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성서를 쓰지 않았다 - 천 년에 걸친 인류사의 기록 다시 읽기
카럴 판스하이크.카이 미헬 지음, 추선영 옮김 / 시공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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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쪽으로는 기독교에 독실한 친척이 있었고 어머니쪽으로는 가톨릭에 독실한 친척이 있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성서에 대해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교회를 다녔고 20대 중반 이후에는 기독교에서 멀어져 지금은 성당을 다니고 있는 중이어서 성서의 내용은 얼추 알고는 있다. 그러면서 성서에 대해 가졌던 가장 큰 의문점은 왜 구약성서의 하느님과 신약성서의 하느님이 이토록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가였었다. 구약성서의 하느님은 마치 독재자와 같아 자신만을 믿을 것을 요구하고 질투하고 벌하시는 하느님이라면 신약의 하느님은 인간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독생자 예수를 희생시킬 만큼 인간을 사랑하시는 분이어서 도무지 그 정체를 파악할 수가 없던 것이었다.

이 책은 이런 내 오랜 의문에 답해주는 책이었다..

저자들은 성서를 인류학의 귀중한 자료로 다루며 생물인류학의 관점에서 성서를 이야기한다. 인간이 이 지구에 나타난 이후 오랜 시간 수렵생활을 해왔으나 만년전 어떠한 이유에선지 정착생활을 하게 되고 농경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간에게는 이제껏 겪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였고 종교는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 종교에는 인간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색했던 수많은 해결책들이 역사적으로 누적되었고 결국 성서는 인류가 기록한 일기장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즉 성서에는 인류의 조상이 직면했던 문제 뿐 아니라 그들이 발견한 해결책이 함께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구약과 신약 속에 인류의 조상들이 마주했던 문제점들과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모색했던 해결책들을 모세오경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분석해나간다. 역사의 변화에 따라 인간이 마주하게 된 새롭고 다양한 문제는 하느님의 모습을 점차 바꾸어냈고, 변화하지 못했던 그리스로마의 신과 달리 하느님은 유대교와 크리스트교로 현재까지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저자들은 성서에 대해 낙원에서 추방된 인류가 벌인 영웅적 투쟁을 증언하는 문서라고 말한다. 자기 운명을 통제하고싶어한 인류의 시급하고도 지속적인 노력이 이 성서에 담겨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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