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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프트 - 배신당한 남자들 ㅣ Philos Feminism 5
수전 팔루디 지음, 손희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은 1999년 미국에서 발행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여성학자 수전 팔루디의 대표작이다. 2019년 20주년 기념판이 나왔는데 출판사에서는 이 기념판을 번역했다.
이미 이 책을 쓸 때부터 수전 팔루디는 2026년 현재의 'MAGA'라는 세력을 형성하게 되는 극우 저소득층 백인 남성들의 심리적 배경을 무려 6년여에 걸친 방대한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그야말로 역사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을 넘나들며, 한글 번역본으로도 1144쪽에 달하는 엄청난 작업을 해냈다. 특히 저자는 2019년의 20주년 기념판에서 왜 이 남성들이 트럼프 같은 선동가를 지지하게 되는지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수전 팔루디는 특히 이 책에서 남성들의, 설명되지 않는 오랜 분노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가부장제도 하에서 여성들이 '여성성'에 고통받은 것처럼 남성들 또한 '남성성'이라는 개념에 집착하며, '남성성의 위기'라는 신화를 탄생시키고 '욕받이 소녀'에게 자신의 분노를 투사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전 팔루디는 '아버지들이 물려준 세상에, 남성성이라는 신화에 배신당한 남자들은, 어째서 사회에 저항하지 않고 왜 그 분노를 여성들에게 투사하는가'를 화두로 삼아 남성들의 이야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단순히 페미니스트의 책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화에 배신당한 남자들은 결국 트럼프라는 사기꾼의 선동에 속아 그를 두 번이나 대통령으로 선출하였고, 그리하여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않았는가? 독일 민족 또한 자신들의 잘못된 분노 표출로 제2차세계대전과 몇천만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낸 선동가를 지도자로 선출했다. 그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