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 소설 법정
백금남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법정스님의 이야기라면 두 말 할 필요도 없으리라..

이 혼탁하고 욕심많은 세상에 <무소유>를 가슴깊이 던져주고 가신 법정스님..

그 법정스님이 다시 살아온 듯 그분의 생애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소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법정스님의 출생과 어린시절부터  출가하시게 된 계기와 스님으로의 여정 그리고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셨던 그 분의 행적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들려주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였다.

이 책에는 법정스님께서 <무소유>라는 책을 통해서 들려주셨던 말씀과 더욱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법정스님의 미출간 원고 23편이 최초로 공개되었다는 점이다.


저자 백금남님은 법정스님의 관한 자료를 찾아 천 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의 노력으로 불교신문 등에 실렸던 원고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저자의 노력 덕택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법정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이 한 권의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모두 실명을 사용한 것만 봐도 허구보다는 법정스님의 관한 사실을 담고 있는 것이리라 믿는다.



법정스님의 송광사 암자에는 불상뿐 아니라 십자가와 성모상이 함께 놓여 있었다고 한다.

젊은 승이 그것을 보고 이단이 아니냐며 왜 이런 것을 놓으셨냐고 묻자,


"내가 보기에는, 내 종교는 귀하고 남의 종교는 이단이라고 하는 네놈 생각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쳤느냐. 분별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았느냐. 그런데 어찌 불자로서 내 것, 남의 것을 분별한단 말이냐, 내 것이 옳으면 남의 것도 옳은 법. 남의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자기 것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자비의 본질이다. 진리란 어느 길로 가나 그 귀결점은 하나인 것."  p 263


이라고 하셨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법정스님께서 하신 말씀과 같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우리나라에서 커다란 세 종교가 (기독교, 카톨릭, 불교) 서로 너무도 배척하고 이단시 하는 모습이 왠지 아니다 싶었는데 법정스님도 그리 말씀하셨다는 점이 위안이되며 공감이 된다. 요즘은 서로 융합하고자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신도들에게서는 여전히 남아있는 배척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불교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시고 신문에 '부처님 전상서'라는 글을 투고하여 법정스님 자신을 비롯하여 반성하고 고쳐져야 한다는 열정적인 모습과 진정으로 중생을 위한 것이 무엇인가를 내내 고민하고 몸소 행하셨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종교라는 것이...어느 종교나 문제가 없는 곳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예수님과 부처님은 참 진리를 전하고 계신데 그 진리를 깨우치고자 하는 인간들은 종교라는 단체를 내세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모습이 .... 아직도 남아있음이...



그 힘든 일들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주님은 항시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그럴수록 더욱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기도드리시기 바랍니다. p 353


법정스님께서 이해인수녀님의 편지에 대한 답장에 쓰인 내용 중의 일부이다.

누구 이 부분만을 본다면 법정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겠는가?

법정스님은 가르멜수녀원에서 이해인수녀님과 함께 강의를 하시기도 하셨다고 하는데 그때 모두들

'눈 감고 들으면 그대로 카토릭 수사님의 말씀'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법정스님께서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깊으셨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그렇기에 더더욱 법정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오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설 법정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위인전이라고 할 수 도 있을 듯 하다.

소설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는 있었지만 불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에서 가끔씩 어려움이 생기기도 하였다. 주석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법정스님의 생애를 이해하는데에는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소설 법정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에는 법정스님의 시 12편, 칼럼 4편, 불교 설화 7편이 고스란히 실려있으니 더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 미출간 원고 23편은 한자를 한글로만 바꿨을 뿐 운문이나 첨삭 없이 원문 그대로 실려 있기에 법정스님의 생애와 함께 법정스님의 작품을 읽는다는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무소유>를 몸소 행하시고 우리들에게 <무소유>란 화두를 던지시고 돌아가신지 몇 년이 흐른 지금...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를 통해 법정스님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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