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5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서 창간125주년을 맞아 우주와 자연, 생명과 의식에 관한 가장 중요한 125가지 질문을 선정한 것 중에서 뇌, 삶, 인간, 우주의 네가지 영역을 골라 정재승 교수의 기획 아래 한국의 과학자들이 답변을 한 것을 2012년도에 발행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뒷부분에 인문학자 김용석, 강신주가 정재승 교수와 함께 자연과학자들의 답변에 대해 논평한 대담도 실려있는데, '통섭'의 의미가 아직 널리 퍼지기 전의 학계의 상황에서 이는 대단히 파격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나는 95학번 대학입학생으로 수능 2년차였는데, 그 당시는 수능이 갓 도입이 되어 다들 시험유형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다행히 나는 오히려 학력고사때보다 수능성적이 훨씬 좋았었는데, 특히 수리탐구Ⅱ영역(즉 사회과목와 과학과목)은 항상 전교1등이었더랬다. 그때 나는 사회와 과학 영역 과목의 이해에 있어 '왜'와 '어떻게'라는 것을 중심에 두고 공부했었는데, 사회과목은 인간 공동체의 삶의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 발전한 학문으로, 과학과목은 인간이 자연과 물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발전한 학문으로 정리했었더랬다.
지금도 나는 인간이 학문을 발전시킨 목적이 태초에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 책 또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더욱 굳건하게 해준다. 특히 자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과거에는 질문하지 않았던 영역 또한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고,과학이 우리 사회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면서 윤리에 대한 질문까지 더하고 있다.
결국 이 책 뒤편 인문학자들의 대담과도 같이 과학자 스스로도 과학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인문학자들 역시 과학적 시각에서 인문학을 바라봐야 함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과학과 인문학 모두 궁극의 답을 찾아 떠나는 '어처구니없고' 엉뚱하기까지한 지적 여행이고 우리에게 그 답을 바로 알려주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부수적으로 어쩌면 꽤 실용적일수도 있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자신과 자연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