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철 - 독일 제국의 흥망성쇠 1871-1918
카차 호이어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르코폴로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국민들을 이해하려면 왜 독일이 제1차세계대전의 전범국이 되었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독일 제국의 성립과정과 비스마르크의 역할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지요. 한 번 쯤은 관련 지식에 대한 책을 읽어야겠다 싶었던 때, 이 '피와 철'을 알라딘 북펀딩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피와 철'은 비스마르크가 했던 한 연설에서 등장한 말로, 그 말처럼 비스마르크를 규정짓는 단어들은 없을 겁니다. 프로이센 왕국은 비스마르크가 등장해서야 독일 제국으로 성립하였고, 그의 통치 아래에서 독일은 그야말로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지며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는 분열되었던 게르만 왕국들을 하나의 제국, 즉 독일제국으로 뭉치게 하기 위해 민족국가로서의 개념을 활용하였으나, 그에게 의지하였던 빌헬름1세의 사망 후 등극한 빌헬름2세에 의해 강제로 권력을 잃게 되었으며, 빌헬름2세는 점차 제국주의로 자신의 제국을 내몰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제1차세계대전이라는 비극으로 향하며, 독일제국은 그 역사를 끝내게 됩니다.

이 책은 이렇듯 비스마르크의 생애를 중심으로, 독일이 통일로 향하는 과정과 1871년 독일 제국의 성립, 그리고 비스마르크가 어떻게 새로운 제국의 정체성을 가지고 오랜기간 분열되었던 많은 지방민들을 진정한 독일인이 되도록 설득하였는지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왜 독일인들이 제1차세계대전의 패배에 그토록 심하게 상처받았는지, 그리하여 독일민족의 중흥을 이야기하는 히틀러에게 왜 그렇게 매혹되었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세계는 미국주도의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어떤 전문가들은 현재의 모습을 제1차세계대전 전야의 모습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공부할 수 있는 과거의 역사가 있고, 공부할 수 있는 지능이 있지요. 과거의 역사를 뒤돌아보며, 또다른 역사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툴라예프 사건 ㅣ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16
빅토르 세르주 지음, 조재룡 옮김 / 빛소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끝난줄 알았던 전체주의가 다시 준동한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캐서린 앤 포터 - 오랜 죽음의 운명 외 19편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0
캐서린 앤 포터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나름대로는 꽤 많은 소설가들을 안다고 자부해왔건만, 캐서린 앤 포터라는 작가는 이 책으로 알았고, 그래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책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사랑한다.(이 책도 알라딘 중고서점 책장에서 만났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난 후, 왜 한국에서 이 작가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서린 앤 포터는 무려 19세기말~20세기 초에 활동한 여성소설가로, 그녀 스스로가 겨우 십대에 결혼해서 대단히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후, 잡지사에서 무명작가로 활동하다 1922년에 단편 '마리아 콘셉시온'으로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녀는 평생에 걸쳐 단편 포함 30편도 안되는 소설을 발표했으나, 당대에도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은 뛰어난 소설가다. 이건 나도 동의하는게, 이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들이 정말 너무나 빼어나다.

저자는 미국 남부 출신으로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엄청난 고생을 했고, 그 덕분인지 그녀의 작품은 약자에 대한 폭력과 억압, 차별받는 타자에 대한 예리한 시각이 대단히 빼어나다. 우선 내가 느낀 건 저자가 여성의 마음을 대단히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일상사를 매력적으로 캐치할 줄 안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진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마음과 약자들이 가진 허위의식, 즉 자신의 처지를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그러면서 일상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제의 미묘한 모습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약자들의 주체성 있고 강인한 모습들. 캐서린 앤 포터가 그리는 약자들은 고통스럽게 살아갈 지라도 그들의 존재는 존엄하며, 작가는 그들을 통해 우리에게 통찰력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이 작품집 속의 소설들은 한 편, 한 편이 모두 빼어나다. 그래서 왜 이런 훌륭한 작가가 아직까지 한국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너무나 아쉬울 정도다. 겨우 20세기 초에 이런 문제의식을 훌륭히 다루어내는 여성 작가가 존재했다니!!!

엄청난 작가다. 정말 캐서린 앤 포터의 작품을 번역해 준 현대문학출판사가 너무나 고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