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ㅣ 서문문고 164
프리드리히 실러 / 서문당 / 197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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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독일 문학에 있어, 우리는 괴테를 많이 언급하지만 프리드리히 폰 실러 또한 만만치 않은 문학적 자취를 남겼다. 실러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아마도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의 4악장 합창곡 '환희의 송가'일 것이다. 베토벤은 실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이 엄청난 작품을 작곡하였고, '환희의 송가'야말로 연대와 평등의 아름다운 곡이 아니던가.

하지만 실러는 그 외에도 우리가 어릴 적 동화로 많이 접한 '빌헬름 텔'이나 이 작품 '군도' 그리고 '발렌슈타인 3부작'등 너무나 훌륭한 희곡작품도 남겼는데, 이번에 내가 읽은 '군도'는 실러가 겨우 20살에 쓴 최초의 희곡이다.

실러는 학창시절에 영주 카를 오이겐의 명에 따라 공부 과목을 정했는데, 너무나 자유를 꿈꾼 결과 이 '군도'를 집필하였다. 그야말로 그리스 비극의 페이소스를 듬뿍 담았을 뿐더러(인간의 비극적 운명을 극적으로 다룬다), 셰익스피어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난 '군도'는 비록 처음에는 자비출판을 하였으나, 이웃 도시 만하임에서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덕분에 입소문을 타서 카를 오이겐 영주가 자신의 영지에서 공연을 하도록 하였지만, 사실 '군도'는 카를 오이겐 영주에 대한 비판을 담았기에(즉 오이겐 영주는 내용도 모르고 단지 자신의 부하가 쓴 희곡이 유명하다는 것만으로 공연을 시켰다ㅡㅡ;;;) 실러는 결국 만하임으로 도주하게 되고,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일단 이런 작품을 겨우 20세에 쓴 것으로 보면 확실히 실러가 천재임이 확실하다. 실러는 자신의 고전 독서와 셰익스피어 희곡 독서를 바탕으로, 한 번도 실제 연극을 본 적이 없으면서도, 완벽한 구성의 희곡을 써냈다. 물론 내용 전개에 있어 개연성이 부족하고 심리 묘사가 피상적이며 인물들의 성격이 부자연스러운 점은 있지만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사건 전개와 부덕에 대한 비판, 종교적 파토스와 낭만성은 가히 천재의 탄생을 알린다.

어쩌면 가장 실러다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군도'. 괴테와 실러가 함께 존재했던 18세기의 독일은 확실히 특별한 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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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라 피나 게이샤 워시드 - 1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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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알라딘 원두는 항상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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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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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2010년에 발행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출판시기를 말해야 하는 이유는, 이 당시 조국은 서울대 교수였고, 이명박정권 시절의 진보의 위기에 대해 고민하던 학계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조국은 이후 문재인 정권에서 민정수석으로 일했고, 검찰을 개혁하려다가 본인과 가족이 검찰에게 도륙당했으며, 결국은 정치인으로 변신하여 국회에 입성하였다가, 유죄확정(내 보기에는 검찰이 죄를 만들어낸 것 같긴 하다만)으로 감옥까지 다녀왔다. 즉, 이 책의 조국은 앞으로의 자신이 겪을 파란만장한 일을 전혀 모르는 순수한 학자인 것이다.

사실 나 또한 2010년대의 이명박 정부는 도덕적으로 파탄나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때 우리는 대선에서 패배하였고, 어이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가 가지던 문제의식에 대해 조국은 학자로서(!) 대답한다.

뭐, 이 책에 담긴 문제의식이나 해결방법이 훌륭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건, 경기 외부에서의 관람자와 직접 필드에서 뛰는 선수는 분명히 다른 역할이라는 것? 정치인 조국에게는 정말로 미안하지만(물론 나는 조국과 그 가족이 당한 화는 분명 검찰의 큰 죄악이라고 본다), 나는 학자인 조국이 더 나은 사람이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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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 2026 청주시 올해의 책 선정 ㅣ 특서 청소년문학 44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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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도서관에 소속된 독서모임에 참여하다보니 해마다 '책읽는 청주' 선정도서를 꼭 읽게 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청소년소설부문에서 선정된 김하연 작가의 '시간을 건너는 집'.

이런 영어덜트 소설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요즘 청소년들에 대한 부러움이다. 내 어릴 적, 즉 80년대 말~90년대 초 무렵은 그야말로 독서의 황폐기였다. 아동소설은 너무 유치하고, 고전소설들은 도저히 소화가 불가능했던 시절. 그래서 나는 순정만화를 찾아 청주의 만화방을 헤매고 다녔었더랬다.

그 시절에 비하면 얼마나 재미있는 독서거리가 넘치는 요즘인가!

사실 어떤 책들은 독서하기에 알맞은 시기가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그렇고 영어덜트 소설들도 그렇다. 뭐, '데미안'은 성인이 읽어도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영어덜트 소설들은 지금 내게는 조금은 유치하고 내용 전개도 너무 뻔하다. 이 소설도 결국은 그런 범주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의 미덕은 사건의 결론을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 어른들은 장소만 제공할 뿐,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문제의 결론을 향해가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러면서 싹트는 연대와 한 뼘의 성장.

극히 영어덜트소설답긴 했지만, 그럭저럭 소설의 완성도를 보인 작품.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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