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엄마가 들려주는 43가지 아들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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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된 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와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아이에게 갑자기 설명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생각나는대로 아이에게 설명했다.

"ㅇㅇ 같이 고추가 있으면 남자야, 그리고 없으면 여자인거지."

그랬더니 "엄마는 남자에요? 여자에요?"라고 묻는다.

"엄마는 여자야!!"

"아~ 그럼 고추가 있나 없나 엄마 만져봐도 되요?"

아이의 돌발적이나 순수한 말에 빵터져 웃기도 하면서도 당혹스럽기도 했다.


아들을 둘을 낳다보니, 나와는 너무나 다른 신체구조를 가진 아이가 그에 따른 행동들을 하는 걸 보면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소변을 보는 법, 그리고 유아 자위에 대한 접근, 아이가 성기가 아프다고 할 때 고통과 대처 등...

아직은 어리다면 어릴 아이들에게서 일어난 일이었는데, 이 모든 것이 여자인 나로써는 아이에게 어떻게 제대로 설명해줘야 하는 것인지당황할 때가 많았다.

아빠가 늘 상주해서 동성으로 설명해준다면 좋지만, 아이와 생활하고 케어하는 건 엄마 몫이기 때문에 아이룰 단지 유아가 아닌 남자로 잘 알아보고 이야기 해 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나부터도 성에 대해서는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보여주시던 영상을 통해, 그리고 수업시간에 듣던 교과서 이야기가 전부다. 그러다가 친구들을 통해서 드문드문 알게 되었고, 조심스러운 것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게 앎에서 조금 추가된 것이었다. 낯부끄러운 말에 대해 상당히 조심성 많았던 부모님은 여성의 몸을 조심히 소중히 해야 한다고는 알려주셨지만, 여자와 남자의 몸에 대해, 아기는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 알려주신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많은 나로써는 그에 대한 지식이 늘지 않았다.

아마도 이 때문에 나조차도 아이에게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땐 나도 모르게 소리지르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나보다.


하지만 요즘 점차 확산되어져가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딸 엄마가 자기 딸을 걱정하는 것만큼이나 아들 엄마로써 우리 아들도 걱정이 된다. 여자인 엄마로써 내 아이인 아들이 그러한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경계심이 바짝 든다. 주로 성으로는 남자가 여자에게 가하는 확률과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스럽다. 미루었다가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리고 미리 자신의 몸에 대해서 그리고 주체적인 한 자아로써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책에서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가장 실질적이고 최근에 출간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얼마전에 교회에서 짧게 영아들에게 아니 영아의 부모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 '무슨 아직 분유나 기저귀도 안 뗀 아기에게 성교육인가?"라는 생각에 흘려들었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부모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아기가 말을 하든 하지 않든 아기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요즘은 그러할 것을 권장하고 또 부모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이의 말과 귀가 언제 터질지 모르고, 아이가 언제 옳고 그름을 인식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다. 성교육이 그와 다르지 않다. 저자도 말하지만, 아이에게 성에 대해서 그 아이의 눈높이의 언어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 무심코 들었던 일이 자신에게 갑자기 일어났을 때, 아이가 무덤덤히 받아들이고 덜 당황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어릴 적부터 아이의 인지능력과 상황에 맞게 성교육은 필요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 책은 요즘의 성과 관련한 우리나라 상황 뿐 아니라 성장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잘 파악하여 지금으로써는 가장 적합한 성교육 저서이다. 또한, 아직은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을 일반적인 상식이자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우를 잘 지적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개념과 판단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교육의 핵심이 성지식이 아니라 '자기결정권'이란 저자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뜻밖이기도 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중요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에 놀라게 된다. '자기결정권'이 개개인에게 있다. 그러므로 개개인은 존재로써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또한 이게 성적인 자기결정권까지 연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했다.


 성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어쩌면 내가 폐쇄적일지도) 그렇기 때문에 먼저 우리가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억압하고 금지시키기 보단 책임소지가 더 커질 최악을 예방하기 위하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은 부분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아들을 공부하고 현상황을 이해하기에 이 책이 많은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상황이니 초등학교,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상황들이 쉽게 와닿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나 설명에 100% 동의할 수는 없었다. 일단 나의 경우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몸에 대해 저자와는 다른 접근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에 대해서 아는 것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성에 대한 기본 인식과 방향성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 물론 요즘 상황에 맞게 의견을 좁혀가는 것이 얼마만큼 가능할지는 아직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해서 성의 문제가 현실적으로 닥친다고 해도 어떻게 아이와 이야기를 해야할지는 저자의 의견대로 먼저 아이와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미리 알고 끊임없이 고민해보는 것이 엄마인 내게 있어서 큰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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