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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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책장을 넘기고 싶을 때, 수수께끼같이 무언가를 풀고 싶을 때, 바로 이 책이지^^

두께를 보면 한숨이 나와도 막상 읽으면 술술 넘겨지는 책!

뻔해보일지 몰라도 가독성과 반전이 매력인 책!

호텔에서의 호화로운 파티 이후에 벌어진 살인사건!


그 파티에서 일하던 한 컴패니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자살!

명백한 증거는 없어도 '자살'임을 쉽사리 인정할 수 없는 이들로부터 이 사건 뒤에 있는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진다.

보석이 있는 쇼윈도 앞에서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자(죽은 컴패니언의 친구이기도 한) 이 책의 주인공 '교코'와 그의 옆집으로 이사온 뚝심있게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뚝심 형사 시바타!

그들의 타카타카 사건 파헤치기로 나고야와 본적, 그리고 비틀즈까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 끝에서 뜻밖의 범인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분명 새 책을 읽어 최신책(2021년 발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낯선 컴패니언이라는 직업이 나오질 않나, 전자주소록이나 노래방 등을 부자의 전유물처럼 씌여진 게 조금 이상했다. 이 책이 1988년에 나온 책이기 때문이었다. 컴패니언이란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부터 등장한 직업으로, 행사 안내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접객 매너와 어학 능력이 뛰어난데다 별도의 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이라고 한다.(역자후기에 나옵니다.어쩐지 혹시나 검색해봤는데 안 나오더라)


아무튼 그렇다 해도 시대적인 상황을 감안한다면야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재밌으니까! 찾고 또 찾게 된다.

그리고 그의 책은 살인사건이 많음에도 생각보다 적나라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그의 책은 마치 로또와 같아서, 내가 찍은 범인은 매번 빗나가는데도, 또 범인을 찾겠다고 책을 파고 달려든다.

범인이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은 녀석을 범인으로 뒤바꿔버리는 작가의 능력에 늘 당하니 ... 쯧쯧

당하고 또 '대애박 반전!'을 외치며 못 찾은 것도 바보같이 좋아하다니 ... 쯧쯧


이런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추리소설의 AI로봇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 추리소설 다작가다.

(우리 친정엄마랑 동갑인 작가님한테 AI라니 무슨 무례한 발언인가? 싶기도 하지만..)

책장을 마구 넘기고 싶을 때, 범인찾기를 하고 싶을 때 또다시 그의 책을 또 찾게 될테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책은 거의 실패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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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지리 여행 - 스타벅스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되는 지리 여행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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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인지 '숲세권', '역세권', '학세권' 등 한 글자에 세권을 붙여 주거지역의 특색을 나타내는 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여러 세권이 있지만, 요즘 핫한 세권 중 하나는 바로 '스세권'이다.


스타벅스가 가는 곳에 B급 커피숍들은 따라붙는 게 전략이라던데, 그만큼 스타벅스가 들어서는 자리는 빅데이터 및 지리 기반의 분석으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동네에도 스타벅스가 들어오려는 소문이 있었는데, 다른 곳으로 확정되면서 궁금해졌다.

스타벅스의 지점 선택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과 이유로 결정되는지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한 학교의 지리 선생님이라는 것만 봐도 이 책의 제목과 내용에 감이 잡힌다. 역시나 이 책에서는 스타벅스가 지금의 지점을 선택하게 된 여러 가지 분석에 따른 근거, 그리고 지리적 지식을 다루었다. 스타벅스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 같으면서도 묘하게 연결되는 지리학 지식을 보면, 스벅을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고 알차게 잘 버무렸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시작인 이대점부터 다룬다. 왜 이대에서 시작되었는지, 지금의 이대점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보면, 시대의 흐름이 이해가 되면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고 직영점을 늘려가는 스타벅스의 영리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후에 스타벅스 한 곳 한 곳을 둘러보면 한때 우리의 젊은 시절 핫한 곳들도 떠오르고, 새롭게 떠오르는 곳들과 몰랐던 여행지들 보며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이전에 알았던 모든 사회, 지리학 용어들(주간인구, 유동인구, 구릉, 지각판 등등)이 쏟아져 나오니 간간이 학습 두뇌도 가동할 준비를 하는 게 좋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다루는 지식 분야는 참 다양하게 뻗어나간다. 지리, 환경, 기후, 세계, 문화, 역사, 음식 할 것 없이 많은 지식들이 스벅이란 매개체를 통해 나온다. 알쓸신잡 지식을 충족하길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굉장히 재밌는 시간이 될 것이다. 리버뷰나 바다뷰 혹은 마운틴뷰 등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뷰를 선사하는 지점들을 (책 속에 있는) 사진으로 보면 누구라도 '아! 그곳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특히 제주도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당근현무암 케이크나 스노잉 백록담 같은 메뉴 또한 스타벅스가 얼마나 섬세하고 치밀하며 예술적인 센스까지 겸비한 기업이었는지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관광지나 음식 때문이 아니라 스벅의 것을 즐기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아 관광지로 찾아갈지도 모른다 싶을 정도로 스타벅스의 선택은 탁월하다.


저자는 이런 이들의 필요를 예상했을까? 마지막에 보면 <스타벅스와 함께 즐기는 주변 여행지>를 부록으로 친절히 실었다. 예술 같은 사진들에도 출처를 남겼다.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사진을 보면서도 여행을 하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학창 시절에 스타벅스와 이 책이 있었더라면, 나도 지리학을 조금 더 재밌게 공부했을 텐데...

아부 가득해 보이는 이 말이 내겐 진심이다. 향긋한 커피를 옆에 두고, 이 책을 읽으며 간간이 등장하는 확 트인 뷰를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여행 기분에 빠져들게 만든 책이었다. 이 가을에 이 책을 들고 저자가 그랬듯 스타벅스가 있는 여행지를 따라다니는 것도 특색 있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커피(스타벅스)와 여행! 난 둘 다 좋아한다? 그럼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최재희 선생님 스타벅스 세계지리 편도 한번 내주시면 안 될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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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지리 여행 - 스타벅스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되는 지리 여행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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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네요. 스벅이 왜 그 자리를 차지했는지 지리학적인 접근이 신선하면서도 재밌습니다. 우리나라에 명소도 스벅덕분에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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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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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소식을 보고 책의 열기가 식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라디오에서 작가님이 패널로 나오셔서 하시는 책 이야기를 듣자니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이번 책을 들게 한 것도 역시 라디오였다.


독고 씨는 떠나고, 염 사장님도 친언니 집인 양산으로 내려갔다. 염 사장의 아들 민식이 편의점 사장이 되고, 교회 지인인 오점장이 편의점을 맡아주며 편의점을 유지해가고 있었다. 여전히 always편의점에도 코로나의 그림자가 덮쳤고, 편의점을 오가는 이들에게도 코로나는 가차없었다. 코로나로 늘어난 건 편의점을 오가는 이들의 사연뿐인 듯하다. 특히, 아르바이트생 '홍금보(황근배)'가 들어오며 새로운 불편(불편한 편의점) 2가 시작된다. 그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는 이 편의점에서 어떤 존재일까?

불편한 편의점 책은 김호연 작가님의 편의점 이야기로 두 번째 책이다. 배경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베여있는 편의점이고, 편의점을 이용하는 이들은 한국 사회의 문제와 상황을 낱낱이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다.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가 섬세하고 현실적이어서 익숙하고 공감된다. 이에 쉽게 읽히는 문장까지! 술술 읽히며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또다시 들게 하는 이유는 있다.

편의점 주보다 더 작명 센스 넘치는 작가님!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메뉴 작명 센스가 넘친다. 아마 이 맛에 또 편의점의 팬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참치하시네요."

"예?"

...

"참이슬에 자갈치니까, 참치! 참치잖아요. 저도 그 조합 참 좋아하는데요." p.51


'참치'라니! 이건 소주와 과자를 즐겨 먹는 사람에게는 익숙할지 몰라도 나한텐 생소하고 신박한 조합이었다. 그런데다 예전엔 '참새'(참이슬 + 새우깡)였다니! 이 작명 센스 어찌할꼬!!

작가님의 메뉴 개발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돈가스 나베'!! 생각해 보신 적 있는지?

이건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

만약 3권이 나온다면, 작가님한테는 스토리 구상보다 새로운 메뉴 조합이 더 신경 쓰이실지도 모르겠다.


독고 씨에 이은 긍정과 사이다의 아이콘, 홍금보 씨!

코로나로 손님 발길 끊긴 식당의 사장님들, 코로나로 좁아진 취업길, 코로나로 텅텅 비어있던 공연장 그리고 설 곳 없어진 배우... 생각지 못한 세계적인 전염병 팬데믹을 일으킨 코로나로 많은 이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현실이 이 책엔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지난번엔 '독고 씨' 그리고 이번엔 '홍금보'씨!

그가 긍정으로, 아재 다운 개그 센스로, 어디에도 굴하지 않는 사이다 발언으로 독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답답하고 풀리지 않는 속을 뻥 뚫어주는 인물 한 명이

우리에게 얼마나 간절했는지 이 책을 보니 알겠다.



결국은 사람!

누군가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관심이 더 나아가 오지랖이 되는 지나친 행위를 꺼려 한다.

회사에서 사회생활에서 관계에서뿐 아니라, 여러 관계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상대가 넘어오지 못하게 벽을 친다. 하지만, 이렇게 벽을 치고 잠깐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도 들지만 외로움을 느낀다는 점이 인간의 참 아이러니한 면모다.

이 편의점은 물건을 사고파는 서로의 필요만 취하면 되는 곳이긴 하지만, 그들의 삶과 감정이 뒤섞이는 곳이다.

누군가의 어이없는 관심과 따뜻한 경청이, 격려가 결국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걸 이 책에서 또다시 알 수 있다.

능력과 행복의 향연이 펼쳐진 SNS와 달리, '찐'삶이 오가는 이 편의점이 ('허구'이야기인데도) 나는 더 좋다.

결국은 '사람'이다!


요즘은 탈 코로나가 되어가서 점점 이전의 일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 여파로 아직까진 누군가의 발목을 잡고 있진 않을까 모르겠다. 그래도 이 소설에선 각각의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상황이 편의점에서의 위로와 격려로 서서히 자신의 삶으로 나아진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해피엔딩이다. 아마 해피엔딩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힘을 얻을 거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의 삶이 이 책처럼 확실하게!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지 못해 뉴스에 나온 일들이 떠올라 괜히 씁쓸해진다.


라디오에서 듣기론 3권까지는 부담되신다곤 했는데, 이 편의점 매력에 빠진 이상!!

독자들은 이 책의 3권을 또 기다릴 것 같다.

다만 이번 책에서 독고 씨가 너무 잠깐만 등장해서 아쉬웠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인데 인사만 하고 지나간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 책도 한번 읽어보세요^^ 1권 못지않게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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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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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님이 말한 단어 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표현해주는 한 단어를 기억한다.

'지식 소매상'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지식 소매상으로 제대로 각인 시켜줄 책이 나왔다.


우리는 그의 책에서 그가 갖고 있는 지식을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전달받는다. 그의 지식은 도매를 거쳐 자신을 관통한 생각과 철학으로 한번 걸러져 나온다. 우리는 읽으며 그의 사고를 천천히 따라가고 설득당하기도 한다. 세계사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그를 많은 이들이 신뢰할만한 지식인으로 여기기에 그의 책을 기꺼이 환영하며 반가워한다.


이 책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많은 TV 프로그램에서도 그랬지만, 알쓸신잡에서 다른 전문가들과 나누는 여행기에 우리는 매료되었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이들이 가진 지식을 여행에 녹여냈던 그 프로에서 유시민 작가는 역시였다. 그가 다닌 유럽에서 뱉어내는 지식 그리고 해석을 그저 그렇게 같이 여행하는 자의 입장으로 따라갔었다.


이 책은 프로그램을 보며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시청자의 그것과는 달랐다. 작가가 뱉어주는 것과 시간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사진과 설명에 내 상상력을 더해 시공간의 제약없이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유럽여행이었다.


유럽 문명의 발상지와도 같은 도시 아테네와 로마를, 여러 역사의 과정 속에 켜켜히 쌓아온 나라의 특색을 드러내는 이스탄불과 파리까지 4곳이 나온다. 4곳은 확실히 정지된 상태로 한 곳에 머물러 있지만, 그가 지닌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과 해석이 곁들여지다보면 그곳은 생생하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된다. 전쟁도, 혁명도, 개혁가 쓸고간 도시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날은 주일이었는데, 그날 설교에 하필이면 예수님이 '가이사는 가이사에게'라는 말씀을 하신 장면이 나왔다. 바리새인 등 자신(예수)을 책잡으려는 데에 한 방 날린 이 말씀으로 '가이사'만 설교에 100번은 나왔을 거라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마침 이 책에 카이사르 시저가 이렇게 나와주니 성경의 상황들과 약간 맞붙여서 볼 수 있었다. 로마의 가이사(카이사르)는 권력이고, 황제를 지칭하는 단어였구나! 그래서 동전에도 그의 얼굴이 새겨져있을만큼 로마인들에게 위대한 존재였구나!


내게 그리스(아테네)는 그저 신화 속에 묻힌 나라였고, 로마(이탈리아)는 영화 <열정과 냉정 사이>에 나온 두오모 성당과 <로마의 휴일>에 나온 분수대 장면으로 뇌리에 박힌 낭만적이면서도 역사적인 깊이가 있는 관광지였다. 그런 그 두곳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시리즈를 한 권(정확히는 한권의 반)으로 요약해주는 듯 명료하면서도 간편하게 설명해줘서 어렵게만 느껴진 그리스 로마 이야기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터키는 기독교인인 내게도 성경 속 바울이 전도여행을 다닌 곳이라 의미있었고, 가고 싶었던 나라 중 하나였다. 터키란 나라에 대하여 작가는 성경적인 해석이나 언급은 없더라도 터키의 분위기와 역사를, 터키를 새롭게 발전시킨 '케말 아타튀르크'란 지도자도 알았다. 유럽과 뒤섞여 패권을 다투던 터키의 역사는 이 책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프랑스 파리야 워낙 유명해서 말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가보지 못한 곳이니 이렇게마나 간접적으로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기존에 읽었던 역사책도 연관되어 생각나고 개인적으로 세계사 지식도 넓히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물이나 건축물들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


4가지 도시를 아울러서 보니, 단지 눈에 보이는 도시와 건축 등 만 본 게 아니었다. 그 도시의 번영과 쇠퇴가 번복될 때, 크나큰 고통 뒤에 조개의 진주처럼 '민주주의'가 다듬어진 것도 볼 수 있었다. 도시국가의 공화정, 그리고 왕정시대와 세계대전을 지나오고난 과정들을 보니 현재의 민주주의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의 말처럼 지금도 민주주의는 계속 만들어지고 완성되어가기 위해 달려가는 정치사상이 아닐까 싶다.


대혁명의 나라 프랑스, 프랑스의 수도 파리, 센강의 생 미셸 다리에서 시들어버린 꽃묶음을 보며 생각했다. 민주주의는 어떤 제도의 집합이 아니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과정이 아닐까? 완성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려고 도전하는 몸무림이 아닐까? 때로는 망가지고 부서져 절망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는 이해관계와 생각과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다투며 공존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기에 포기하지 못하는 제도와 규칙과 관행, 민주주의란 그런 게 아닐까. p.256


(내가 읽어보는) 유시민 작가의 첫 책으로, 여행책임에도 지성인다운 진지하고 설명가득한 내용이 예상되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역시나 내가 예상한대로 '지식'전달의 내용이 가득하긴 했지만, 부담스럽다기 보단 소화가능할 지식이어서 안도하며 읽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짧은 지면 안에 담아내기는 어렵지만, 건축물과 여행지를 토대로 명료하고 담백한 지식들만 쏙쏙 전달받을 수 있었다. 사진은 가장 잘 나온 모습이라 어떻게 생겼는지 대략 알아차리는 데 도움은 되었다. 직접 가서 봤더라면 남다른 전율에 상상력까지 가미되어 생생한 유럽도시를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있다.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저 4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읽어 보고 싶다고 유럽여행을 꿈꿀 책!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뚫고 다음 책 <유럽도시기행 2>도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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