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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책 ㅣ 프리데인 연대기 1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4월
평점 :
판타지를 책을 읽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살짝 갖고 있었던 나..
그러나 판타지에 대한 거부감을 확실하게 없애준 책 <프리데인 연대기> 의 1편인 <비밀의 책>.
어른이 되고보면 상상력에 극히 제한을 받게 된다. 나만 그런거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많은 상상력과 장면들을 직접 연상해야 하는 판타지를 책으로 읽는 다는 것은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기에 판타지는 책보다는 영화를 선호하였었다.
하지만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어려움을 덜 느꼈다.
물론 인물들의 이름과 지명들이 낯설기도 하였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배경과 인물들의 묘사가 참 편안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도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이 판타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판타지 동화라고 불려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이기에 판타지 동화나 소설에 익숙치 않은 나에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판타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마법과 마법사.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에도 마법을 부리는 장면과 마법사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마법사 달벤은 주인공 타란을 멋진 사람으로 키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타란은 무사들처럼 칼을 잘 휘두르며 멋진 영웅이 되고 싶지만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 배워야 할 게 많고 고집도 세다. 아직은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타란이다.
마법사 달벤은 무엇이든 기록되어 있는 <비밀의 책>의 내용을 타란에게 조금씩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성급한 타란에게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이 있는 하얀 암퇘지 헨 왠을 돌보게 하는 일을 시킨다.
타란이 헨 왠을 돌보고 있던 어느 날..
헨 왠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더니 도망가 버린다. 벌들도 무리지어 어딘가로 날아가버리고...
타란은 헨 왠을 찾으로 나서다가 귀드이언 왕자를 만나게 되고 둘이 같이 헨 왠을 찾아 나선다.
길을 가다 사람 반 동물 반 모습의 먹을 것만 찾는 그얼기를 만나 헨 왠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그들은 마왕 아란의 부하 뿔가면왕을 만나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간신히 뿔가면왕에게서 벗아났다고 싶었는데 아크렌이라는 사악한 마녀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게 되어버린다.
감옥에 있던 타란에게 다가온 소녀 아이란위는 타란을 도와 아크렌의 성에서 탈출을 하지만 귀드이언 왕자인줄 알고 구출하였던 사람은 음유시인 프류더였던 것이다.
귀드이언 왕자가 죽은 줄 알고 실망과 슬픔에 빠진 타란은 귀드이언이 하려고 하였던 일을 마저 해야 겠다며 다틸 성으로 향한다.
타란, 아이란위, 프류더, 그얼기..
이렇게 넷이 일행이 되어 다틸 성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들을 쫓기도 하고 예언하는 돼지 헨 왠을 찾기도 하고 있는 마왕 아란의 총사령관 뿔가면왕과 부하들.
과연 이들은 무사히 다틸 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
무시무시한 뿔가면왕에게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달벤 요새를 벗어난 적 없었던 타란..
성급하기도 하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우리의 주인공 타란의 모험은 험난하고 때로는 위험하다.
시기적절하게 긴장감을 주는 타란의 모험은 비밀의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비결이다.
또한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침을 주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의 용기는 머리카락의 길이로 결정되지 않아. 머리카락이 없어도 상관없지." p 43
"길을 잃었다는 얘기가 아니야. 단지 바로 이 순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 것뿐이야. 엄연히 다른 이야기야.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거야. 지금 우리는 스파이랄 성 밑에 있다는 것을 알잖아." p 100
"사람은 혼자 있으면 호숫가에 있는 갈대처럼 연약해. 사람은 스스로를 도울 줄 알아야 해.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배워야 한단다. 너희는 모두 발을 다친 개미가 아니더냐?" p 172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특징들을 바로 찾을 수 있기도 하다.
용감하지만 고집 세고 무모한 타란, 말이 많기는 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란위, 허풍과 툭하면 하프 줄을 끊어지게 하는 프류더, 반은 사람 반은 동물의 모습을 한 그얼기. 화를 잘 내지만 도와주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난쟁이 도리.
전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이들이 서로 어려움을 함께 하고 마음을 터 놓으면서 힘을 합쳐 다틸 성으로 향하는 모습에서 서로 다른 성격와 외모의 사람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지를 배울 수 있게 되기도 한다.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은 영국 웨일스의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웨일스의 신화가 어떤 내용인지는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웨일스의 신화를 모르더라도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에 어려움은 없으리라 본다.
또한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이 판타지 동화의 고전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프리데인 연대기는 총 다섯 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인데, 50년 전에 쓰여져 지금까지 350만명이 읽었다고 한다.
이 책을 번역하고 옮긴 김지성님은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의 씨앗, 해리 포터는 판타지의 꽃 그리고
프리데인 연대기는 판타지의 줄기라고 표현하였다.
50년 전에 쓰여진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책을 읽다보면 판타지의 줄기라는 표현에 공감을 하게 되리라고 본다.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판타지 동화, 프리데인 연대기, 비밀의 책.
어른이 읽기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는 판타지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