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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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먹는 걸 좋아하는 이(나)는 먹는 책!!을 알아보는 건가!

이 책이 나오자마자 이 책이 나를 땡겨버린 것은 첫째는 '맛'이었고, 둘째는 초호와 캐스팅(?)된 작가님들의 라인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란 주제로 한 작가님과 짧디짧은 시간 내에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한 기회(책)에 여러 작가님들을 한꺼번에 볼 기회가 어디 많던가?

한 명 한 명 안내를 받은 작가님들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자세를 바로 잡고 '어디 한번 들어볼까?' 기대에 찬 표정으로 작가님의 얼굴을 마주한다.

'제가 먹은 음식은요?'

'제가 이거 어떻게 조리하는지 알려드릴까요?'

'아 그게 비유로 하자면....'

'에헤!!!! 그렇게 먹음 안 돼!"

난 그렇게 음식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하고 무릎을 치며 깔깔 거린다.

"나도 해먹어봤어요!"

"아 나도 그렇더라~"

"아 그래??"

"ㅋㅋㅋ 나도 한번 (해)먹어봐야겠다!"


원래도 아는 작가님(김겨울, 김혼비, 박서련, 박정민, 요조, 천선란, 최민석 등)이 있어서 재밌었지만, 또 다른 작가님의 글맛을 일 수 있어서 좋았다. 특색있는 문장들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묘사만으로 충분히 소재가 몸소 와닿는 느낌이라 읽는 즐거움이 더 했다.


여러 음식을 대하는 자세도 그렇겠지만, 글 자태도 다르고, 묘사도, 음식마저도 달라서 (31가지씩은 아니지만) 색다른 맛이 있다. 배민이 너무 대놓고 나오는 건 당혹스러웠지만, 라이더 님들이나 VIP등 이야기가 친숙해서 좋았다.


(작가님들은 싫어할 유형이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읽고 좋았던 책은 사보려고 하는 편이다.

너무 친숙해서 면발을 입으로 뽑아올리듯 후루룩 할 에세이인 게 누군가에겐 가볍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나는 작가들의 매력이 넘치는 문장들과 상상포텐 터지게 하는 묘사력(?) 때문에 이 책을 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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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맛 좋아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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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첫째가 말했다.

"나도 수박 먹고 싶다! 엄마! 우리 수박 언제 먹어요?

"여름이 오면 먹겠지!?"

"아! 얼른 여름이 돼서 수박 먹었으면 좋겠다!!!"

뜨겁고 지치게 만드는 더위보다 더운 속을 시원하게 식혀줄 수박 생각이 더욱 기대되는 얼굴이었다.


그러게.

여름이 오면 우린 수박을 먹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아이에게 여름은 고통스러운 계절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참나! 무슨 수박이 100만원이나 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현실이다.

다들 샤인머스캣이 맛있다고 할 때, 나는 그 가격에 한번도 내 돈 내고 사먹은 적이 없다. 포도같이 생긴 게 그래봤자 포도려니 하고 생각한 나는 먹어본 적이 없는 샤인머스캣을 그렇게 포기했다. 그런데 수박이 만약에 그 정도의 양에 그 가격이라면 나는 먹을 수 있을까? 조금은 아쉬워도 사먹을 것 같다. 왜냐하면 수박의 맛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수박의 맛이 좋은 걸 아는데 한여름에 수박을 못 먹는다면??!

수박 대신 수박을 먹고, 삼겹살 대신에 돼지바를 먹는 현실이 여기 바로 이 책에 펼쳐진다.

이유는 가난하기 때문이다.


...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극심한 가뭄과 40도를 넘나드는 이상고온현상이 있은 후부터 이상하게 수박 농사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몬산토에서 판매하는 수박씨로는 재배할 수 있었는데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다. 10kg 미만 수박 한 통이 못해도 100만원은 줘야 했다. 이제 수박을 비롯한 신선식품은 부자들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식재료가 되었다. p.11


여름, 은찬, 세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게 된 사이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자취방에서 함께 산다. 여름은 축구선수로 뛰었다가 부상으로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어 주저앉아 있다. 세휘는 자꾸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와 쌓아둔다. 그나마 은찬이가 간간히 뛰는 아르바이트로 이들은 살고 있다. 그들에게는 밀린 월세와 그 월세가 까먹고 0원이 되어가는 보증금이 있다. 그리고 선풍기 살 돈도 없어 냉장고를 열며 더위를 식히는 가난이 있다.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만이 있다.

셋이 살던 집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이들도 쫓겨난다. 은찬은 새로 취직한 직장의 숙소로 여름과 은찬은 '하우스 마루타'로 들어간다. 부실공사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고급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기회(?)와 100만원이 입금된다. 하지만 실제론 그들이 영업을 해야 받을 수 있는 100만원이고, 이들에겐 에어컨과 TV 만이 허용된다. 침대에서도 자면 안 되고, 취사, 화장실 이용도 안 된다. 에이 설마!! 했는데 수도꼭지가 떨어져나가고, 타일이 떨어진다. 우리 청년들... 과연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수박바, 돼지바, 롯데리아, 편의점, 라면 등 현실감 넘치는 소재가 피부에 확확 와닿는다. 하지만 가난해서, 하루하루 먹고 살기 빠듯한 그들의 현실을 그저 읽기만 했는데, 펼쳐진 현상들이 내 피부를 파고드는 듯 고통스러웠다. 누가 이 청년들을 이렇게 가난하게,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들었을까? 살인같은 40도의 더위일까? 벌어도 벌어도 벌리지 않는 '물을 부어도 물이 없는 구멍난 독'과 같은 월급일까? 그 많던 돈을 죄다 꼭꼭 숨겨둔 도둑놈들일까?


디스토피아 소설은 어렵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가뜩이나 현실도 부정적이어서 부정하고 싶은 세상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고통을 쉽게 짓밟아 지나가면서 재미나게 읽힌다. 이런 아픔을 이렇게 잔인하도록 재미있게 읽어도 되나 싶은 죄책감이 든다. 웃프고, 씁쓸하고, 끔찍하다.


앞으로 머지않은 미래처럼 와 닿아 괴롭다. 이 청년들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아 두렵다. 이 작가님 왜 예언한 것 마냥 현실을 보여주지? 싶게 좌절감이 몰려온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그리고 청년들의 미래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간절히 바란다. 그러니 우리가 발 디딘 사회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단단히 하지 못하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겠다는 결의마저 든다.


이 책은 재미도 보장이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말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 하나더!

작가님이 기존 사회현상(청년실업, 부동산, 복지 등) 뿐 아니라 자연기후, 몬산토(유전자변형GMO 관련), 농작물 등에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 분이라 생각됐다. 이 점 때문에 이 책이 더더 좋았다.

작가님의 독특하고 신선한 상황에 대한 발상 또한 놀라웠던 책이다.


#한국소설

#수박맛좋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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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맛 좋아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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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가독성은 말할 것 없고요. 현실감에 충실한 디스토피아소설입니다. 이런 내용이 현실이 될까봐 염려스럽습니다만,꼭 읽고 생각해봐야할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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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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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조금만 빨리 읽었더라면,
이 책을 <말하기를 말하기>보다 빨리 읽었더라면,
이 책을 마추픽추를 가고팠던 시기에 읽었더라면,
최근이 대선이 아니었더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까?
아쉬움이 먼저 드는 책이었다.

김하나 작가님만의 감성이 있다. 그의 문장의 전개는 사소한 듯한 일상이지만 공감이 되고,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납득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이 무작정 ‘힘빼기의 기술‘을 다루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힘빼기가 남미와 무슨 상관이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나는 그저 그의 문장과 문단을 좋아한다. 읽고 곱씹는 맛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그렇게 읽으셨는지도 모르겠다.

비관적인 서퍼는 없다.

파도는 몰려오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큰 파도가 칠 때도 있고, 잔물결만 일 때도 있다. 오늘 좋은 파도가 없었다 해서 절망에 빠지고 우울해하는 서퍼가 있을까? 파도는, 계속 칠 것이다. 거기에 확신이 있다. 그리고 그 확신에서, 낙관이 비롯된다. p.257


어제 새벽 3시까지 대선의 결과를 지켜보며 이 책을 붙들고 있었다. 반납일은 다가오고, 이 책만큼은 끝까지 읽으리라 다짐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의 2022년 대선과 그녀의 남미는 그만큼 간극이 컸다. 그럼에도 한 문단이 눈에 들어왔는데, 위와 같다.
이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 지금은 이 책을 읽을 때가 아닌것인가?‘ 생각을 하는데, 그 책에서 딱 한 문장을 그리고 딱 한 문단을 얻어냈다면 이 책을 내가 읽을만한 적기가 맞나보다. 개인적으로 하필 이때였을까 싶은 아쉬움이 큰 책이었지만, 일단 이걸로 나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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