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생각
정법안 지음, 최갑수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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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생각>은 성철스님, 법정스님등 당대에 큰스님이라고 불려지며 알려진 스님들의 일화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정법안님은 20대에 불가와 인연을 맺어 이 후 30여 년 동안 큰스님들을 두루 만나 귀한 가르침을 얻었다고 한다. 귀한 만남 속에 들은 일화와 법문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역시나 큰스님들의 귀한 말씀이 담긴 일화여서 일까?

<스님의 생각>에는 인생에 등불이 되어줄 수 있는 삶의 지혜들이 담겨져 있었다.


<스님의 생각>은 1부. 지나간 것은 이미 지나간 일, 2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3부. 너를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이냐?, 4부. 네 마음의 주인이 누구냐? 로 구성되어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굳이 목차를 따라서 읽지 않고, 마음에 와닿는 제목의 일화를 찾아서 읽어도 좋을듯 하다.


10여 년 전 티베트의 한 스님이 마취를 받지 않고 수술을 받았으나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들이 스님의 피를 뽑아 정밀 검사를 해보니 이상한 물질이 검출되었고, 이는 마음이 지극히 안정된 상태나 명상하는 사람의 몸에서 생성되는 물질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물질이 바로 엔도르핀이라고 한다.


모든 근심음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 남을 위하는 마음이 엔드르핀을 만들어냅니다. p 35


월서 스님이 신도에게 물었습니다.

"자네, 왜 절에 오는가?"

"부처님 만나러 오지요."

"자네 집에도 부처가 있는데 왜 여기에 와? 자네는 아직 때를 씻지 못했군."

"저희 집에 부처가 있다뇨?"

"남편과 아이들 있어?"

"네."

"그들이 바로 부처야. 그러니 가족을 잘 모셔야 해. 그리고 때를 자주 벗겨."

"때를 벗기라뇨?"

"허허, 육신의 때를 벗기는 곳이 목욕탕이라면 마음의 때를 벗기는 곳이 절이지." p163


이 글을 보니 지난번 읽은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의 <설전>의 내용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런 말씀이 있었다. 내 가족을 내 이웃을 부처라고 여기며 대해야 한다는 말씀.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이웃에게 베풀어 준 것이 곧 예수에게 베푼것이라는...

가족은 가족이기에 소홀하고 이웃은 가족이 아니기에 소홀하게 대하게 된다.

그러나 가족을, 이웃을 부처라고 여기고, 예수님이라고 여긴다고 결코 소홀하게 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부처이고 예수라고 여기면  성심성의를 다해서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떤 큰 스님은 물이 불어난 개울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아낙을 덥석 업고 개울을 건너셨다고 한다. 이를 본 시자가 '여자를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는 계율이 있는데 어찌 여자를 업고 개울을 건넜냐고 묻자,

큰 스님 하신 말씀..

"이놈아, 나는 개울을 건너고 아낙을 내려놓았는데 너는 아직 그 아낙을 업고 있느냐?" 하셨다고 한다.

이 글을 보면서 내가 기독교인 인지라 성경의 말씀과 자꾸 오버랩된다.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계율을 어기고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여기서 큰스님도 계율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신 것이다.

계율을 위해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계율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계율이 전부인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이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불교에서든 기독교에서는 계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들은 자꾸 놓치고만 있는 듯 하다.


<스님의 생각>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을 어디에다 두느냐 하는 것이라 여겨졌다. 마음을 둔 곳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다.

마음을 둔 곳에 따라 행복과 불행으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큰스님들의 일화를 담은 <스님의 생각>은 참 편하게 읽으면서도 깊이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전에 읽었던 <법구경>은 딱딱하고 어려운 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불교의 진리를 스님들의 일화를 통해서 들려주니 이해가 참 잘되었다.

<스님의 생각>은 불교의 진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도 '삶의 지혜'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의 주인은 누구인지, <스님의 생각>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껴지게 된다.

지나간 일에 매여 오늘을 또는 내일이 힘겹게만 느껴진다면 <스님의 생각>으로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된다.


큰스님들의 지혜와 통찰이 듬뿍 담긴 <스님의 생각>이 누군가의 인생에 등불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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