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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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정말 제목을 잘 지은 것 같습니다. 정말로 주인공이 인생의 '겨울'을 지나가네요.

소설의 서두에서 주인공 정연은 엄마를 잃습니다. 엄마가 아팠었기에 각오했던 일이지만 엄마의 죽음은 크나큰 상실이지요. 그래서 정연은 엄마의 집에 머무르다가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엄마가 운영했던 칼국수 식당에서 칼국수를 끓여먹다가 손님을 대접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겨울을 엄마를 애도하는 시간을 보내며 정연은 차차 대한과 소한, 우수를 지나지요.

부모를 잃는다는 것은 크나큰 아픔이고 돌아가신 후에는 후회의 시간입니다. 그러면서 자식은 애도의 시간을 가집니다.

이 소설은 엄마를 잃은 후의 애도의 시간과 또 계절적 배경인 겨울이 어우러져 이중의 의미로 정연이 겨울을 겪어내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담담하고 잔잔하지만 따스하게 정연은 회복의 시간으로 이르릅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

화려하고 시끄럽지 않아도, 드라마틱하지 않아도 인생은 살아지지요. 섬세하고 따뜻한 눈처럼 하얀 소설, 이 소설은 제게 그렇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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