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경찰을 만나다 - 시민-경찰을 위한 성평등 강의
이성은 외 지음, 이성은 기획 / 오월의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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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성학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행정조직, 특히 경찰이라는 지극히 남성위주의 조직에서 성평등행정을 기획하고 실무적으로 적용한 사례연구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의 막내동생이 순경부터 현재 경위까지 올라온 여성경찰이기 때문에 나는 경찰이 아님에도 여성경찰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 특히 나의 직장커리어가 망가지는 동안에 내가 조카들의 하교후 일정을 책임졌기에 여성경찰이 직장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기 얼마나 어려운지도 안다. 그리하여 이 책이 알라딘 펀딩에 올라왔을 때, 관심을 가지고 펀딩에 참여했더랬다.

사실 내 동생이 2006년 처음 순경으로 발령받았을 당시를 생각해본다면 2026년 현재의 여성경찰은 인원도 늘었을 뿐더러 처우도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2006년 당시에는 그야말로 남성위주의 직장 조직 내에서 동생은 허드렛일만 배정받았고, 좀더 경력이 쌓인 후 동생이 정말 하고싶던 수사부서에 배치된 후에는 그야말로 피의자들 때문에도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경찰서에서는 여경을 보통 여성청소년부에 많이 배치하는데, 동생은 워낙 불량청소년들을 싫어하는지라 힘들게 경제수사부서로 들어왔고, 그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출산 이틀전까지 근무했을 뿐더러 육아휴직기간도 6개월만 가졌다(덕분에 내가 바빴다ㅡㅡ;;;)

다행히 동생이 처음 임용되었을 때보다는 인식이 그나마 많이 개선되어 이렇게 여성학전문가들이 성평등부서의 관리자와 실무자로 채용되고 경찰조직과 직무 행사 과정에서의 많은 개선을 가져온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고, 그래서 이렇게 사례연구서로서의 책을 출판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방교육행정공무원 14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중앙정부에서의 정책적 노력이 과연 하급행정기관까지 제대로 전파되었는가는 솔직히 의심스럽다. 광주경찰서의 장윤기 사건과 같이 지방의 행정관청은 중앙정부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잘 이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는 나름 이권이 횡행하고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고, 이것을 내부적으로 은폐시킨다.

이성은 부서장은 자신의 노력이 경찰조직을 개선시켰다 판단한 것 같지만, 그리고 중앙정부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나는 판단을 보류한다. 내가 겪은 지방행정기관은 그렇게 쉽게 개혁이 가능한 조직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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