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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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위기에 직면한 현재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메시지를 읽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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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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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불편한 내용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보수적일지도 모른다. 읽고 싶지 않았다.

긁어부스럼 같았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가까스로 붙들고 있는 신앙인데, 와르르 무너질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피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 기독교는 영국과 유럽의 교회를 뒤따라 내리막 길을 가고 있는 건 맞다. 세상 못지 않는 더러운 모습들이 권력을 업고 자신들이 믿고 있는 껍데기가 진리라 주장하고 있는 꼴은 기독교가 아니다. 내가 봐도 역겹다. 그러니 실태가 이렇게 까발려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나마 실태를 알아야 계란으로라도 바위를 치지 않겠는가?


우리가 20대이던 시절에 장신대학원 입학시험은 고시공부하는 거 못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친구 혹은 후배들 혹은 간사님이 합격했다고 했을 때, '대단한 걸 해냈구나' 했다. 그런 시험이 요즘은 경쟁률이 많이 떨어졌다고 들은바 있다.


2000년 이후 한국 교회는 절정에 달했으므로 목회자들의 모습은 존경을 온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세상을 주도하던 교회는 내부 시스템과 구조 그리고 분란해결문제까지 세상을 쫓아가고 있다. 목사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폭군 혹은 사이비교주와 같이 보인다. 세상이 자신들을 손가락질을 받으면 자신들의 잘못을 되돌아볼만 한 데, 오히려 자신들은 핍박받고 있다고 피해자 코스프레하며 세상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게 교회의 현주소다.


책에서 말한 내용은 대부분이 맞았다. 비록 기독교계에서 대형교회를 품고 있는 교단, 저자가 몸담았던 곳에서의 실태를 예로 들었지만 어느 정도는 맞았다. 예를 들어 담임목사님보다 설교를 잘 하는 부목사님이 있으면, 은근한 신경전이 있던 걸 일갓 성도였던 나 또한 느낄 수 있었으니까.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교인을 대하는 모습이 다른 건 느껴왔다. 목회자가 아닌 나는 그들의 세계는 정확히는 알 수 없더라도 그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 주변 증언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내 하나님 잘 믿으면 되고, 그들도 부족한 '인간'일 뿐이니까라고만 생각했다.


어느 정도는 맞지는 않는 부분도 있다.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인용하는 경우는 최소한 내가 다녔던 교단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못 들은건가? 참고로 나는 두 개의 교단에서 교회들 섬겼고 섬기지만, 어떤 교회에서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나는 저자가 몸에 담아온 교단에 속한 교회를 다니고 있다) 담임 목사님을 칭송(?)하는 한마디도 설교에서 들은 적은 없다.

이 책을 읽는 초반에 불편했던 것은 저자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동기와 내가 생각하는 목회자가 받은 부르심과는 상당히 거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도 내 좁은 경험에 근거한 것이지만, 적어도 내가 겪었던 목회자들은 (자신을 은밀히 기만했는지 몰라도) 그들 안에 만난 하나님이 자신의 욕심에 기반을 두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역에서도 사역자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성도들에겐 안 알려진 팩트를 전달하다보니 읽는 독자들에게는 '목회자 전부가 이럴 것이다'라는 착각과 충격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실태고발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긍정적이라고 보기엔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목회자들이 전부 그런 게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도 있다.


또한, 저자가 너무 솔직해서 인간적인 면도 있었지만, 또 너무 솔직해서 소화하기 힘들었다. 정말 목회자의 길이 아니셨던 분인건가 싶기도 하고, 다른 목회자들도 이런 마음으로 그 큰 분노 다 꾹꾹 눌러가면서 목회에 임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 걱정됐다. 그런 중에도 그런 솔직함과 옳고그름에 대한 판단이 서 있는 분이라 잘못을 지적하고 용기 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목회자에게 부르심이 아닌 목회가 직장이 되는 한국교회는 얼마나 지속이 가능할까? 정말 씁쓸해지는 이야기였다.


한편으로는 목회자들에서도 세대가 달라지며 분위기도 애매하게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얼마 전에 놀러온 친구가 사역자 남편 이야기를 내게 말해줬다.

"우리 세대는 그래도 윗 세대에서 하라는 거 다 했는데. 요즘 사역자들은 안 그래. 그걸 우리가 왜 해야 하는데요? 라고 그러는데 위에서는 자길 누르지 아래에서는 튕기지 죽겠다더라."

이렇든 저렇든 어떤 목회자들에게나 교회는 직장이 되어가고 있나보다.


만약에 목회에 대한 실태만 고발했더라면 아마 이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말하는 대로 나도 일갓 성도에 지나지 않으니까. 힘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가 목회를 그만 두고난 이후 '사명'에 대해 고민하고 디뎌낸 발걸음은 그저 하루하루 살기에 바쁜 이들에게 힘있는 메시지가 된다. 예수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던가, 바울이 직분이나 직함에 움직이지 않고 오직 '사명'에 따라 움직인 사도라는 내용을 보면,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진지한 고민이 던져진다.


교회는 세상과 똑같은 곳은 아니다. 세상의 사람들이 어울러져 성화를 위해 모인 곳인 게 맞다. 하지만 그것을 정당화해서 죄악이 창궐하기까지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런 실태고발 도서는 환영할만 하다. 자동적으로 정화되길 기다렸다가 한국교회가 이 꼴 났으니까! 하지만 솔직하게는 무엇을 해야 할지 행동은 그저 막연할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진지한 고민을 하는 목회자분(혹은 목회 준비하는 신학생)이 계시다면, 나는 그분이 진정 겸손하고 한국교회를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목회자들이 책장을 넘기기 쉬운 책은 아닌 게 분명하다. 교회에 대해, 예수님에 대해, 교회와 세상의 공존 속에 교회가 할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남기는 책이라 그리스도인도 충분히 읽을만 하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교회에 헌신한 목사님이 돌아가시게 됐다고 한다. 그걸 교회에서 책임져주냐고 묻는 질문의 뜻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물론 목사들또한 교회에 헌신하지 말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목사님이 교회에 헌신했다고 해서 교회에서 책임져주는 건 기간도, 돈의 액수도 여러가지 부분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교회는 사랑으로 하나된 공동체가 맞긴 하지만, 목사님만 교회에 헌신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제 몸이 부서져라 직장에서 야근까지 하고도 교회에 헌신하는 성도들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도 교회에서 책임져야 할까? 아무튼 안타깝기도 하지만 어려운 문제다.

** 이건 너무 꼬투리 잡는 것 같긴 하지만, '목사님'의 존칭은 있지만, 그의 아내는 '사모'가 되는 내용을 보는 게 여자로써 씁쓸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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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안토니아
마리아 페이터르스 지음, 강재형 옮김 / 이더레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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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여성으로 멋진 지휘자님이 탄생하신건 너무 축하할일인데, 아직도 오케스트라에 여성지휘자는 보기 힘드네요.ㅠㅠ 여러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어요. 흡인력 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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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안토니아
마리아 페이터르스 지음, 강재형 옮김 / 이더레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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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으러 간 어른 예배에서 나는 찬양하는 성가대를 봤다. 기다란 소매의 옷을 펄럭이는 지휘자의 모션은 날개를 펄럭이는 천사와 같았고, 그를 통해서 끌어져 나오는 찬양은 은혜로웠다. 그때부터 성가대는 내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지휘자가 아닌 반주자를 꿈꿨다.(결국 그 자리에는 앉았다. 하지만 난 지휘자를 꿈꾸진 않았다. 왜일까?) 나는 교회에서 그 지휘자님의 다음 지휘자로 '그 언니'를 만났다. 음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어느 파트에서 요상한 음이 나오는지, 어느 구석에서 나오는 음이 하모니를 깨뜨리는지 그녀는 예민하게 캐치했다. 성가대의 소리는 확실히 섬세하고 음을 정확히 짚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소리가 아니라 활기찬 곡에선 활기찰 줄 알았고, 슬프고 장엄한 곡에서는 깊이 내리 누르는 아픔을 노래했다. 그리고 여성중창단도 생겨났다. 내가 우러러 봤던 남자 지휘자님의 카리스마와는 비교할 수 없이 언니가 한 수 위였다. 그리고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언니였다. 덕분에 '여자니까'라는 편견이 점차 지워졌다.



물론 아직도 마에스트로 라는 불리는 지휘자들을 보면, 그리고 나도 '이 분이 지휘하는 음악은 들어야 해!'하는 사람은 여지없이 남자일 때가 많다. 애초에 성을 굳이 의식해서 볼 필요는 없지만, 워낙 '남자' 지휘자가 너무나 일반적이고 당연한 모습이기 때문에, '여성' 지휘자는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에서 기획한 '합창'을 지휘한 박칼린, 그리고 뮤지컬의 지하 오케스트라 박스 안에서 온 몸으로 지휘하던 (얼굴이 안 보이던) 여자 지휘자들을 보면 낯설면서도 설레이는 흥분에 가슴이 벅차했다. 둘 다 1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 무대 밑이 박스가 아닌 유명한 오케스트라 앞, 무대 위에 중앙에 선 여성지휘자를 난 본 적이 없다. 클래식 오케스트라 연주회 포스터 속 지휘하는 이는 당연하다듯 턱시도를 입은 '남성'뿐이다.


실제 인물 안토니아 브리코의 이야기다. <The Conductor>이란 영화로 2019년 먼저 알려진 바가 있다. 안토니아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눈물 흘리고, 안쓰러워하는 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다. 입양, 미혼모, 사랑의 삼각관계, 계급과 성의 차별. 이게 한 사람의 삶이라니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이런 모진 상황을 이겨내고 다른 악기의 파트가 아닌 꼭 '지휘자'를 고집한 그녀의 저력이 대단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는 하루는 종일토록 바흐의 푸가 및 오르간 연주, 첼로 모음곡만 들었다. 특히 그가 감동받고 고난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 이가 다름 아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슈바이처'라는 사실은 놀랄만하다. 그가 여러 방면에서 천재적인데, 그 중 바이올린 연주를 비롯해 음악에서도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교회 오르간으로 <Liebster Jesu, Wir Sind Hier 사랑하는 예수님, 저희가 여기 있나이다!>를 연주하는 모습이 상상이 된다. 그 모습을 바로보는 한 소녀가 있다. 그 소녀는 슈바이처의 모습을 보고, 그가 안정된 삶을 버리고 아프리카 오지로 선교를 나갈 것을 선택하며 자신도 자기가 '종교'라 여기는 하나의 핵심 가치(음악)만을 따라 가리라 결심한다. <Liebster Jesu, Wir Sind Hier 사랑하는 예수님, 저희가 여기 있나이다!>는 골드스미스(교수이자 지휘자)에게 레슨을 요청할 때 선보인 곡이다. 또, 자신의 뿌리인 친엄마를 찾으러 가는 성당에서 흘러나왔던 곡으로 자신의 나아가야 할 길을 뚜렷하게 한데에 의미가 있다.


엄마의 이해할 수 없는 구박과 대처방식, 여성을 그저 아기를 낳고 집안일을 하는 취급하는 동물같이 취급한 남성사회, 철저히 구분짓는 계급사회 그리고 전쟁과 대공황 그 여러 상황에서 그녀가 겪은 아픔과 배고픔, 추위는 읽는 내게도 무척 차갑고 시리게만 느껴졌다. 여성은 목소리나 신음소리 내는 것조차 핑계이고, 조롱거리라는 사실에 갑갑하고 치가 떨렸다. 페미니즘운동과 여성 인권 신장에도 클래식(음악) 세계에서는 오히려 '그래봤자야!'라고 조롱하는 듯 변하지 않은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일과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여성들 마음 속 내면 갈등도 잘 표현됐다.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의 이력덕분인지 이 책은 굉장히 읽기 쉽다. 화자가 3명(안토니아, 로빈, 프랭크)으로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재밌고, 반전과 위기가 책장을 수월하게 넘기도록 한다.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잘 자라나고 있는 여자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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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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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뒷이야기가 너무 재밌었어요. 술술 읽히고 음악이랑 함께 들을 수있게 QR코드도 있어요. 음악도 듣고 클래식에 대해도 알고 너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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