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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자들의 삶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뛰어난 여성 작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가부장적 사회 질서에 대해 예민한 경우가 많았고, 또 소설에 이를 상당히 많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앨리스 먼로 또한 이 소설 '소녀와 여자들의 삶'에서 어린 소녀가 캐나다의 시골에서 성장하면서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주인공 델 조던은 호기심이 많고 영리하며 감수성이 예민합니다. 그녀는 캐나다 시골에서 살고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 당시의 평범한 어머니와는 달리 대단히 지적이고 여성 또한 남성과 동일하게 능력이 있음을 주장하지요. 하지만 델의 대고모들은 여성과 남성을 구별하고 가부장적 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강조합니다.
델은 자라면서 시골의 사회 안에서 여러 스펙트럼의 여성들을 경험합니다. 특히 친구 나오미의 삶을 바라보면서 델 자신은 평범한 삶을 거부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소설은 제목처럼 어린 소녀 델이 캐나다의 시골에서 성장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명확히 고민하고 가부장적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델의 '여성'으로서의 욕망도 중요하게 다루어 델이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게 되는 모습까지도 나타내지요. 즉, 한 소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소설입니다.
아마도 이 소설에는 저자인 앨리스 먼로의 자전적인 과거가 담겨있지 싶습니다. 델이 자신의 삶을 위해 한 발짝 내디디는 과정에는 너무나 생생한 한 소녀의 성장이 담겨있고, 그녀가 훌륭한 '여성'으로 성장할 것이 상상되어 너무나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