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군! 무슨 그런 생각을 해! 세라가 얼마나 무섭게 짜증을 낼까! 세라와 그 또래 여자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태평한 무심함 같았다. "야단 떨지 마요, 엄마." 아이들은 간절히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들은 부모가 베푸는 봉사는 받아들였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찾아오고 세탁 요금을 대신 내주는 일. 곤란한 전화 통화("엄마가 캐럴에게 전화해주면 일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나 끝없는 정리정돈("엄마, 내가 어지른 걸 치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급히 나가봐야 해서요.")도.

4% 딸은 딸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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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경험하고 하루이틀 지난 일보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인 것 같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정확한 순간을 더이상 기억할 수 없다. 그러나 잔디 쓰레기봉지를 놓치던 순간의 탈의 표정은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일부분 짜증의 표정이기도 했지만, 많이는 두려움의 표정이었다.

5%,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마지막 구급차까지 다 떠나자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밤늦게 사람들이 모두 잠든 후에야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탈의 부모님은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장례식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일 그분들이 내게 말을 걸었더라면, 나는, 때로 내가 꾸는 꿈속에서의 진실을 말해주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꾸는 꿈속에서 구멍에 잔디 봉지를 빠뜨리는 것은 탈이 아니라 나라고. 어떤 때는 내가 녀석을 밀어넣는다고. 한번은, 내가 녀석에게 내려가보라고 부추겼다고

그것이 진실이에요, 라고 나는 그분들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꿈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탈은 살게 되는 그 부분은.


7%,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그러다 결국 내다팔 물건이 남아나지 않게 되자 어머니에게 그냥 대출을 부탁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즈음 부모님은 별거 상태였다고 봐야 하지만, 어머니는 아직도 아버지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고, 그 사랑은 멈추는 법이 없었고, 안되게도, 거의 근시안적으로 아버지의 재능을 믿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쩌면 아버지 자신보다도 훨씬 더 아버지의 성공을 바랐는데, 지금까지도 나는 이것이 어머니의 최대 결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7%,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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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는 가뭄철이다. 이 주째 비가 오지 않았고, 기온은 세 자리 숫자를 기록했으며, 저녁이 되어도 화씨 105도*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늦은 오후의 공기는 투명하고 가볍고 아주 얇아서 마치 그 속을 움직여 다니는 것이 느껴질 정도이고, 눈을 찡그려 뜨면 쇄석 진입로 위로 물결치듯 솟아오르는 열기가 보일 듯하다.

* 섭씨 40.5도.

5%,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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