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리디아가 사라졌다.

리디아의 엄마는 리디아가 납치를 당한 것이 아닌가 싶어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나 얼마후 집 근처 호수에서 리디아의 시신을 찾아낸다.

부검결과와 경찰의 수사결과 리디아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하지만 리디아의 엄마 메릴린은 리디아의 자살을 인정할 수 없다.

공부도 잘 하고 이쁘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누구보다도 받았던 리디아이기에 메릴린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리디아의 죽음은 남은 가족들에게는 고통이다.

메릴린은 리디아의 방에서 꿈쩍도 안하고 아빠인 제임스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다보면 리디아의 가족은 리디아의 죽음 이전부터 벌써 불행 또는 가족의 파멸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제임스는 미국인이지만 중국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중국인이었던 것.

메릴린은 의사가 되고 싶어서 여학생은 자신뿐이었던 대학을 다녔다. 여자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잘 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던 메릴린의 엄마와는 다르게 살고 싶었다. 그러다 대학에서 제임스를 만나고 졸업하기전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 당연히 학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리디아에게는 오빠 네스와 동생 한나가 있었다.

네스와 한나는 아빠를 닮아 중국인의 모습이었지만 리디아는 엄마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그런 리디아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네스와 한나가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부모의 사랑은 리디아에게 치우쳐져 있었고, 특히나 메릴린은 리디아에게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무리하게 시키기도 하였다.

리디아는 엄마가 또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엄마가 시키는 대로 좋다고 하며 하지만 학업을 따라가기가 버겁기만 하였다.


메릴린은 자신이 처음 사준 1966년도 일기장을 집어들 때까지 모든 일기장을 펼쳐봤다. 한 단어도 없었다. 딸아이의 생애는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메릴린에게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p 110


의사, 의사, 의사, 엄마는 그것을 너무나도 바랐기 때문데 더는 말로 할 필요도 없다는 걸, 리디아는 알았다. 엄마의 소망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리디아는 다른 미래는, 다른 인생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p 228


거짓 웃음, 친구가 하나도 없는 리디아. 낙제를 받기도 한 리디아. 외로워하고 힘들어하는 리디아.

그런 리디아에 대해 부모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나마 오빠인 네스가 좀 알기는 했지만, 리디아만 사랑하는 부모들에게서 떠나고픈 생각이 간절했고, 결국 네스는 부모에게 리디아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아무도 가족 모두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없었고, 자녀의 마음이 어떤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가족이지만...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을>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드러내어준다.

첫째는 가족의 의미..

가족이기에 내 자녀이기에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도 가족에게서 상처를 더욱 받게 되기도 한다. 아들러의 말처럼 가족관계가 수직적인 관계에서 오는 불행을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다. 가족관계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둘째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선입견..그리고 다문화 자녀들의 외로움..

지금이야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그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남아 있는 듯 하다. 능력에 대해서는 많이 공평해졌을까?

나와는 다를 뿐..가족이라고 해서 나와 같지도 않는데 말이다..


셋째는 꿈에 대한 미련과 지금 현재의 중요함.

메릴린은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꿈에 대한 미련이 메릴린을 흔들어 놓았고, 지금 현재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게 만들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른 방법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제임스 역시나 외모로는 중국인이었기때문에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가 없었다 .

리디아는 꿈을 꿀 수 조차 없었다.

네스는 집을 떠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꿈을 꾸고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정말 정말 우울하고 답답하고 힘겨웠다.

대화없는 가족. 자녀들을 통해서 대리만족하고자 하는 부모.

그 자신들조차도 외롭고 버거워하는 부모...

내내 어둠 속을 해매고 있는 듯한 리디아와 네스의 모습이 안쓰럽고 속상하였다.

그래서 우울해지고 답답해지고....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지금의 시대와는 조금 먼 시대의 모습으로 그려지고는 있지만 현재의 많은 가족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리디아와 네스, 한나, 제임스와 메릴린...과 같은 가족이 되지 않기를...반성하며..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 아닌가 싶다..


서로 마음이 통하고~ 이해하고~ 진짜 대화를 나누고~ 행복한 가족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추천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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