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비가 올 때 내가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려고 섰는데 오토바이가 내 앞에서 쭉 미끄러졌다. 장대같은 장맛비가 왔고 소년은 무릎부터 정강이 중간까지 빨갛게 갈려 피가 철철 나고 있었고 발목까지 피가 흘렀다. 짐칸에서 짬뽕인지 육개장 같은 것이 나와 한번 뒤집어졌는지 랩 부분이 주홍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그 자리는 살짝 비탈길로 나도 목발짚고 가다가 엎어진 곳이었다.
소년은 너무 아파 일어나지도 못했고 내가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워주었고 동시에 깔려있는 소년을 다른 아주머니가 팔을 잡아 일으키며 일어날 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다친 다리를 제대로 굽히지도 못하면서 아이 씨, 아이 씨, 어떡해, 하면서 애가 울었다. 음식을 경비원 아저씨가 주워주었나. 아주머니와 경비원아저씨가 한 일이 바뀌었을 수도. 음식을 받은 아이는 음식이 담긴 봉투의 빗물과 흙을 자기 옷으로 닦으면서 울었다. 앰뷸런스 불러야겠다고 하니까 저 배달해야돼요. 괜찮아요. 하고 갔다.
그 이후 툭하면 사죄하라고 배달원이나 택배기사 불러서 무릎 꿇리는 옆집을 볼 때마다, 시킨 음식이 불었거나 국물이 사방팔방 묻었거나 한 걸 볼 때마다 나는 그 소년을 생각한다.
사연없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포장을 해야지. 음식이 맞는 주소에 내가 주문한 바로 그 음식이 왔다면 불었거나 흐트러진 것에 대해선 뭐라고 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을 더더욱 하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
데미안은 밀고자 동료 크리스를 총살하고 나서 괴로운 심정으로시니드를 만나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무관심보다 ‘무감각‘이라는 생각이 번쩍하고 드는 대목이다. - P245

리키도 처음엔 자영업자인 듯 시작했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영화 속 영국과 다르지 않게 우리 사회에서도 팬데믹 이후 택배기사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시간에 쫓기며 고된 노동을 하는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좀 잡고 있더라도 너무 팍팍하게 굴지 않기를, 리키가 고객과 아내에게 내민 문구를 켄 로치 감독은 고단한 리키에게 돌려주어 위로한다. 리키로 대변된 긱 노동자들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와 취약층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 한다.
"미안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놓쳤어요."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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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 대한 가장 오랜 기억 중 하나는 연극에서 내가 피터 팬 역할을 맡은 일이다. 초록색 모자에 초록부츠가 내 의상이었다.
사라는 웬디였다. 사라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대사를길고 정성스럽게 늘어뜨려 최선을 다해 또박또박 전달했다. 사라가 완벽한 웬디로 변신한 덕분에 대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준은 다리 교정기와 클러치를 짚는개구쟁이 요정 팅커벨이었다. 피터 팬을 맡은 내가 크고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자 캠프 전체가 조용한 가운데 내 노래를 들었다.
50쪽.



이 이야기는 몇 번을 해서 내 레퍼토리 중 하나라 벌써부터 질리긴 하지만, 초…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 아주아주 쓸데없이 잘생긴 애가 있었더랬다.

지금은 마음의 눈이 발달을 하여, 자그마한 것에도 감동을 받고 행복해지면 어려보여요, 예뻐요, 아름다우세요, 과장님 짱, 따위를 남발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랑의 감정을 느낀 것도 손에 꼽고, 아이돌도 잘생기거나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그러니까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서지원, NRG환성이나 Y2K의 마쓰오 형제, 김사랑을 외모로 좋아한 건 아니었다(고 우겨본다). ㅋㅋㅋㅋ 물론 잘생겼지만 나는 그 외모들을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ㅋㅋㅋㅋㅋㅋ 고양이상을 좀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또 외모보다는 스타일이나 실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했다. 원빈과 장동건이 아니면 딱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말 하니 아주 그냥 어처구니가 없네. 그러나 정작 좋아하는 연예인은 김찬우나 김민우, 스카이(최진영)….
심지어 만화책에서 나오는 그림체를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루 승표 말고는 없다. 서지원 때문에 은비가 내리는 나라,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몇번을 읽었으나(만화책 읽는 속도가 느려 만화 품앗이에 참여를 못했는데도 당시 자주 가던 책대여점에서 엄청 보았다) 미안. 푸르매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어. ㅋㅋㅋㅋ 캔디캔디의 테리우스 짜증났어. 지금 생각하면 ‘얼마면 되니’같아서 싫었나봄. 근데 안소니는 더 별로였어. ㅋㅋㅋㅋ 이래서 하이틴 로맨스는 잘 못 읽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잘 생긴 사람에게 빠지는 편은 아니다. 정작 사랑에 빠지면 이야, 너는 진짜 얼굴을 정말 안 보는 구나, 라는 말을 많이 듣는 편.
아무튼.
아무튼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친구가 아스트로 차은우와 샤이니 최민호의 어릴 적 얼굴 같은 느낌이랄까? 아빠 어디가에서 배우 류진의 두 아들래미를 섞어놓은 얼굴이었다고 해야 할까. 뭐, 잘생긴 사람들은 다 닮았더라. 해서 다 갖다 붙일 수도 있다! 아무튼 초초초초초 잘생겨서 쟤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 같은 거 하면 좋겠단 생각을 늘 했었다. 걔랑 말할 기회가 있을 때 ‘야, 너 배우상이다?’ 해서 그 친구가 ‘뭔 소리…닥쳐’라고 한 적이 있다.
여자애들끼리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아이 이야기를 할 때, 누구누구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잘생겼다기에, 나는 무심코 좋아하는 건 아닌데 잘 생기기는 우리 반 ㅇㅇ가 제일 잘 생겼지~ 했는데 애들이 다들 표정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

한 애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걔가 뭐가 잘 생겼냐? 했고,
맨날 정신없게 움직이는데 자세히 볼 수나 있었냐? 는 애도 있었고
너는 그런… 애가 스타일이니? 냐는 애도 있었다.

애들이 그랬던 이유는 그 존나 잘생겼던 그 애가 뇌병변장애, 뇌성마비였기 때문이었다. 좋아했다기 보다 오히려 걔가 나랑 비슷한 성적이어서 라이벌이었다. 그래도 잘생긴 건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뇌성마비는 취향일 수가 없지 않나. 그냥 특징인 거지.

매번 다니는 학교, 단체, 놀러가는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장애인을 본다.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하고. 의족을 낀 절단 장애인은 모르고 그냥 지나가고. 귀가 한쪽이 안 들리는 정도도 역시 그냥 잘 모르고 지나가고. 나도 다른 사람의 귀나 눈을 빌릴 때가 있고 해마다 자빠져 깁스를 하니깐 또 내가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해코지를 당하기도 하고 말이다. 내 생각에 우리 일상생활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장애인이 2~5%는 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어쩐지 연극이나 드라마, 공연물에선 잘 보지 못하는 거 같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은 잘생긴 설정이 있는 연극이나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연기는 잘 하지만, 잘 생기지 않았을 때 종종 떠올랐다. 지금은 그런 고전적인 전형적인 인물이 등장하는 뮤지컬이나 연극을 잘 보진 않지만 이야기에서 남주 여주가 미남미녀로 설정이 되면 의외로 암만 연기파여도 딴 생각이 자주 들었다. ㅋㅋㅋ 예컨대, 초등학교 때 ㅇㅇ가 지금 어떻게 컸을까 ㅋㅋㅋㅋ 최소한 저 사람보다 잘 생기지 않을까?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왕자 분장을 한 그 녀석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니깐 내가 자라온 환경에선 최소한 빵집 점원이 경미한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고, 희곡 교수님이 절단장애가 있으시고 도덕 선생님이 열 손가락이 모두 없으셨고, 만두가게 아저씨가 혹이 있어 목을 잘 못 움직이시고 아빠가 사고로 한쪽 다리가 2센치 이상 짧은데, 또 당장 내가 황반변성으로 조금씩 사물 보는 것이 깔끔하질 못한데, 또래의 같은 신장의 여성에 비해 운동신경 반응이 약하고 심장이나 신장이나 기관지가 작은데,
아니 나포함 주변에 뚱뚱한 인간이 20-30퍼센트는 되는데, 100평이 넘는 부지에 2-3층 짓고 사는 사람보다 반지하 월세부터 15~36평 사는 사람들이 훨씬 흔한데,
하다못해 수술하기 전엔 대부분이 속쌍이거나 무쌍에 A컵이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 다닌 친구들이 부자 친구들보다 더 많은데,
어쨌든 내가 보는 드라마와 영화와 뮤지컬과 연극은 늘 어딘가 비율이 파괴돼 있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은 늘 왜곡돼 그려지는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의 유령이나 웃는 남자에서 처럼 추함은 곧 악이라, 무서운 존재이거나, 벙어리 삼룡이나 백치 아다다에서처럼 불쌍하고 희생당하는 존재이거나, 그 자신이 난쏘공에서처럼 영원한 약자처럼 나와 끝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거나. 내가 본 장애인들이 다 순수하지도 착하지도 않은데, 드라마에선 맨날 바보처럼 이상하게 얼굴 일그러뜨리고 바보같이 말하는 연기나 하고.

사실 그래서 처음 영민이가 장밋빛 표정이 가능한 소녀로 분한, 미술감독이 끝내주는 솜씨로 몽환적인 무대를 꾸민 그 연극을 보고 신선하고 새로웠다. 연극 자체가 꽃밭같았는데 아마도 ‘춤추는 휠체어’가 원작이었을 것이다. 휠체어로 그리는 동선이, 배우의 전달력이 아쉽지 않았다. 특히나 영민이는 지금도 별로 삼십대 아줌마 같지 않게 소녀같은 면이 많고 웃을 때도 늘 까르르 웃기 때문에… 불편함을 못 느꼈다.
그 연극 이후 ‘테레즈 라깽’에서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연기했을 때 나는 연극에서 비로소 현실감을 느꼈던 것 같다. 장애인 예술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가, 장애인 예술 단체도 필요하지만 극단에 비장애인 장애인 할 것 없이 섞여있는 모습을 보면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에 장애를 가진 인물 하나를 끼워넣었을 때 이 장애가 어떤 효과나 스토리를 갖지 않는 거라면 왜 쓰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한때 주머니에 작고 귀여운 몽키 스패너를 넣고 다닐 때 처럼 너무 이유없고 자연스러워서 미처 쓸데없는 ‘꼬리’라고 생각도 못했던 적이.
어떤 게 더 자연스러울까? 이미 난 안경과 발목 보조기를 찬 사이보그인데. 보청기를 낀 사람 이야기를 쓴다고 뭐, 어쩌라고. 그 보청기가 아무 사건도 안 일으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보청기 이야기도 괜찮은 거 아닌가.

그러니까 나는 많은 사람들이 연극 경험 하는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데, 연기 경험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혹시나 삶의 반경이 제약된 사람이었다면 더욱 반갑다. 누구나 롤플레잉이라도 해봐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더 많은 걸 할 수 있고 또 생각보다 스스로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느끼는 해방감 같은 걸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생각보다 장애인 배우가 대사를 칠 때 이해 못하는 일은 거의 없는 거 같다. 입모양에 집중할 수도 있고 맥락상 표정이나 감정으로 그냥 전달돼버릴 때가 있고. 그러고 보면 우리가 참으로 얼마나 다채롭게 소통할 수 있는지….

아무튼 이 문단 완전 소중하다. 아이들의 피터팬 연극 나도 궁금하고 보고 싶다. 특히나 초록색 옷을 입은 주디를.
귀여웠을 것 같다.



휴대폰으로 글을 써서 그런지 오타 작렬이다. 찾다가 포기.
신경염/신경통으로 자판 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심할 땐 볼펜을 손가락 안 쪽에 끼우고 노크하듯이 타이핑을 했었다. 사실 터치도 하는 순간 지문 닿는 부분이 죵나 불에 타오르는 느낌이긴 한데 실제 아픈 건 아니고 몇년을 이유없이 통증에 시달렸다보니 드는 느낌 같다. 그래도 자판 누르는 거보단 나음. 타격감 좋은 키보드를 그래서 나는 좀 무서워하는데 아빠 캄퓨터 쓸 때는 그래서 하… 그 탄력이 무섭다. 누군가가 엄청 큰 소리로 타자를 치면 소리가 거슬리는 게 시끄러워서가 아니라 듣기만 해도 아파서 그렇다. 나는 더운 거 싫어하지만 아아나 에어컨도 움찔하며 무서워하는 편이다. 여전히. 아플까봐.
뭐 컴퓨터 키는 것도 귀찮고. ㅋㅋㅋㅋ 일할 때 말곤 안 쓴다. 터치 스크린이 되는 휴대폰으로 편한 세상을 사니 주변은 잘 모르는 나만의 불편함인 것 같다. 뭐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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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쌤 이런 부분이 좋다. 이전 세대랑 말이 안 통해도 존중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다. 내가 더 기운이 있으니까 더 배려하고 더 맞춰살면 된다. 다른 사람 앞에선 최대한 엄마 아빠 편 들고 남들 앞에서 무안주지 않을거다. 부모 면박주는 자식 치고 정상적인 자식 없는 거 같다.
나도 조심해야지. 맨날 염두에 둬야지.

그분들에게 "대화도 잘 안 되고, 컴퓨터도 잘 못 다루고, 아이돌 이름도 잘 모르고, 와 진짜 구닥다리야!" 하고 말하지 마세요. 그분들은 그런 데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관심은 오로지 하나, 바로 "후세대에게 절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라는 일념밖에 없었던 분들이니까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바로 우리의 조부모님, 그리고 부모님들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앞만 보고 달려오시느라 주변을 잘 살피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옆도 돌아보고 살아야 해요. 물려받은 이 사회를 잘 가꾸어서 후손들에게 다시 물려줘야 합니다. 나누고, 연대하고, 배려하는 사회. 우리 모두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발 더 앞으로 나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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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돈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서 그냥 버린다면 결국 나라의 돈 한 냥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거야…….˝
하인은 이내 기가 죽었다.
˝또한 대장장이에게 세 낭을 주더라도 그 돈은 살아있는 돈이니나라의 돈이 줄어들 리가 없고 대장장이의 수입이 늘었으니 크게보아서는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일이 아니겠느냐?˝
하인은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54쪽

정승의 말을 보면 청렴하고 바람직한 위정자인 거 같기는 한데…
나 왜 이런 미담들 읽는 게 쉽지 않지?
때 탔나봐. 반성도 잘 안되고 무엇보다 나는 백성 시민에 가까워 그런가 싶고. 일단 요즘같으면 불량주화는 언젠가 다시 은행으로 들어가서 나라에서 새로 찍어내고 폐기하겠지 싶고. 3전 주고 1전 고치는 것이 개인이 할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같다.
육효나 주역점을 나는 팔면 주사위와 육면 주사위로 하지만 척전법으로 할 땐 500원짜리로 한다. 태어난 연도나 귀한 주화를 발견하고 싶지만 아직 발견한 적이 없다. 태어난 연도도 유난히 적게 발행했던 연도의 동전도 아직 쥐어본 적이 없다.
문득 그렇게 흔하다는 상평통보 구해서 육효나 주역점을 쳐보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다.

아 이 착한 사람아…
나는 전임자 잘못을 덤터기 쓰는 게 정말 너무나 싫은데 덤터기 써서 내가 잘못 되더라도 일단 기회를 주자고 하네. 책임은 전가하고 공은 가로채는 거 이 두가지가 제일 밉상인 건데.

만약 이 돈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서 그냥 버린다면 결국 나라의 돈 한 냥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거야……."
하인은 이내 기가 죽었다.
"또한 대장장이에게 세 낭을 주더라도 그 돈은 살아있는 돈이니 나라의 돈이 줄어들 리가 없고 대장장이의 수입이 늘었으니 크게보아서는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일이 아니겠느냐?"
하인은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 P54

서로 객기를 부려 지기를 싫어하고 이기기만 좋아하게 되면 이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만약 저쪽에서 이치에 맞지 않게 내 백성을 괴롭힌다면 나는 백성의 목민관으로서 당연히 비호해야 하겠지만, 저쪽에서 주장하는 일이 공정하고 내 백성이 사납고 교만하여 나를 의지하는 숲으로 삼아 숨으려 한다면, 마땅히 죄를 다스리도록 해야 한다. - P64

만약 전관이 공금에 손을 댔거나 창고의 곡식을 축내고 허위 문서를 만들어 놓았다면, 그것을 금방 들추어 내지 말고 기한을 정하여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 기한이 지나도 배상하지 못하거든 상사와 의논하도록 한다. 또한 전관이 세력 있는 집안이거나 호족이어서 권세를 믿고 약한 자를 능멸하는 자세로 일을 처리하면서 뒷일은 걱정하지 않는 자라면, 강경하고 엄하게 대응하여 조금이라도 굽히지말아야 한다. 비록 이 때문에 자신이 죄를 입어서 평생 불우하게 되더라도 후회해서는 안 된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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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많은 여성들이 건강에 어떠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체외 수정을 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것처럼 느낀다고 지적한다.224) 그들은 또한 어떤 젊은 여성들은 40대 초반에 임신할 수 있도록 20대에 난자를 냉동하도록 구슬려진다고 지적했다.225) 이 급진주의 문화 페미니스트들은 난자 냉동과 폐경기 이후의 임신이 정상적인 일이 된다면, 여성의 몸은 점점 더 기술이 명령하는 바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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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난자 얼리는 이야기들을 했던 연예인들이 떠오르는 거다. 나는 얼리지도 않았지만.
일단 당뇨병을 진단받은 후에 모든 것이 다 포기되었다. 호감과 썸에 휘둘리지도 않았고 꿈꾼 적도 없다. 간혹 지 좋아하는 줄 알고 착각하는 도끼병 환자를 몇번 만난 적은 있지만 내 스타일도 아니고 ㅋㅋㅋ 좋아한 적 없다. 플러팅도 가소롭게 느껴지고 결혼정보회사에서 전화오면 그냥 끊거나 실랄한 자아비판(네? 좀 아시고 전화 하시라고요. 당신이 입수한 정보로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요, 하는 류)을 하고 끊었다. 나는 좀 처진 눈꼬리에 만만하게 생긴 스타일인데, 대학 졸업사진을 보고 맏며느리 상이라 전화 건 거였다. 전화와 우편을 하도 많이 받은 탓에 국내 결혼정보업체 가연 듀오 뿐만 아니라 꽤 많이 안다. ㅋㅋㅋ 등급 체계 대충 아는 곳도 있다. ㅋㅋㅋㅋ
하지만 사유리 씨가 유튜브에 젠을 만나는 과정을 공개했을 때 눈물이 많이 났었다. 슈돌에서 본 젠은 빅보이이지만 너무 예쁘고. 건강하고. ㅎㅎㅎ 나는 동물과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도 마트에서 모카번을 식히고 있는데 아이가 손으로 다 만지고 눌러놨는데 제지도 안하고 새 빵만 하나 사가는 애아빠를 보고 분노했다. 동생이 이마트 빵 코너 그 안쪽에서 사람을 불러서 아이가 만진 빵 하나하나 일러주고 이건 어떻게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막 멋있더라. 양심이 있으면 그냥 팔지는 않겠지. 동생 표정 되게 무서웠는데 애가 눈치보면서 다 만지더라. 그런데 자기 새끼는 다 깨끗해보이는 걸까? 나는 비위가 너무 상해서 앞으로 저렇게 식히는 중인 따끈한 빵은 사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또 나나 동생이나 만지지 말라고 못하겠는게 애 아빠가 보고도 막지 않고 교육하는데 우리가 뭐라 하면 싸움날까봐 뭐라 못 하겠더라. 애가 저러는 건 인식이 없어 그러는 거니깐 교육시켜야 하지 않나? 자기 애가 사고 친거는 다 책임지고 사가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요즘 너무 이런 사람들 많은데 이해를 못하겠다. 나나 동생이나 요즘 번아웃이라 너무 힘든 상태여서 인간들 자체가 부딪히기 너무 힘든 거다. 금요일 짤랑이는 밥먹고 오니 또 내 자리 대각선으로 내가 얼굴 조금만 들어도 보이는 자리에 있다가 내가 좀 일찍 가방 싸려고 커피잔 씻는데 같이 나갈 준비를 하고 자꾸 더 동선이 겹쳐서 너무 힘들었었다.
아무튼 그렇게 동물과 애들이 싫어도, 유채꽃밭을 걸으며 친구 조카의 처진 기저귀 뒷태가 아른 거리고, 산책하는 퍼그의 오다리로 쫑쫑쫑 걷는 모습이나 빡빡한 박스에 앉는 고양이가 좋을 때도 있긴 하고. 어쨌든 최소한 내 아이를 예뻐할 힘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왔다.
그냥 아기 욕심은 있었나보다. 그래서 이 논란들을 보면서 부글부글 했다기 보다, 그래도 기술이 발전 해서 시험관, 체외 수정 뿐만 아니라 인공 자궁도 생겼으면 좋겠고 자궁 없는 남성이나 남성 커플, 자궁을 쓸 수 없는 여성들도 아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부모 가정 어쩌구, 이기적이라는 말이라든가, 아이를 강아지처럼 낳고 버리고 그런 연놈들이 많아지면 어쩌냐는 둥 그런 말들도 많은데, 일단 이런 건 다 논의된 이야기들이라 페미니스트 아니더라도(물론 나도 잘 모르고 페미니스트라고 하기도 어렵고) 좀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럼 아 다 편견이구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할 텐데.
아무튼 시험관 시술을 위해서도 배란 주사를 하루 세번 복부 피하주사 해야하고 건강한 난자를 위해서 당뇨 수치를 80-100으로 맞추며 경구약 중단, 지속성과 속효성 인슐린을 하루 네번 시간과 수치 지키며 맞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가진 아이가 소중하지 않을리 없을 거 같아서. 물론 이건 내가 임신을 준비하게 되면 하게 될 일들이고 살아있는 동안엔 할 리가 없을 꿈같은 일이 되겠지만. 기술 발전이 그 누구에게도 권력이 되지 않기를, 또 제약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해야지. 권력이 될 거라고, 제약이 될 거라며 지레 단정하고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미국 낙태법은 또 어떻게 될런지….

아니 내가 있지도 않은 애 걱정 할 때가 아니고 돈. 돈 벌 생각이나 좀 하고 공부도 좀 하자. ㅋㅋㅋ

이 책에서 조금 슬프긴 했지만 행복한 일요일이었다. 친구가 자기 책 보내준다고 해서 들떴고 유채꽃밭 거니는데 하늘이 너무 맑아서 그동안의 황사는 황하강의 것만은 아니었군. 하는 그런 이상한 생각도 조금 했다.
이미지로 안돼서 밑줄긋기로 사진 넣어버림. ㅋㅋ

예컨대 많은 여성들이 건강에 어떠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체외 수정을 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것처럼 느낀다고 지적한다.224) 그들은 또한 어떤 젊은 여성들은 40대 초반에 임신할 수 있도록 20대에 난자를 냉동하도록 구슬려진다고 지적했다.225) 이 급진주의 문화 페미니스트들은 난자 냉동과 폐경기 이후의 임신이 정상적인 일이 된다면, 여성의 몸은 점점 더 기술이 명령하는 바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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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논평가들이 생물학적 모성(motherhood)과 사회적 모성을 항상 구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 가지 차원의 어머니 노릇(mothering)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만일 우리가 철학자 앨리슨 재거처럼 ‘어머니 노릇’이라는 용어를 "한 개인이 또 다른 개인을 양육하고 돌보는 모든 관계"226)로 확장하게 되면, 한 개인은 사회적 어머니가 되기 위해 반드시 생물학적 어머니가 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가부장제 사회는 아이를 낳은 여성이 그 아이를 키우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단순하게 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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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오클리의 평가에 의하면, 생물학적 어머니에 의해 양육되는 것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욕구가 아닌 것처럼, 생물학적 모성은 자연스러운 여성의 욕구가 아니다. 따라서 앤 오클리는 생물학적 모성이 문화적 구성물, 즉 억압적 목적을 가진 신화라고 결론지었다. 여성들은 이기적이라거나 심지어 비정상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전혀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 여성들이 마지못해 어머니가 된다. 그리고 자녀 양육의 책임을 다른 어른들과 공유하면서 훨씬 더 행복해할 여성들이 어머니 노릇을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는 개인적인 과제로 떠맡는다. 앤 오클리는 그렇게 많은 어머니들이 불행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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