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온 아이
에오윈 아이비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하얀 눈으로 가득한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눈에서 온 아이>.

유럽에서 <백설공주>와 <인어공주>로 변형된 근간 설화인 러시아의 <눈 소녀>라는 동화가 모티브가 되고, 신선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눈에서 온 아이>.


춥디 추운 강에 빠져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던 메이블.

너무도 척박한 알래스카의 땅을 죽을 힘을 다해 개간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패배감을 안고 사는 메이블의 남편 잭.

메이블과 잭에게는 아이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알래스카 땅의 한 부분을 개척하고 개간하며 간신히 끼니를 때우며 산다. 메이블과 잭에게 처음부터 아이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알래스카에 오기전, 책과 그림을 좋아하던 메이블과 농사일에 자신 있던 잭에게 아이가 있었지만 그만 유산되고 만다. 그 이후로 메이블과 잭의 사이는 서로가 알 듯 모를 듯 거리감이 생기고..서로는 같이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진심으로 의지하지 못하고 외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알래스카에 첫 눈이 오던 날..

아주 오랜만에 그들은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부터 잭은 소녀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근처에 마을과 사람이라고는 없는 메이블과 잭의 집이었는데 소녀가 숲 속을 뛰어다니는 것을 보게 된 것..

이후 메이블도 소녀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메이블과 잭은 소녀가 자신의 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드디어 소녀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식사도 하게 된다..

그러나 소녀는 메이블의 집에서 자려고 하지 않는다.

숲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그리고 메이블은 기억해낸다. 어릴 적에 아빠가 읽어주시던 동화 스네구로치카의 <눈 소녀>(1857년)와 많이 닮았다는 것을..

메이블은 눈사람이 소녀가 되어 아이가 없는 그들에게 나타났고, 아이는 눈 소녀이기에 더우면 녹아내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소녀에게 애정을 쏟게 된다.

메이블과 잭에게 나타난 소녀의 이름은 '파이나'.



 잠시 후 늙은 여자가 밖을 내다보니, 남은 거라고는 아이의 빨간 장화와 파란 장갑, 눈이 녹아 고인 물뿐이었어. p 178


동화 <눈 소녀>에서는 소녀가 녹아 사라지는 비극적인 결말이 된다.

그렇다면 <눈에서 온 아이>에서는 어떤 결말이? ^^ 여기에서는 여기까지만...남겨두어야 겠다.


<눈에서 온 아이>의 결말이 너무도 궁금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여 새벽까지 읽어갔다.

파이나와 메이블과 잭의 관계에서, 결말에 이르는 과정중의 이야기 중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본능이 <눈에서 온 아이>의 신비감을 약간 감소시키는 듯 싶었다..내게는 그랬다.


그러나 <눈에서 온 아이> 파이나는 메이블과 잭에게는 기적같은 존재였다.

동화에서처럼 마법이 이루어진 듯 눈 사람이 소녀가 된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람인 소녀가 그들에게 찾아왔지만 알래스카 개척에, 두 부부 사이에 절망감만을 느끼고 있던 그들에게는 희망이자 기적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파이나를 통해서 거의 포기직전이었던 그들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눈에서 온 아이>는 1920년대의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그 당시 황량하기만 한 알래스카를 개척하고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실패하여 돌아간 사람도 있고,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눈에서 온 아이>를 보면 알래스카 개척자들의 고단하고 너무도 힘겹고 외로웠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눈에서 온 아이>의 저자인 '에오윈 아이비'는 알래스카에서도 가장 척박한 땅인 북쪽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그곳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알래스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눈에서 온 아이>는 알래스카라는 이름만큼이나 신비롭고 추위가 가득하고 외로워보이고 고요한 분위기가 가득한 이야기이다.

<눈에서 온 아이>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신비로움과 지극히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고, 고독과 사랑이 공존하고 아름다움과 순수함이 곳곳에 묻어 있는 정말 첫 눈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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