집까지 찾아왔다. 난젤리는 징세관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집 안으로 들어가 자기 가슴을 도려냈다. 그리고 그 유방을 징세관에게 건넸다. 난젤리는 과다출혈로 사망했고 남편도 장례식을 치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비참함 사건이 계기가 되어 케랄라주에서 항의 운동이 일어났고 유방세는 폐지됐다.

이탈리아를 위기에서 구해낸 '포르노세'

이탈리아에서는 포르노 영화, 비디오, 잡지 등 포르노 산업에 세금이 부과된다. 이는 2008년에 도입된 제도로 세율은 포르노 작품 수입에 일률적으로 25%가 부과된다. 이탈리아는 2000년대에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큰 타격을 입어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했다. 재정 적자가 일정 수준을 넘어 EU가 시정 권고를 했을 정도였다. 이에 이탈리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수를 늘려야 했다. '포르노세'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도입된 세금이다. 포르노세가 도입됐을 당시의 이탈리아는 포르노 산업 총매출이 110억 유로(약 1조 3천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25%의 세금을 부과하면 꽤 많은 세수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포르노세의 공헌으로 재정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양하고 황당한 세금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심심풀이로 그리고 교양을 늘리기 적당한 책으로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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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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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거 결혼한 남자들 가슴 한편이 뜨끔하겠는데? 생각이 들었다. 다들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갖은 거짓말과 허황된 맹세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라면 나와 결혼할 것 같지 않다. 그렇기에 책장을 넘기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반대로 이 책은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긴 여자들에게 작가가 던지는 질문이었다.


상대의 조건을 따지기 전에 먼저 너 자신의 조건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제일 중요해. 내가 상대에 대해 확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 역시 결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대에게 증명하고 확신과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p.34~35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 적령기를 넘긴 친구에게 결혼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대목이다.상대를 고르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자신의 장점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상대방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여성 청소년과 청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도적인 사람은 운명을 끌고 가지만,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은 운명에 끌려가게 된다. 인생도 그렇고, 사랑은 더더욱 그렇다. 자신의 사랑을 솔직히 표현하고 나머지는 상대에게 맡겨라. 거절당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설령 거절당하더라도 괜찮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p.62


패배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자극이다. 분한 마음을 못 이겨 주저앉을지, 동기를 부여받아 더 커나갈지는 온전히 내 몫이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p.102


처음엔 중국인 여작가라 살짝 걱정했다. 우리가 아는 중국은 아직도 저개발 국가에 조금은 지저분하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런데 젊은 작가가 어떻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시선을 바로잡았다.

40대 후반인 내가 읽기에도 인생의 지혜가 느껴지는 문구가 마음에 쏙 와닿는다. 그러니 젊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야 아마도 30대 중후반의 언니가 인생 상담을 해 주는 것 같지 않을까?

#나라면나와결혼할까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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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시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종횡무진 화학 잡담 묻고 답하다 4
장홍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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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란 것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정규 수업에서 일 것이다.

화학을 공부하는데 첫 번째 만나는 장벽은 바로 주기율표 외우기. 꼭 시험엔 몇 번째 주기율표가 무엇인지 답을 써야 했다. 은근히 많은 주기율표를 외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많은 학생들이 화학을 포기하곤 했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했던 것 같은데...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에겐 그리 어려웠던 과목은 아니었기에 책을 접하는 순간 더 흥미를 더했다.


사극이나 영화에서 보면 사약을 받고 피를 흘리며 단숨에 죽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생독으로 만든 사약이 그렇게 효과적이었을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 사약(死藥)이 아닌 사약(賜藥)으로 한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사약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약이 아닌 '하사받은 약'이라는 말이다. 적어도 사대부나 왕족 정도의 인물이 사약으로 처형될 수 있었으며, 목을 베는 참형이나 능지처참과 같은 신체에 훼손이 가해지는 방식이 아니었고 명예가 지켜질 수 있었기 때문에 약 내림을 감사하며 형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약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가장 유력한 식물은 투구꽃으로 그 뿌리(부자)에 매우 강한 독이 있다. 투구꽃의 아코니틴은 대표적인 알칼로이드 물질이며 체내에서 신경 신호를 전달해 생명 유지와 호흡을 비롯한 모든 조절에 작용하는 소듐 이온 통로를 여는 작용을 한다. 그 결과로는 호흡곤란과 신경 발작을 포함한 심정지가 일어나게 된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그의 죽음과 관련한 많은 가설 중 화학적 관점으로 안티모니라는 원소에 의한 중독사를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시에는 소화기를 통해 인간의 몸에 독이나 오염된 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구역감이 들고 구토가 유발되는 안티모니를 사용하였다. 모차르트 역시 안티모니 시술을 자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맛과 향이 거의 없기에 많은 양을 들이키는 상황이 발생한다. 모차르트의 생에 말년을 담당했던 의사가 열을 내리기 위해 안티모니를 추가로 처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밖에도 한니발이 알프스산맥을 넘은 일화에서 암석을 녹인 아세트산 이야기, 연금술 이야기, 화약 이야기, 스테인드글라스, 전쟁 속의 불, 최루성 화학 무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의 의도가 화학에 대한 잡다한 지식과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었기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에 책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역사 속에서 한 획을 그은 획기적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에 푹 빠져드는 몰입감은 조금 떨어진다.

 

#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장홍제#지상의책#갈매나무#과학#인문학#화학#과학책#책#독서#책추천#화학자#역사책#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독서스타그램#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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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오브제 - 사물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궁리가 있다
이재경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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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작품 속 오브제를 많이 만났다. 이를 일반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뿐 아니라 다양한 서적을 뒤적여야 했던 나날들. 이런 지식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을 이뤘다. 이름하여 '설레는 오브제'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사람에게도 생소한 오브제이기에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생경하다는 느낌이다. 또한 오브제 하면 주로 여성들의 전유물이 많기에 남자인 나에게는 더욱 생소하고 낯선 것들이기에 삽화로 들어간 사진이나 그림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어 조금은 답답하단 느낌도 들었다.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하는 오브제는 '팔러 체어'. '팔러 체어'가 뭔지 아시는 분 손?? 나 역시 처음 듣는 용어이기에 고개를 갸웃뚱 했다. 중세 시대 묵언수행을 원칙으로 하는 프랑스 수도원에서 부득이 대화가 필요할 때 따로 지정된 방을 '팔러'라 했다. 이 단어가 속세로 나와 종교나 수행과는 거리가 먼 공간을 지칭하는 말이 됐다. 귀족 저택에서 사담과 사교가 꽃 피는 방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야기가 길어지며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등과 엉덩이를 푹신하게 받쳐주는 의자가 등장한다. 그것이 바로 '팔러 체어'라 한다. 글로 설명하니 도대체 어떤 의자인지 감이 안 올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책에 소개된 의자 그림을 첨부할까 하다가 인터넷 검색을 추천해 본다. https://cafe.naver.com/mjann/1156562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곱게 갈아서 다져 넣고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빠르게 추출하는 커피다. 사실은 내가 즐겨 마시는 커피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커피콩은 16세기 말 베네치아항을 통해 유럽 대륙에 처음 상륙했지만, 최초의 커피 머신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처음 등장했다. 초창기 커피 머신의 동력은 물을 끓여서 얻는 증기의 압력이었다. 1930년대 과학자 프란체스코 일리가 증기 대신 압축 공기로 커피를 뽑는 기계를 발명했다. 그래서 유명한 원두커피 메이커가 '일리(ILLY)'이구나. 1940년대에는 밀라노의 바리스타 아킬레 가지아가 지금의 레버 방식을 개발해 압력과 추출 속도를 높였으며 무엇보다 압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황금색 커피 거품, 크레마가 탄생하게 되었다. espresso는 이탈리아어로 '특급'이라는 뜻이다. 십여 초 만에 커피가 완성되는 추출 속도를 반영한 이름이다. 하지만 '특별히'라는 뜻도 있다. 에스프레소는 원두 50알을 가장 극적으로, 가장 알차게 소비하는 방법이다.

일회용품을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텀블러는 밑바닥이 넓고 편평한 잔을 통칭하는 말로, 주로 위스키나 보드카를 얼음 위에 부어서 온더록스로 마실 때 사용하는 잔이었다. 그래서 록글라스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tumblr'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발음은 비슷하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 소셜네트워크인 tumblr는 tumblelog의 준말로 인터넷의 바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미지나 단문이나 링크 등을 잡다하게 모아놓은 디지털 비망록이라는 뜻이다.


축음기는 영어로 그래머폰(grmophone)이다. 원반형 녹음 음반에 기록된 소리를 재생하는 장치다. 이것을 별명처럼 그래미(grammy)라고 부른다. 미국 음반업계 최고의 상이 그래서 그래미상이다. 그래미상은 수상자들에게 축음기 모양의 트로피를 준다.

이렇게 영화나 책 속의 장식품에 해당하는 다양한 오브제 속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 독자들에게 지식을 전달해 준다. 그렇다고 이걸 꼭 기억하고 공부할 필요는 없다. 주로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배경에 놓인 소품이거나 단서 정도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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