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광인의 이야기 - 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우화와 시
칼릴 지브란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시대의 천재'라고 불리는 시인이자 철학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의 작품은 우리의 영혼에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칼릴 지브란의 작품은 쉽지 않다. 

무언가 금방 이해가 될 듯하면서도 우리 영혼의 바다의 흔들림이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듯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해보아야 하는게 그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어느 광인의 이야기>는 보다 더 쉽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이유는 <어느 광인의 이야기>가 우화와 시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어느 광인의 이야기>이지만  보다 더 냉철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다.


어쩌다 광인이 되었느냐고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p 6


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곱 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던 한 사람.

북적대는 거리에서 가면을 도둑 맞게 되었다.

도둑이야 라고 외치는 가면의 주인을 사람들은 무서워하며 미친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광인이 되었다.

가면을 벗고 광인이 된 그 사람이 느낀 것은 오히려.. 자유..


그리고 이렇게 미치고 나니 오히려 자유롭고 편안해졌습니다.

고독이라는 자유를 알게 되었고

또 이해받는 것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난 거지요.

누군가가 우리를 이해하면

우리 속의 무언가가 그 사람에게 얽매이게 되니까요. p7


사람은 서로에게 이해받기를 그리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얽매이게 된다. 이 얽매임이 상대를 이해한다는 명목으로 구속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이해를 한다는 것은 내 논리와 이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고

이해 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있는 그대로란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떠오른다.

요즘 다른 책들에서도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과연, 내 자신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로 혹은 몇 가지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광인의 일곱 자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에게는 많은 모습들이 있다.

고통과 슬픔의 자아, 웃음과 기쁨의 자아, 사랑에 눈먼 자아, 폭풍 같은 자아, 배고픔과 목마름의 자아, 일하는 자아, 허공 속에 그저 자리 잡고만 있는 자아.

여섯 자아들이 힘들다며 광인에게 반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하다가 일곱째 자아의 말을 듣고는 모두 행복한 사명감에 젖어들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외에도 더 많은 자아들이 있지 않을까...

나는 이 모든 자아들을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던져주는 <어느 광인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칼릴 지브란은 이 광인을 통해서 우리에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하느님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

삶의 지혜를 단순하게 들려주는 것 같으면서도 머리 속을 온통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ㅎㅎ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칼릴 지브란의 작품들을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서 공명하는 영혼의 울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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