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최은영 소설가는 작고 여려 보인다. 체구도 그다지 크지 않고 얼굴은 마냥 순하다. 하지만 그녀의 글은 예리하고 서늘하다.
최은영 소설가는 사회의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고 특히 한국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가부장적인 호근 폭력적인 시선을 대단히 예리하게 잡아낸다. 나 또한 익히 겪었던, 한국 여자들에게 무심결에 주어지는 사회의 요구, 즉 자신의 욕구를 주장하지 말고 주어진 의무를 다하라는 요구를 정확히 잡아내고,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상처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채근하는 모습을 드러내어 독자들이 직시하도록 한다.
하지만 그녀는 보여줌에서 멈추지 않는다. 소설가는 억압받는 커뮤니티의 다른 구성원들과의 연대행위, 결국은 공감과 유대와 사랑만이 문제에 저항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모습을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에 담뿍 담아낸다. 그래서 나는 최은영 소설가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