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월기
나카지마 아쓰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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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동안 일본 교과서에 수록되었다는 <산월기>.

어떤 내용이길래 일본의 국민 소설이라 불리고, 60여 년 동안 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읽게 된 책, <산월기>


<산월기>는 나카지마 아쓰시의 단편집으로 <산월기>를 대표작으로 하는 중국 고담 9편과 <식민지 조선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3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 고담을 처음 접해봤는데 저자는 당나라의 기담 <인호전>에서 제재를 가져와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고담이라 그런지 이야기들은 기이하면서 재미있고 교훈적이다.

이 책의 대표작인 <산월기>의 내용을 짧게 간추려 보면, 시인이 되고자 했던 남자는 관직을 하는 것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관직을 거부하고 시를 쓰기에 몰두하지만 맘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남들이 하는 일을 우습게 보고 자신에 차 있던 남자는 시로 이름을 날리지 못하여 집안이 가난해지자, 하는 수 없이 관직을 맡아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과 같이 시험을 보았던 동료들은 이미 높은 위치에 있고, 그에 비해 남자는 말단이나 다름없었으니 그는 자존심도 상하고 성격도 이상해졌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남자...

모두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호랑이가 출몰한다는 곳을 지나야 했던 사람은 이상한 울음소리에 끌린다.

알고 보니 그 이상한 울음소리는 호랑이였는데, 호랑이가 바로 사라진 남자였던 것..

호랑이로 변한 남자. 그리고 호랑이로 변한 남자의 사연을 들어주는 절친했던 친구..


인간은 누구나 맹수를 키우는 사육사이며, 그 맹수는 바로 각자의 성정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거만한 수치심이 맹수였다. 호랑이였던 것이다. 이것이 나를 해치고 처자를 괴롭히며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에는 내 외모를 이렇게 속마음과 어울리게 바꾸어 버렸다. p 17


자신의 속마음이 호랑이였기에 외모를 바꾸어 놓았다고 하는 이야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교훈적인 <산월기>이다.

<산월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는 강렬한 작품이기에 일본의 교과서에서 100퍼센트 채택하여 게재 되는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중국의 고담은 삶에 있어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 주제인 <식민지 조선의 풍경>도 호기심을 갖게 했었다.

저자가 조선의 경성에서 살았을 당시의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식민지였었던 당시 조선의 풍경과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인의 모습 그리고 제국주의 모순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나카지마 아쓰시의 단편선 <산월기>는 내게 많이 낯설었다.

중국 고담은 그나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지만 식민지 조선의 풍경은 뭔가 모르게 글을 써내려간 방식이 낯설고 그래서인지 지루함도 조금 느끼기도 했다.

그동안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글들만을 읽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문학전집'에 소개 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나카지마의 문학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60년 동안 일본의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산월기>는 읽어볼 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약간은 평범한 듯한...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어렵게도 느껴지는 <산월기>이지만,

교훈적인 내용과 식민지 조선의 풍경을 담았다는 자체만으로도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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