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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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책을 한 권 읽고 하나하나 골랐는데,

워낙 출판된 책이 많다 보니 내 구미에 맞게 대략 내용을 훑어야 할 필요가 있다.


아픈 구두를 신지 않는 이유에 뭔가 의미가 가득할 거라 기대한 건

내 착각이었고, 마스다 미리를 아직은 잘 모르는 내 잘못이다.


이 책도 아주 심플하면서도 일상적인 에세이다.

여행 이야기가 담긴, 일상이 묻어난, 자신의 순간과 감정이 적힌..

어쩌면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임팩트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냥 미용실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서 있는 잠깐에, 국이 끓기를 기다리는 순간에 조금씩 읽기 좋다.


지난번 책보다는 별로인데?

같은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항상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작가의 사색을 따라 그의 방식으로 한번 생각해 보는 건 뜻밖의 재미를 준다.


비 오는 날 먹는 음식.

왠지 낭만적이다. 일본에서는 '비'라고 했을 때 딱히 먹고 싶어지는 음식은 없다. 여름의 무더운 날에는 소면, 겨울의 추운 날에는 역시 전골, 이 정도일 뿐이지, '비'에 모두가 공통으로 먹고 싶어지는 요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부침개가 먹고 싶어지네, 짬뽕도 좋겠지.

빗소리를 들으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p.90


비 오는 날 먹고 싶은 음식은? 당연히 뜨끈한 아랫목에서 부침개!! 아닌가?

어떤 특정한 날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는 게 부러운 일일 수 있구나!

이게 남들에겐 없는 일일 수 있구나!

한국인에게는 비 오는 날에 당연히 오가는 대화에 '부침개'가 들어가다 보니 이게 특별하다 여겨지지 않았다.

어떤 특정한 날에는 특별히 당기는 음식이 있는 한국인이라니!!

소소한 일상에서도 삶의 기쁨을 찾아내고야 마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 아닐는지?

아니면 특정 미디어에서 '비 오는 날은 부침개'라고 우리를 세뇌시킨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렇게 자신을 다른 대상으로 바꾸어 본다.

만약 내가 빵이라면?이라든가.

개방적인 성격은 아니니까 오픈샌드위치는 확실히 아니다. 전체가 보이는 피자 토스트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식빵처럼 깨끗하지도 않고, 샌드위치처럼 야채나 햄과 조화를 이루는 여유도 없다.

어느 쪽인가 하면, 안에 재료를 감춘 타입의 빵이지 않을까. 크림빵이라든가 단팥빵이라든가. p.102


나는 어느 빵에 속할까? 우와! 너무 밋밋해서 그다지 생각나질 않는데, 그래도 나랑 어울리는 빵을 찾아보게 된다.

나는.... 밋밋한 치아바타 빵? 아니면... 식빵 ㅋ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빵?

밋밋한 데 없으면 안 되는 사람 같지는 않은데... 이런저런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또 이게 재밌다.


일본의 여행 지도 나왔는데, 내겐 너무 낯선 곳이라 다 까먹었다.

그래도 여행은 식도락이지!

사바랭, 도야마 블랙, 도라야키 미시마 고로케,...

책에서 나온 음식이 뭔가 네ㅇㅇ에서 찾고 혹시나 본 적이 있을까 '이미지'로 생김새를 살펴본다.


마사지와 디저트, 고로케를 좋아하는 작가님!


너무 평범한 일상을 다뤄서 소소하지만, 그런 재미도 있고, 우리나라 모습과 이질적인 느낌이 거의 없다.

그래서 마스다 미리 책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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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2-28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냥이 이뻐요 전에 적으려던 댓글 지금에야 답니다. 굿나잇요~~~

렛잇고 2023-02-28 22:33   좋아요 1 | URL
오래전 것도 다시 봐주시는 서곡님 감사합니다. 굿나잇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