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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투쟁 - <오마이뉴스> 표절 사건에 대한 140일간의 투쟁 기록
정태현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SNS를 통한 1인 미디어 시대가 개막되며 많은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여행을, 전문 지식을, 할인 정보를, 유용한 팁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등등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이 없다면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게 한국 사람입니다.
그런데 SNS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글과 사진들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유명한 글과 사진을 그대로 퍼 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인데 뭔 일 있겠어? 문제 되면 바로 삭제하지 뭐.
이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사회 통념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 마이 투쟁.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의 저자인 정태현 작가가 오마이뉴스라는 거대 미디어와 투쟁하는 일지입니다.
투쟁의 원인은 오마이뉴스 메인에 올라간<회사 때려치고 세계일주, 지옥을 맛보다>라는 기사가 원인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 특성상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들의 취재글을 미디어로 송출하는 신문사입니다.
오마이뉴스 개인취재 기자가 표절에 대해 인정을 하고 정태현 작가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정 작가가 항의한 후 9일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그 후엔 표절한 부분을 삭제하고 표절된 내용이라 표시만 하였습니다.
거기에 담당자는 작가를 무시하는 태도와 오히려 자기네들이 피해자라 억울하다는 항변을 이어갑니다.
과연 사과란 무엇일까요?
사과는 리더의 언어이다. 권한과 책임 있는 사람이 개선의 의지나 보상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사과하는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거대 언론사의 무시와 무성의한 태도에 결국 작가는 광화문 5번 출구 앞에 서게 됩니다.
한 겨울에 시작된 1인 시위는 계절이 지나 초 여름까지 진행됩니다.
솔직히 1인 시위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것은 알지만, 선뜻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이 없습니다.
무시하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 주위 시위자들의 응원과 관심으로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1인 시위의 목적은 오마이뉴스에서 찾아와 사과하는 상황을 꿈꾸었지만 허황된 꿈은 깨지고 맙니다.
결국 인권위원회를 찾아 보았지만 법적인 대응은 불가하다는 점을 깨닫고,
진보적인 오마이뉴스와 반대되는 보수주의 언론사에까지 찾아가게 됩니다.
이에 놀란 오마이뉴스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작가를 회유하지만, 거대 언론사의 기만에 다시 얼굴이 불 켜집니다.
과연 우리 사회에 정의와 사과가 남아 있을까요?
작가는 그 처절한 투쟁 일지와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오마이 투쟁> 책에 담았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비방하기 위함이 아닌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기.
이 책을 읽으며 지역 여행기자와 시민 기자단 활동을 하는 나 역시, 기존 작가들의 글을 표절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1인 시위자들에게 무슨 이유로 거리로 나오게 되었는지 와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넬 용기를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