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 하루 끝에 펼친 철학의 위로
민이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제목이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이라 해서....

그러나...

밤에 읽지 않아서인건지, 요즘 내 마음이 뒤숭숭해서인건지 소심한 마음으로 읽기 보다는 무게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은 철학이 전문이 아니라고 한 저자이지만 수많은 철학가들과 그들의 철학을 우리네 일상과 연결하여 이야기를 한다. 그 철학들 속에 담아낸 이야기들은 영화 이야기도, 여행이야기도 소설이야기도 어울려 하나가 된다.

하여 저자가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을 통해 의도한 바는 철학이 우리의 많은 일상들에 어우러져 있으며 그 철학을 통해 생각의 여행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느끼며 잠 못 이루는 밤에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였다고 한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인식'은 현상 그대로를 감각기관으로 인지하는 작업이 아니다. 이미 각자의 정신에 자리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긍정이다. 따라서 '나'라는 체계에 부합하는 정보만 걸러져 들어오는 것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 모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을 선택해서 본다는 의미이다. p 93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보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 모두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경험이든 간접 경험이든 많은 경험을 했다 손 치더라도 여전히 고정관념이 남아 있게 된다.

자신은 미처 그 고정관념들을 모두 버리고 많은 걸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웠다고 여기지만 여전히 내 안에 들어오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내 신체에 거부반응이 없는 '긍정'의 가치들이다. 자신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무의식에는, 이미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자리하는 셈이다. 즉 자신이 곧 선이라는 '도덕적 우월감'이다. p 93


'도덕적 우월감'은 누구에게나 갖고 있는 듯 하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각자에게 다를지언정 누구나 각기 다른 형태의 '도덕적 우월감'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이 각자의 '도덕적 우월감'이 서로 부딪혀서 소통의 불가와 다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변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전제는 '자기 자신'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어쩌면 '나'로 끌어안은 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일 수도 있다. p96


변화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에 변화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

변화되고 싶었던 모습들을 인지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그 모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저 깊이 잠재되어 있다가 불쑥 튀어나온다.

결국 버리지 못한 '자기 자신'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왜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자기 자신'을 버린다는 것...그렇게 생각해보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의 차이는 인정하기 쉬울 수 있으나 내면의 차이는 인정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유독 떠오르는 밤이다.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의 PART 2 중에서 '누구나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 의 내용을 갖고 생각해 보았다.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은 한꺼번에 읽어내려 갈 내용이 아니라 하나 하나 천천히 생각하며 읽어봐야 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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