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거대한 세계적 가구점 이케아..

그런 이케아를 콕 찝어서 제목으로 정한 소설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이케아가 소설의 주요 소재이면서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워 읽어보게 된 책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사실 이 책은 제목만 보더라도 어떠한 이야기를 전해줄런 지 대충 감이 잡히는 소설이다.

거대한 가구점 이케아,

그런 가구점때문에 마을의 작은 가구점들이 사라져가는 모습..

자존감과 자부감을 지키며 지켜온 가구점이 이케아 때문에 무너져 버리고 그로인해 오는 상실감과 복수심으로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다는 것..

여기까지는 누구든 상상을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러나 내가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에서 궁금했던 것은 납치한 이후, 납치한 이케아 사장과 하롤드 영감과의 관계,그들의 감정, 그리고 결말이 궁금했었다. 저자는 어떠한 결말을 내릴까?


한 인간을 납치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고 말하자 경찰은 미소를 지었다. 스웨덴 사람인가요? 맞아요. 그게 바로 내 계획이라오. 그렇다면 아주 바쁘실 것 같군요. 그는 내가 농담한다고 생각했을까? 그의 농담에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p8


하롤드 M. 룬데.

하롤드 영감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룬데 가구점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었고, 룬데 가구점은 이케아가 오사데에 처음 문을 연 198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하롤드 영감의 아들 둘은 그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룬데 가구점을 물려받지 않았고, 하롤드의 아내 마르니는 과거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있다.

아들들과 대화도 없고 서로 미워하는 듯한 모습.

남편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하롤드 영감은 철저히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 듯 하다.

이케아 사장을 납치하러 가는 도중 우연히 만나게 된 소녀 엡바.

엄마에게서 심장이 없는 아이라는 말을 들어 손목에 심장 문신을 새긴 소녀 엡바.

엡바는 하롤드 영감이 느끼고 있는 노년의 고독함과 문 닫은 룬데 가구점으로 인한 상실감등을 조금씩 위로해주는 존재이다.


이케아는 고객을 이용해 우리 가구점의 목을 점점 더 조여왔다. 이케아에 다녀온 사람들은 우리 가구점에 들러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룬데 가구점의 품질과 이케아의 가격이었다. p 81


뜨끔해진다. ^^

가격은 저렴하면서 품질은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소비자..나도 그 중 한 사람이기에..


하롤드 영감은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다.

결과적으로는 하롤드 영감의 복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정말 그게 성공이었을까?

복수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케아 사장을 납치하겠다고 길을 나섰지만 하롤드 영감의 마음은 갈등의 연속이다.

대놓고 납치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도 않고, 납치되었다가 도망친 이케아 사장이 다시 하롤드에게 붙잡혔을 때는 안도감보다는 실망감이 더 크기도 하다.

하롤드 영감의 안쓰러운 모습이 내내 보이는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이다.

시간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에 맞춰 자신이 변하지 못하여 무너져 버린것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못내 아쉽기도 하다.


나는 이케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DIY 하는 걸 불편해해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가격이면 완제품도 살 수 있는 곳도 많은 데 굳이 시간들여가며 직접 만들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 이케아에 가보고 싶은 마음 조차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케아를 말했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케아와 같은 대형 기업, 사업때문에 작은 상공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해롤드 영감>은 커다란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릴이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삶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하고, 우리 주위의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많은 이야기를, 많은 생각들을 갖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