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군림
아이리스 머독 지음, 이병익 옮김 / 이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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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배울 때 상당히 의아한 점이 있었더랬다. 물론 과거 절대적 이성을 주장했던 철학의 흐름이 제2차세계대전의 배경이 되었기 때문일수도 있으나, 실존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처럼 서로 다른 입장을 모두 인정하게 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가 의문이었더랬다. 그리고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일 것인데, 아이리스 머독 또한 이 책에서 실존주의와 행태주의 윤리학을 비판하며 '선'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사실 아이리스 머독은 한국에서는 철학자보다는 소설가로 더 유명했다. 그녀의 소설 '바다여 바다여'는 무려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고, 한국에서도 팬이 많다고 들었다. 나는 아직 그녀의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선의 군림'을 보건대 철학자로서도 대단히 훌륭하다(물론 이 철학서의 문장도 대단하다).

아이리스 머독은 이미 이 책을 1970년에 썼다. 바로 실존주의가 온 철학계를 집어삼키던 시대에 말이다.

그녀는 그 당시 철학계의 주류와는 달리 덕 윤리학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행태주의 윤리학에서 규범을 중시하는 것과는 달리 그녀는 '덕'이 바로 윤리의 본질임을 말하고, '선'의 가치를 재차 설파한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철학은 2000년대 들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독서를 하면 할수록 점차 공동체에서 덕과 선이라는 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데, 이번에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정치하면서도 논리적으로, 그리고 훌륭한 문장으로 아이리스 머독은 '선'을 이야기한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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