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라는 환상 - 인간성을 외면한 물질주의 사회의 모순과 치유
가보 마테.대니얼 마테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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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거창했다.

저자 가보 마테는 우리가 가진 트라우마가 현대의 물질문화와 자본주의에 의해 촉발되고, 이것이 우리의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질병은 유전적 원인만이 아니라 환경적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특히 '정상'이라는 애착을 받기 위해 진정성을 버리는 행위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질병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질병은 우리가 고통받는 불안, 중독, 신체 질병까지 포괄하며, 우리가 겪는 정신적,신체적 문제의 근원을 현대 자본주의와 물질 지상주의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독성문화로 지목한다.

하지만.... 저자의 해결책은 너무나 개인적인 차원에 한한다. 저자는 개인의 노력으로 트라우마에서 치유될 것을 말하는데, 솔직히 내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 사회에서 실제로 그 말이 통할 수 있는가에서 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내 경험상 내가 '아니오'라고 말하면, 그 사회에서 나는 왕따가 된다. 차라리 나의 진정성을 감추는게 오히려 더 상처를 받지 않는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나의 주위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나의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만을 갖고 있던가? 우리가 힘든 건 타인이 우리에게 악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결국 이 책은 사회의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결국은 개인의 해법으로 넘어가는 자기계발서의 일종이며 용두사미다. 이 책이야말로 '안아키'와 뭐가 다른가? 이 책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정식 심리치료사에게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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