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0
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정영란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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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생일무렵 어느 신부의 이야기가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었다. 바로 A.J.크로닌의 '천국의 열쇠'(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이 책을 알른지는 모르겠다).나 또한 읽었고, 대단한 감동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소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는 문학적 기법으로 보건대 '천국의 열쇠'보다 더 종교적이고 더 문학적이다.

'천국의 열쇠'는 기본적으로 동양으로의 서양 종교의 확장이라는 불편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는 프랑스 한 시골의 너무나 형해화된 신앙, 즉 믿음이 아니라 행정이 되고, 잘못된 욕망과 나태에 어그러진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일어난 참신앙을 다루고 있기에 더욱 값지다.

이 소설은 제1차세계대전 후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 부임한 젊은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나는 제1차세계대전이야말로 역사적으로 제일 부도덕한 전쟁이라 여기고 있다. 서구인들의 탐욕과 욕망으로 일어났으며, 사람들 또한 너무나 비도덕적으로 행동했고, 전후에도 도덕성이 회복되지 않아 결국은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역대급 참사가 일어나게 된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이 시대배경처럼 젊은 신부가 부임한 시골마을은 너무나 비도덕적이고, 순수한 신부에게 비도덕성을 강요한다. 심지어 교단마저도.

그런 비도덕성과 파탄난 신앙심 속에서 신부는 참된 신앙을 향해 계속해서 고뇌하며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믿음에 비추어 열심으로 성찰한다. 비도덕적인 사람들의 수많은 공격 속에서도 열심으로 신앙의 길을 모색하고, 그리하여 그 순수함과 신앙심은 결국 한 여인을 고통속에서 해방시킨다. 그러나 이 또한 그 여인의 딸에게 엄청난 오해를 받고 가장 큰 공격을 그에게 가한다. 특히나 그는 위암 때문에 소박한 식사를 하지만, 그것 때문에 위선적이라 공격받고, 심지어 자신의 윗 신부에게는 알코올중독이라는 공격도 받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총체적으로 올바른 신앙이 배척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신부는 모든 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믿음으로 자신을 낮춘다. 그야말로 그 스스로 예수의 길을 실천한다.

작가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반교권주의와 무신론이 번져가던 프랑스에서, 너무나 나약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한 인간을 통해 고결한 인간 본성과 참신앙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솔직히, 작품들에 대한 이러한 비교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나는 '천국의 열쇠'보다 이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가 더 감동적이다. 스펙타클한 면은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성찰적이고 더 아름답다. 이렇게 인간은, 아름다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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