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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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소재로 이렇게 깊은 사고가 가능할까?

우리는 '대화'를 소재로 글을 썼다고 하면, 주로 '화법'에 관한 테크닉을 다루는 자기계발서적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에세이집은 말 그대로 '대화'에 대한 인문학적인 이야기이다. 즉,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에 대한 글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나누고 타인과 제대로 교감한다. 대화를 통해 인연을 만들고, 대화 안에서 편안한 시간을 가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타인과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저자는 서초동의 변호사로, 협상전문가로, 그리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 많은 대화를 하였고, 이러한 대화들을 떠올리며 서정적인 필체와 짙은 표현력으로 대화에 얽힌 사연들을 풀어놓는다.

어쩌면 남을 설득해야 하는 비지니스적 대화보다, 이렇게 타인과 편안한 관계를 만드는 진심어린 대화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무엇보다 '대화'를 소재로 이렇게 아름다운 관계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솜씨가 더욱 인상적이었던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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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는 아니지만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6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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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새 한국문학을 예전보다는 즐겨 읽게 되면서, 외모와는 다르게 대단히 삐딱한(?) 시선을 가진 여성 소설가 몇몇분을 알게 되었는데, 구병모 소설가 또한 그 중 하나다.

원래 나는 구병모 소설가를 '위저드 베이커리'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 나온 그녀의 소설은 그렇게 말랑하지도, 따스하지도 않은 내용을 주로 다룬다.

이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은 구병모의 첫 소설집으로 2011년 첫 출간되었다.

읽은 후의 느낌은, 인간이 가진 자본주의 경제학의 욕망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랄까.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날카롭게 조명하며 특히 인간 세상의 미묘한 차별과 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카프카의 '변신'을 읽을 때의 느낌이랄까, 약간의 비현실적인 상황을 더한 우리 인간의 비극적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야말로 그 이후의 구병모의 작품세계에 대한 일종의 예언서같다. 역시 구병모는 출발부터 만만한 작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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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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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는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일을 생생하게 증언하여, 제목 그대로 인간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주기율표'에서는 화학자로서의 자신에 대해서 말한다.

'주기율표'는 제목 그대로 화학기호상의 원소 하나에서 출발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되는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 유년 시절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회상에서 시작해 전쟁과 수용소, 그리고 종전 후 화학자로서의 열정을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자서전과 명상록이 적절히 뒤섞인 뛰어난 에세이. 나로서는 이렇게 삶을 긍정한 그가 마지막에 그런 슬픈 선택을 한 것이 너무나도 가슴아프다. 그만큼 수용소에서의 기억은 고통스러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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