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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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시끄러움이 나란히 병치될 수 있을까? 제목조차 모순적인 이 소설은 130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소설이지만 그 여운은 길게 이어진다.

주인공 햔타는 평생을 폐지압축공으로 구석진 지하방에서 버려지는 책들을 압축하며 살아왔다. 보기에는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그는 버려지는 책들 속에서 많은 독서와 성찰의 시간을 보낸 인물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기계화되고 효율성만 중시하게 되는 사회 속에서 그는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의 직업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 소설은 햔타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 그의 독백에서는 인간과 노동과의 관계, 기계의 등장으로 인한 인간의 삶의 변화, 그리고 인간성과 실존에 대한 고뇌 등이 나타난다. 햔타는 결국 자신의 세계에 종말을 고하지만 그 속에는 계속해서 사랑과 연민이 흐르고 있다.

짧은 소설 속에 흐르는 거대한 은유. 왜 수많은 소설가들이 이 소설을 찬양해왔는지 충분히 공감된다. 정말이지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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