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시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종횡무진 화학 잡담 묻고 답하다 4
장홍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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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란 것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정규 수업에서 일 것이다.

화학을 공부하는데 첫 번째 만나는 장벽은 바로 주기율표 외우기. 꼭 시험엔 몇 번째 주기율표가 무엇인지 답을 써야 했다. 은근히 많은 주기율표를 외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많은 학생들이 화학을 포기하곤 했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했던 것 같은데...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에겐 그리 어려웠던 과목은 아니었기에 책을 접하는 순간 더 흥미를 더했다.


사극이나 영화에서 보면 사약을 받고 피를 흘리며 단숨에 죽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생독으로 만든 사약이 그렇게 효과적이었을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 사약(死藥)이 아닌 사약(賜藥)으로 한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사약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약이 아닌 '하사받은 약'이라는 말이다. 적어도 사대부나 왕족 정도의 인물이 사약으로 처형될 수 있었으며, 목을 베는 참형이나 능지처참과 같은 신체에 훼손이 가해지는 방식이 아니었고 명예가 지켜질 수 있었기 때문에 약 내림을 감사하며 형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약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가장 유력한 식물은 투구꽃으로 그 뿌리(부자)에 매우 강한 독이 있다. 투구꽃의 아코니틴은 대표적인 알칼로이드 물질이며 체내에서 신경 신호를 전달해 생명 유지와 호흡을 비롯한 모든 조절에 작용하는 소듐 이온 통로를 여는 작용을 한다. 그 결과로는 호흡곤란과 신경 발작을 포함한 심정지가 일어나게 된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그의 죽음과 관련한 많은 가설 중 화학적 관점으로 안티모니라는 원소에 의한 중독사를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시에는 소화기를 통해 인간의 몸에 독이나 오염된 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구역감이 들고 구토가 유발되는 안티모니를 사용하였다. 모차르트 역시 안티모니 시술을 자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맛과 향이 거의 없기에 많은 양을 들이키는 상황이 발생한다. 모차르트의 생에 말년을 담당했던 의사가 열을 내리기 위해 안티모니를 추가로 처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밖에도 한니발이 알프스산맥을 넘은 일화에서 암석을 녹인 아세트산 이야기, 연금술 이야기, 화약 이야기, 스테인드글라스, 전쟁 속의 불, 최루성 화학 무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의 의도가 화학에 대한 잡다한 지식과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었기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에 책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역사 속에서 한 획을 그은 획기적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에 푹 빠져드는 몰입감은 조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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