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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평점 :
추운 겨울날 시진에서 한 사내가 갓난아기를 안고 사람들에게 묻습니다."여기가 원청입니까?" 그는 린샹푸로 아내를 찾아 아내의 고향이라고 알고 있는 원청으로 갓난아기를 안고 온 사내입니다.
어느 겨울 린샹푸의 집에 한 남매가 찾아듭니다. 남매는 다음날 떠나려했으나 누이 샤오메이가 몸이 아파 린샹푸의 집에 남게 됩니다. 린샹푸와 샤오메이 사이에 감정이 싹트고 둘은 결혼을 하지만 샤오메이가 어느날 재물을 들고 자취를 감춥니다. 린샹푸는 배신감에 괴로워하며 그녀를 잊으려하지만 어느날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찾아옵니다. 둘은 마침내 제대로 맺어지는 듯 하고 샤오메이는 출산을 하지만 출산 두달 후 그녀는 다시 사라집니다. 그리고 린샹푸는 그녀를 찾아 그녀의 고향이라 믿고 있는 "원청"을 찾아왔지만 원청이라는 곳은 어디에도 없고 그나마 원청과 비슷한 시진에 주저앉고 맙니다.
그러면서 소설은 린샹푸가 딸을 키워내며 몇십년을 시진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한없이 선량한 사람들과 한없이 악랄한 사람들이지요. 청이 망한 그 혼란기에 악랄한 사람들은 기승을 부리고 선량한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힘든 세월을 살아나갑니다. 그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지나치지 않지요. 정말 순백의 사람들과 악랄한 사람들이 백과 흑처럼 선명한 대비를 이루어 삶의 비극성을 그려나갑니다.
비극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숭고한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그 장대함을 저자는 거장의 솜씨로 그려냅니다. 시대의 풍파와 혼란기를 장엄하게 묘파해나가지요. 역시, 과연 대가의 작품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