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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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집을 별로 읽지는 않지만 생존 시인 중에서 그나마 잘 읽고 좋아하는 시인이 있다면 박노해 시인입니다. 시어가 명확하면서도 구절구절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인입니다.

이번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시인이 '겨울이 꽃핀다' 이후 12년만에 낸 시집입니다. 모두 304편의 시가 실려있지요.

역시 박노해 시인다운 시집입니다. 시어는 어렵지 않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 있고 올곧은 정신이 있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그리고 세상의 낮은 곳으로 향하면서 시인은 세상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다가도 또 사람들의 고통에 같이 아파합니다. 시장주의와 세계화, 전쟁으로 짓밟히는 여린 생명들을 끌어안은 시인의 깊고 넓은 시에 저도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집니다.

꾸미지않은 진솔한 시어, 하지만 그 안의 깊은 감동, 제게 박노해 시인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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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ㅣ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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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전에 직장을 걸어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퇴근길에는 한 뇌성마비 학생이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특수학교 버스에서 내려 하교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었지요. 그 아이의 비틀린 몸과 찡그린 얼굴을 보며 저는 저도 모르게 거리감을 느꼈고 그 아이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도 저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더군요. 그녀가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낳고 기르기 전까지는요.

이 책은 평범한 장애관을 가졌던 저자가 장애아를 낳고 기르면서 이 사회에 대해 깨닫게 된 사실과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우리 사회는 인구 대비 장애인수에 비해 장애인들이 그다지 많이 목격되지 않습니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편견에 스스로 숨어버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장애인도 사회의 한 일원이며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들이 할 일은 장애인을 불쌍히 여겨 돕는게 아니라 장애가 있든 없는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입니다.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상대인 것이지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바로 사회의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바로미터입니다. 그들을 혐오하고 배제한다면 다른 소수자들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배타적인 사회를 가지게 되겠지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사람 사는 사회'가 아닐까 싶네요.

이 책을 통해 장애, 특히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장애인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더욱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책이 널리 읽혀져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그들과 진정으로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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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찰하는 마음 - 우리 사회에 여경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 당신을 위한 여성 경찰 안내서
여성 경찰 23인 지음, 주명희 엮음, 경찰 젠더연구회 기획 / 생각정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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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찰관은 나에게 남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내 막내동생이 그 여성 경찰관이기 때문이다.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여성의 역할과 경찰의 역할 사이에서 때로는 피해를 보기도 하고 인정을 받지 못하기도 한 동생의 모습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 책이 알라딘 펀딩에 나왔을 때 그 펀딩에 참여하게 했다.

분명 이 사회에는 여성 경찰관이 필요한 영역이 있다. 아니, 이 사회 구성원의 반이 여성임을 감안할 때 여성 경찰관은 최소 50%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성 경찰관은 경찰 조직 안에서 13% 뿐이 차지하지 못하고 또 여러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인가에는 여성 경찰관 무용론이 한바탕 사회를 휩쓸어 여성 경찰관들이 고생을 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 책에서 보는 여경들은 당당하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직장, 그리고 남성 위주의 조직 사회에서 여성으로 존재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음에도 그들은 그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증명한다. 여경에 대한 편견에 맞서고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열성을 다해 임무에 임하고 있다. 한 여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편견에 휩싸여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세상의, 여성을 혐오하는 시선이 여경에게도 향한다. 여경들은 그런 혐오에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지만 결단코 자신이 여성이기에 겪는 차별에 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남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뛰고 남보다 더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세상의 편견에 맞선다.

이 책은 당당한 여성들의 생존기다. 갖은 편견 속에서도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우리들의 언니, 동생들. 나는 내 동생이 여성 경찰관인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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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사회학 ㅣ 푸른생각신서
류재엽 지음 / 푸른생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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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평론가 류재엽의 평론집이다. 주로 시에 관한 평론이 실려 있다.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시집은 별로 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실려있는 시와 시인들은 거의 처음 보는 시인들이었다.

하지만 이 평론집을 읽으면서 느낀 건 우리나라의 시 세계도 풍성하다는 것. 류재엽 평론가와 함께 시를 읽노라면 그 깊고 광활한 세계에 깜짝 놀란다. 내가 읽은 시들은 과거 교과서에 실려있던 시들 정도인데 그 외에도 수많은 시인이 있어 우리의 언어로 풍요로운 세계를 지어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시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이라도 배웠다는 것이 또 하나의 독서의 보람이었다. 저자의 평론을 읽노라면 시의 어떤 부분이 감상포인트가 되는지 약간은 알게 되었다.

전문적인 듯 하면서도 친절한 문학평론집. 현대 한국의 시의 세계가 이렇게나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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