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김소영 지음 / 책발전소X테라코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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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읽을 독자를 위해 적당히 내용을 보여준 것도 좋았고요. 책을 시작으로 풀어낸 자기만의 에세이 방식에 깊은 사색이 담겨 좋았습니다. 모르는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덕분에 많이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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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 문제 행동 뒤에 가려진 간절한 마음신호를 알아채는 법
천근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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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학기가 되자, 아이의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어머니, ㅇㅇ이가 수업 시간에 자리를 이탈해서 돌아다닙니다."

그날 아이와 차분히 대화를 나눴다. 내일 수업 시간에 자리에 바르게 앉고 선생님 말씀 잘 듣자고 했고, 아이도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선생님의 말씀이 충격적이었다.

"어머님 어제 ㅇㅇ이와 이야기를 잘 나누셨다고 하여 저 또한 기대했으나, 어제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 다시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뚜렷하게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며칠 후, 우리 가족은 가족끼리 함께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편지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쓴 편지를 보고 우리는 아이를 안고 엉엉 울었다.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잘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안 하고 싶은데 잘 안돼요. 그래도 최선을 다할게요."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아이도 자기 스스로 자신이 통제가 잘 안되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우린 왜 이제야 알았을까? 비뚤배뚤하지만 아이의 순수한 진심이 담긴 편지 한 장에 우리 부부는 무너져 버렸다.


병원을 알아봤지만, 500명 대기가 있다는 병원부터 3년간은 예약할 수 없다는 병원까지 유명한 병원의 진료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로컬 병원도 3달 후에나 예약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다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내가 아이를 데려가고 싶어 했던 바로 그 병원의 교수님이 저자인 책이다.




초반의 문장들에서 마음을 뜨겁게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아이들한테 이런 게 필요했던 거였구나!

아이들의 표정, 말, 그리고 외면했던 내 모습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아이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던 엄마여서 미안했다. 아이의 간절히 원하던 그 한마디와 눈빛을 주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스러웠다. 아이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이해해 보기,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하기, 아이의 재잘대는 그 말을 들으려는 여유를 가져보기 등을 다짐했다.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를 마음에 담아 가며 읽고 또 읽었다.

사람이 모두 다 다르듯 아이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안쓰럽다.

이 중에 우리 아이에 해당하는 신호는 무엇일지, 아이의 어려움은 무엇일지 각 진단들을 보고 따져봤다. 부모로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꼼꼼히 읽어봤다.

내 아이의 행동이 일반 아이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이 PART2에 아이들의 행동이 잘 적혀있다. 정신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료와 상담을 했던 27년간의 경력의 흔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신장애의 특징과 적합한 예시가 있어 각 장애를 이해하기 쉽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이해해 보거나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병원을 가기 전에)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1)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선택적함구증/ADHD/무대공포증/몽유병과 야경증/신경성 식욕부진증


(2)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는 것

적대적 반항장애/아동학대문제/품행장애/인터넷 게임 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강박장애/모발 뽑기 장애/비 자살성 자해


(3) 그 밖의 방식으로 보내는 아이의 신호

신체증상장애/틱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1,2,3)/아동기 조증



에필로그에서 또다시 한마디 한마디 마음에 새기며 우리 아이들을 떠올렸다.

아이는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부모 입장에서 엇나간다고 생각이 들 때면 부모의 마음은 급격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 나는 이럴 때일수록 부모가 아이를 더욱 헤아리고, 믿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걱정하는 것과 달리 사실 아이들은 바르게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어떤 행동이 바른 행동인지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는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의 두뇌는 아직 발달 중에 있기에, 미숙한 것이 당연하다. 환경과 감정에 쉽게 휘둘려 마음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을 수도 있다. p.276


아이의 행동을 보고 처음엔 서두르고 불안해 했다. 외면하고 싶기도 했고, 한편으론 빨리 바꿔버리고 싶었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보다 이것은 문제니까 급한 불부터 끄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내게 신호를 보내는 행동이었다는 걸 알았다. 급하고 불안했던 감정들 하나하나를 가라앉혔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이에게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에서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충분히 감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결과를 재촉하는 나의 시계를 내려놓고, 아이의 시간과 발달이 담긴 아이의 시계로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위에 말한) 내가 참석한 행사 이후로 한 언니가 내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나한테 왔다.

"ㅇㅇ야! 결국은 '사랑'이더라!

조금 줘도 많이 줘도 애들은 몰라. 자기가 필요한 만큼 원하는 게 '사랑'이더라!

그러니까 딴 거 없어. 그냥 무조건 사랑해 줘! 그게 다야!"


아이들은 의외로 부모가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때때로 부모의 사랑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아이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도 버림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할 때 비로소 건강하게 행동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과 믿음을 늘 알리자. "사랑한다, 널 믿는다...."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표현해야 한다. p.277


저자의 이 말을 읽으며, 언니의 말이 오버랩되어 내게 각인되었다.

위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각 아이들의 바람은 결국 하나뿐이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싶다'고 갈구하는 아이들의 각기 다른 행동방식이었던 거였다.

왠지 내가 이렇게 결론을 지은 것 같아 보이지만,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어린이의 삶을 다정히 바라보고 간곡하게 문장 문장을 엮어낸 내용을 짧은 리뷰에 완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시라 추천해 본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이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충격을 받으셨거나, 마음이 급해졌을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먼저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귀기울이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

우리와 아이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기점이 될테니까.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솔직히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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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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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책장을 넘기고 싶을 때, 수수께끼같이 무언가를 풀고 싶을 때, 바로 이 책이지^^

두께를 보면 한숨이 나와도 막상 읽으면 술술 넘겨지는 책!

뻔해보일지 몰라도 가독성과 반전이 매력인 책!

호텔에서의 호화로운 파티 이후에 벌어진 살인사건!


그 파티에서 일하던 한 컴패니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자살!

명백한 증거는 없어도 '자살'임을 쉽사리 인정할 수 없는 이들로부터 이 사건 뒤에 있는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진다.

보석이 있는 쇼윈도 앞에서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자(죽은 컴패니언의 친구이기도 한) 이 책의 주인공 '교코'와 그의 옆집으로 이사온 뚝심있게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뚝심 형사 시바타!

그들의 타카타카 사건 파헤치기로 나고야와 본적, 그리고 비틀즈까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 끝에서 뜻밖의 범인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분명 새 책을 읽어 최신책(2021년 발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낯선 컴패니언이라는 직업이 나오질 않나, 전자주소록이나 노래방 등을 부자의 전유물처럼 씌여진 게 조금 이상했다. 이 책이 1988년에 나온 책이기 때문이었다. 컴패니언이란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부터 등장한 직업으로, 행사 안내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접객 매너와 어학 능력이 뛰어난데다 별도의 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이라고 한다.(역자후기에 나옵니다.어쩐지 혹시나 검색해봤는데 안 나오더라)


아무튼 그렇다 해도 시대적인 상황을 감안한다면야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재밌으니까! 찾고 또 찾게 된다.

그리고 그의 책은 살인사건이 많음에도 생각보다 적나라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그의 책은 마치 로또와 같아서, 내가 찍은 범인은 매번 빗나가는데도, 또 범인을 찾겠다고 책을 파고 달려든다.

범인이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은 녀석을 범인으로 뒤바꿔버리는 작가의 능력에 늘 당하니 ... 쯧쯧

당하고 또 '대애박 반전!'을 외치며 못 찾은 것도 바보같이 좋아하다니 ... 쯧쯧


이런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추리소설의 AI로봇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 추리소설 다작가다.

(우리 친정엄마랑 동갑인 작가님한테 AI라니 무슨 무례한 발언인가? 싶기도 하지만..)

책장을 마구 넘기고 싶을 때, 범인찾기를 하고 싶을 때 또다시 그의 책을 또 찾게 될테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책은 거의 실패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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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지리 여행 - 스타벅스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되는 지리 여행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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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인지 '숲세권', '역세권', '학세권' 등 한 글자에 세권을 붙여 주거지역의 특색을 나타내는 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여러 세권이 있지만, 요즘 핫한 세권 중 하나는 바로 '스세권'이다.


스타벅스가 가는 곳에 B급 커피숍들은 따라붙는 게 전략이라던데, 그만큼 스타벅스가 들어서는 자리는 빅데이터 및 지리 기반의 분석으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동네에도 스타벅스가 들어오려는 소문이 있었는데, 다른 곳으로 확정되면서 궁금해졌다.

스타벅스의 지점 선택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과 이유로 결정되는지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한 학교의 지리 선생님이라는 것만 봐도 이 책의 제목과 내용에 감이 잡힌다. 역시나 이 책에서는 스타벅스가 지금의 지점을 선택하게 된 여러 가지 분석에 따른 근거, 그리고 지리적 지식을 다루었다. 스타벅스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 같으면서도 묘하게 연결되는 지리학 지식을 보면, 스벅을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고 알차게 잘 버무렸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시작인 이대점부터 다룬다. 왜 이대에서 시작되었는지, 지금의 이대점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보면, 시대의 흐름이 이해가 되면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고 직영점을 늘려가는 스타벅스의 영리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후에 스타벅스 한 곳 한 곳을 둘러보면 한때 우리의 젊은 시절 핫한 곳들도 떠오르고, 새롭게 떠오르는 곳들과 몰랐던 여행지들 보며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이전에 알았던 모든 사회, 지리학 용어들(주간인구, 유동인구, 구릉, 지각판 등등)이 쏟아져 나오니 간간이 학습 두뇌도 가동할 준비를 하는 게 좋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다루는 지식 분야는 참 다양하게 뻗어나간다. 지리, 환경, 기후, 세계, 문화, 역사, 음식 할 것 없이 많은 지식들이 스벅이란 매개체를 통해 나온다. 알쓸신잡 지식을 충족하길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굉장히 재밌는 시간이 될 것이다. 리버뷰나 바다뷰 혹은 마운틴뷰 등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뷰를 선사하는 지점들을 (책 속에 있는) 사진으로 보면 누구라도 '아! 그곳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특히 제주도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당근현무암 케이크나 스노잉 백록담 같은 메뉴 또한 스타벅스가 얼마나 섬세하고 치밀하며 예술적인 센스까지 겸비한 기업이었는지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관광지나 음식 때문이 아니라 스벅의 것을 즐기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아 관광지로 찾아갈지도 모른다 싶을 정도로 스타벅스의 선택은 탁월하다.


저자는 이런 이들의 필요를 예상했을까? 마지막에 보면 <스타벅스와 함께 즐기는 주변 여행지>를 부록으로 친절히 실었다. 예술 같은 사진들에도 출처를 남겼다.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사진을 보면서도 여행을 하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학창 시절에 스타벅스와 이 책이 있었더라면, 나도 지리학을 조금 더 재밌게 공부했을 텐데...

아부 가득해 보이는 이 말이 내겐 진심이다. 향긋한 커피를 옆에 두고, 이 책을 읽으며 간간이 등장하는 확 트인 뷰를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여행 기분에 빠져들게 만든 책이었다. 이 가을에 이 책을 들고 저자가 그랬듯 스타벅스가 있는 여행지를 따라다니는 것도 특색 있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커피(스타벅스)와 여행! 난 둘 다 좋아한다? 그럼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최재희 선생님 스타벅스 세계지리 편도 한번 내주시면 안 될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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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지리 여행 - 스타벅스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되는 지리 여행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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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네요. 스벅이 왜 그 자리를 차지했는지 지리학적인 접근이 신선하면서도 재밌습니다. 우리나라에 명소도 스벅덕분에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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