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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의 화자는 24살 건축초년생입니다. 그는 뜻하지 않게 평소 존경하던 70대 건축 거장 '무라이'의 건축설계사무소에 입사하게 되지요. 사실 무라이는 몇년째 신입 직원을 뽑지 않고 있다가 국립현대도서관의 설계 공모를 앞두고 화자를 신입직원으로 채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가을까지 설계사무소는 국립현대도서관의 설계공모에 최선을 다하지요. 하지만 거장 무라이의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맙니다.
이 소설은 일단 작가가 건축에 대해 상당한 지식과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와 여름의 청량함이 잘 어울리는 ,한없이 푸르른 소설입니다. 한 프로젝트에 설계사무소의 모든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럼으로서 건축이 삶에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화자의 젊음과 사랑이 눈부신 소설이지요.
이 소설이 저자의 첫 소설이라는데 마치 '가재가 노래하는 곳'처럼 거장의 첫 노래네요. 처음임에도 노련하게 진행하는 저자의 실력이 대단합니다. 좋은 소설을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