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4
산경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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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진양철 회장이! 진도준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장례도 안 끝났는데, 내부의 움직임이 부산스럽다.


2.순양그룹 회장을 노리는 두 큰 아버지는 진도준을 몰아내려고 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덤앤더머 같다.


3. 돈은 많지만, 그가 노리는 바로 그 자리!!! 그 자리는 대한민국에서 돈과 권력에서 최고라는 상징이다.

"돈만 있을 뿐입니다. 할아버지처럼 힘은 없어요. 돈과 힘을 다 가졌다는 상징이 바로 순양 그룹 회장 아닙니까?" p.306


4. 할머니가 범인이었다. 남편은 증오했다지만, 자신의 손자한테까지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드라마에서는 '진윤기'가 배다른 자식으로 나와서 이해가 됐다지만, 여기서는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봐도 친손주이다. 드라마와 다른 상황이다.


5. 이 책을 읽으면, 한국 경제 정치사를 훑는 느낌이다. 내가 그 시기에 우리 가족은 그랬었지, 그것 때문에 우리 집도 힘들었지, 탄핵도 떠오르고, 여러 상황들이 떠오른다.


6. 권력은 있었다가도 없어지고, 없어졌다가도 생기는 것. 있을 땐 몰라도 없을 땐, 없는 티가 나서 한 사람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니! 그 맛을 맛본 자는 다시 그 자리를 탐할 수밖에 없는 걸까?


7. 있는 놈들이 더 해!! 없는 사람들 것까지 뺏어야 직성이 풀리겠냐!! 더 가지려는 욕망이 참도 지독하다!


8. 은퇴하는 오세현을 보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진도준이다. 거기에 붙잡고 싶지만, 오세현 개인의 삶을 존중해 주는 뜻에서 하는 대사 같은데 ...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이 소설에선 네가 주인공이고, 그들은 너를 위해 존재했어! 이 책에서는 그들이 너의 인생에 끼어든 거 같은데? 때가 됐으니까 그들이 빠져주는 거지!!"

난 왜 이렇게 장난치고 싶은 거지? 히히


떼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쩌겠는가?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각자의 인생을 써 내려가는 중에 내가 잠시 끼어든 것뿐이다. 그들의 인생에서 나의 퇴장을 원한다면 당연히 빠져 줘야 한다. p.200


9. 진 회장의 마지막이 너무 생소한 느낌의 자상한 할아버지였다. 진윤기의 아내와 첫째 아들을 대하는 모습은 훈훈한 마무리긴 했지만, 또 너무 훈훈하니 뭔가 손발 오그라드는 느낌이기도 했다.


10. 이젠 딱 한 권 남았다!!! 과연 책에서의 진도준은 살아남을까? 그리고 순양은 끝내 그의 것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위기는 끝났지만, 한국은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졌고, 개인의 삶은 돈의 무게에 따라 달라졌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고 소비는 생활이 아니라 부의 과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사치품이라는 단어보다는 어느새 '명품'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구조조정이 고용 불안정, 비정규직,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켜 노동 소득은 급격히 위축됐다. 부의 불평등도가 높아짐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시작되었다. 빈자들의 소비 위축으로 내수가 부진하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유동자본이 형성됐다. 수백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동자본은 IT 붐의 붕괴 이후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해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 광풍을 불러왔다. p.18


... 이미 2002년 후반기부터 과당경쟁과 신용불량자 급증으로 금감위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자산을 근거로 한 채권이 많았기에 채권의 만기 연장에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판단했을 뿐이다. p.94


"사람은 긍정보다 부정의 힘이 더 강해. 내가 저 자리에 앉고 싶은 마음보다 남이 저 자리에 못 앉게 하려는 마음이 더 커. 내가 가진 주식을 몽땅 팔아 버리면 순양그룹의 회장 자리는 아무도 못 앉지. 계열사 지배력이 사라지면 순양은 공중분해니까 회장이라는 직책이 없어지거든." p.110


떼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쩌겠는가?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각자의 인생을 써 내려가는 중에 내가 잠시 끼어든 것뿐이다. 그들의 인생에서 나의 퇴장을 원한다면 당연히 빠져 줘야 한다. p.200


"혹시 악성 채권을 팔아 버릴 생각입니까? 그런 쪽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말입니다."

그런 쪽 전문은 소위 '신용정보'라는 이름의 회사들이다. 이들은 카드사, 시중은행, 상호저축은행, 할부금융사들이 회수를 포기한 악성 채권을 평균 30에서 10퍼센트의 금액으로 사들인다. 그런 다음 채권추심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원들을 동원해서 사채업자 버금가는 수준으로 채무자들을 압박해 돈을 받아낸다.


현재 이런 신용정보 회사들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고 이미 카드사들이 손실로 처리한 대손상각 규모만 해도 4조 원에 달하며, 앞으로도 2조 원을 웃도는 규모의 금액이 손실 처리될 것이다. 1억 원 미만인 개인 신용불량자의 연체 금액은 모두 44조 7000억 원에 달하며 저축은행과 할부금융사의 연체 금액만 4조원이 넘었다. 2003년의 대한민국은 '연체 공화국'이다. p.150

"돈만 있을 뿐입니다. 할아버지처럼 힘은 없어요. 돈과 힘을 다 가졌다는 상징이 바로 순양그룹 회장 아닙니까?"

p.306


"이걸 네게 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이것들은 바로 내가 누구에게도 보여 주지 않은 나의 어두운 기록이다. 내 회사의 주인이 되는 놈, 돈을 가져가는 놈, 땅을 차지하는 놈은 여럿이지만 내 치부를 고스란히 가져가는 건 바로 너다. 만에 하나, 네가 순양의 주인이 못되더라도.... 넌 이 진양철을 잇는 유일한 후계자라는 징표가 바로 이것이다." p.312


"할아버지, 아무 말씀 마세요."

손에 쥔 산소마스크를 다시 대려고 하니 할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주 조금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또다시 말했다. 느릿했지만 아주 또렷하게 들렸다. 마치 유언처럼 말이다.

"단 하나도 뺏기지 마."

마주 잡은 할아버지의 손에서 힘이 느껴졌다.

"악당으로 살아."

이 말을 끝으로 다시 정신을 잃은 할아버지를 나는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할아버지는 다시 태어난 이번 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이다. 내게 많은 기대를 걸었고 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많은 것을 받았다. 생이 끝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사실이 그룹의 지배지분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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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3-2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원작에선 친손주군요@.@ 주말잘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