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체스 ㅣ 노벨라33 세계 중편소설 전집 2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박영구 옮김 / 다빈치 노벨라 / 2023년 11월
평점 :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체스'는 가볍게 시작한다.
화자가 미국으로 가는 배에는 세계적인 체스 마스터가 함께 타고 있다. 화자가 묘사한 바에 의하면 이 체스 마스터는 아마도 서번트 증후군으로 추측되는데, 체스에 있어 어마어마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외의 기능 특히 타인과의 소통능력은 평균이하이다.
배에 탄 호사꾼들은 체스 마스터를 꾀어 그와 대결을 하지만 큰 실력차로 인해 체스 마스터는 나중에는 그들과 대결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한 사람이 그와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치거나 혹은 그를 이기기도(체스 마스터는 인정을 하지 않지만) 한다. 하지만 필부에게 게임을 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체스마스터에 의해 그 사람은 망신을 당하고 자리를 뜨게 되고, 화자는 그를 쫓아가 그가 가진 아픈 사연을 듣게 된다. 바로 나치에 의해 파괴된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고문 과정에서 우연히 체스 책을 보면서 그것을 편집증적으로 매달리가다 결국 정신이 분열되게 된 것을.
아마도 이 소설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후기작일 듯 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또한 나치로 인해 조국에서 쫓겨났고, 또 나치의 비인간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는 세계 정세에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바로 이 소설의 정신분열자와 같이.
가볍게 시작했다가 마지막에 너무나 가슴아프게 책을 덮은 소설이다. 더 슬픈 건 지금 현재,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익히 알고 있음에도,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게 너무 가슴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