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어느 소년병의 기억
이스마엘 베아 지음, 김재경 옮김 / 아고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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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에 들어와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문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바로 이 책 '집으로 가는 길'이 선명히 증명한다.

저자 이스마엘 베아는 아프리카의 평화롭던 삶이 내전으로 인해 갑자기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병사들이 몰려와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학살하는 가운데 13살의 소년인 그는 여러 죽을 고비들을 넘기며 계속 도주하다가 운좋게 헤어진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을 기회를 눈 앞에 둔 시점에 가족들이 학살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분노한 그를 정부군 장교가 꾀어 소년병으로 만들고(이제 겨우 13살의 소년을!) 그는 복수의 미명아래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여러 행위들을 앞장서 저지른다. 그리고 그의 행위를 주위의 성인 군인들은 오히려 부추기며 칭찬하고, 그의 가슴은 메말라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국제기구에서 소년병이었던 그를 군대에서 구출하고(다만 그 자신은 그런 국제기구의 행위에 반발했다) 그를 사회화하는 치료를 한다. 이 과정은 치료사들에게는 너무나 험난했는데, 일단 소년병들 자체가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심하게 반발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고, 치료사들을 폭행하는가 하면, 치료시설의 기물을 파손하거나 처소 인근의 이웃들을 괴롭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라도 폭력적일 수 있었을 그들은 점차 치료사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고, 다르게 살아갈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으며, 특히 저자의 경우 UN에서 소년병 경험에 대해 진술하고 더 나아가 UN에서의 인연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하고 UN산하 국제기구에서 아동인권운동가로 활동하게 된다.

즉, 아무리 UN이 힘이 없어보이고 국제의 여러 전쟁들을 제대로 막을 수 없는 듯 보인다 해도, 저자에게 만큼은 중요한 존재이며, 한 명의 학살자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인권운동가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게 왜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인가?

현재 UN은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지구공동체를 꿈꾸던 기관이 그 꿈을 포기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고, 인간은 함께 사는 존재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며,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들이 지혜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나 혼자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보다 더 인간 존재의 존속에 더 중요한 것이다. 즉 부유한 자가 빈곤한 자를 돕는 것이야말로 인간 영속의 비결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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