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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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

너무도 아름다운 여성, 그리고 스파이,

아주 오래전에  마타하리란 영화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영화 내용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되었지만, 스파이 마타하리란 이름은 기억난다.


우리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스파이>는 마타하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이 책에 쓴 내용들은 모두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라고 파울로 코엘료는 밝힌다.

그렇다. 마타하리는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다.

그리고  마타하리는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사형을 당한 여인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스파이>는 마타하리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남긴 편지, 그녀의 변호사가 남긴 편지라는 형식으로 마타하리의 삶을 들려준다.


죄가 없다? 어쩌면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닐 겁니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이 도시에 첫발을 디딘 이후로 죄가 없던 때는 단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정부 기밀을 원하는 자들을 조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고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에게 저항할 수 없으리라 여겼지만 내가 조종당하고 말았습니다. p 26


마타하리는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 아름다움이 마타하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녀에게 수많은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고등학교 교장에게 강간을 당하고, 남편에게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언제라도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어 그녀를 폭행하게 되고, 고위급 간부들과 사회 유명인사들의 정부가 되게 한다.

그녀가 폭행하는 남편을 떠나 살 수 있었던 방법은 무대에서 무용을 하는 것과 돈 많고 지위 높은 남자들과의 관계 뿐이었다.

마타하리가 나이가 들어 무용수로써의 인기가 조금씩 사그라들때쯤, 돌연히 나타난 독일 남자.

독일 남자는 마타하리에게 새로운 무대를 주겠다며 독일로 가자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마타하리를 프랑스의 정보를 독일에 넘겨주는 스파이로 사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전쟁이 터졌다.

마타하리는 독일 영사관을 찾았고, 그곳에서 스파이가 되면 많은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녀는 독일의 제안을 받고 바로 프랑스 영사관에 알려주었고, 이중첩자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그렇게 독일인들의 의심은 마침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크라머 영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론적으로 그들에게 마타 하리는 그때껏 아무런 정보도 제공해준 바 없는 이중간첩이었습니다. p 179


아무것도 제공해주지 않은 이중간첩, 마타하리.

그러나 독일에서 준 스파이 암호명과 전보가 마타하리를 체포하는 조건이 되어버린다.

그녀를 조사해보아도 별다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쟁 중이었던지라 그녀는 감옥에 가게 되고 처형을 당하게 된다.


나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여자이고, 무엇도 그 사실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훗날 내 이름이 기억될지 모르겟지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나는 희생자가 아니라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간 사람, 치러야 할 대가를 당당히 치른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p 29


자유를 갈망했던 여인,

죄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은 스파이가 아니라 오히려 창녀라고 부르는게 낫다고 말한 여인, 마타하리.

그녀의 아름다움은  삶에 고통을 주는 죄가 되어버렸다.

살기 위해 선택해야 했던 것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어가버렸다.


비운의 삶을 살고, 자유를 갈망했으나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마타하리.

정말 시대를 잘못 태어난 여자. 지금 이 시대의 마타하리라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이 다른 작품을 읽지 못한 상태라 마타하리를 다룬 <스파이>를 왜 쓰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타하리에 관한 자료를 어디에서 참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만 있고, 작가의 의견을 보여주는 말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어렴풋한 기억이 남아 마타하리란 이름과 파울로 코엘료라는 믿음직한 작가의 이름만으로 읽게 된 <스파이>.

같은 여자이기에 <스파이>는 슬프고 아련한 마음을 내내 갖게 해주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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