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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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드뎌 이 악명높은 책을 읽어냈습니다^^ 페이지수가 1000페이지는 넉넉히 넘는 것 같아요. 웬만한 책은 사흘을 넘기지 않는데 이 책은 일주일은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페이지수도 페이지수지만 내용도 만만치가 않네요ㅡㅡ;;;;

이 책은 19세기 문학사에서의 여성 문학을 다룹니다. 사실 19세기에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었죠. 일단 펜은 음경의 상징이었고 가부장적 족쇄에서 여성 작가가 인정받기까지는 지난난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여성의 순종하는 삶,'명상적인 순수한' 삶은 침묵의 삶이요, 이야기도 없고 펜도 갖기 못한 삶인 반면, 반항하는 여성의 삶, '의미 있는 행위'의 삶은 침묵을 강요받고 괴물같은 펜으로 끔찍한 이야기를 말하는 삶이었지요.

하지만 천사와 괴물이라는 한 쌍의 이미지가 제시하는 걸림돌이 가로놓여 있었어도,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과 볼모성에 대한 공포로 고통을 받았어도, 여성 작가들은 작품을 산출했습니다. 18세기 말까지 여성들은 글만 쓴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인 이미지와 인습을 근본적으로 수정한 허구의 세계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18세기~19세기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가부장적인 제도 하에서 인습을 거스르기 위한 여성 작가들의 노력을 분석하지요.

현대 여성들이 활력있고 당당하게 펜을 들어 써내려간다면, 그것은 18세기와 19세기의 여성 조상들이 병들 정도로 심한 고립 속에서, 미칠 듯한 소외감 속에서, 마비를 일으키는 모호함 속에서 자신들의 문학적 하위문화에 고질적으로 퍼져 있던 작가 되기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싸웠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그런 여성 선조들의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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