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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 영원의 구원을 노래한 불멸의 고전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다니구치 에리야 엮음, 양억관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황금부엉이 / 2016년 1월
평점 :
언젠가는 꼭 읽어봐야지 하며 고대했던 <단테의 신곡>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단테의 신곡>은 고전중에 고전인지라 읽기에 어렵거나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내심 많이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황금부엉이 출판사에서 양역관님의 옮김으로 출간된 <단테의 신곡>은 전혀 어렵지도 않았고 참 편히 읽을 수 있었다.
영혼의 구원을 노래하고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묘사해주고 있는 이 책에 재미있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의 부족한 표현력으로는 재미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단테의 신곡>은 단테가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여행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것이다.
깊고 어두운 숲 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단테에게 베르길리우스가 찾아온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끝이 없는 세계, 사후의 세계'로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두려워 하는 단테..
그러나 사랑하였던 베아트리체, 천국에 있는 베아트리체가 베르길리우스를 보냈다는 말에 기운을 내고 따라 나서게 된다.
지옥의 제일영역에서부터 제구영역까지 죄에따라 벌을 받고 있는 망자들의 모습을 보게되고, 죄를 정화하는 길에 들어서기 전 단계인 연옥을 지나 드디어 베아트리체가 있는 천국에 닿게 된다.
지옥에서 벌을 받는 망자들의 모습은 너무도 무시무시하다.
묘 안에서 화염이 솟아나고 있어 고통스런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악귀의 검이 몸을 갈라 버리게 되어 아픔을 느껴야 하는가 하면, 갈라지고 잘려나간 몸을 하고 있는가 하면, 망자가 뱀이 되고 뱀이 다시 망자가 되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
"단테, 왜 그리 마음이 어지러운가,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그리 마음에 걸리는가. 보아야 할 것, 보지 말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 듣지 말아야 할 것을 좀 더 명료하게 구분하도록 하게." p 158
죽기 직전에 자신들이 범한 죄를 뉘우친 사람들이 지옥만은 면하게 되어 머무르는 곳 연옥에서 단테는 일곱가지의 죄를 씻어 가게 된다. 일곱가지 죄란 '오만과 자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미식과 포식, 음욕'을 말한다.
"만물이 모두 신의 뜻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면,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 하늘이 자네들을 움직이게 한다네. 그러나 그것을 알고, 그것을 빛으로 삼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간다면, 자네들은 하늘의 작용에도 이길 수 있을 것이야. 그것이 바로 자유가 아니겠는가. 혼란은 자네들 마음속에 있을 따름이야. " p 188
연옥에서 만난 신의 뜻과 그 힘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 롬바르드 출신 마르코에게서 단테는 자신의 고뇌에 대한 답을 듣기도 한다.
연옥의 망자들은 본인의 태도와 함께 그 사람의 행복과 정화를 기원하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힘도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보 기도'를 말하는 것이고, '중보기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말해주는 듯 하다.
드디어 천국으로 들어가게 된 단테.
그리고 만나게 된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천국의 모습을 보고 깨닫게 된다.
모든 형태는 순간적이며 헛된 것임을, 주가 창조하신 것은 원소라 부를 그런 생명이며, 그것이 하늘나라를 다스리는 힘, 원동력이 되어 형태를 만들어 낸다. 그 형태는 자신을 이루어 낸 똑같은 힘에 의하여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 꽃은 시들어도 그 존재가 사라지진 않는다. 씨로 땅에 떨어져 빛을 받아 꽃을 피운다. 죽음도 삶도, 빛이 사물을 거울에 비추는 것처럼, 하나의 반사에 지나지 않으며, 실체가 없는 것임을... P 230
천국에 있는 영혼들의 모습은 '빛'이었다.
빛은 모래가 되기도 하고 별이 되기도 하고 새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빛이 춤을 춘다. 행복하다....
어렵게 여겨질 것이라 생각했던 <단테의 신곡>은 그 내용이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나 거인들이 지옥의 심판자가 되고 있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때문이기도 하다. 지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것도 <단테의 신곡>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것들이 <단테의 신곡>를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지게 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단테의 신곡>에는 중세 그리스도교적인 사상과 르네상스의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단테가 살던 시대의 사회적인 문제도 담고 있고, 철학, 문학등 많은 것들을 담겨있다.
또한 이 책의 특징은 구스타브 도레의 그림이 페이지마다 실려있는데, 이 그림은 목판화로 1861년 '도레의 신곡'으로 발표된 것이라고 한다. 이 그림들이 <단테의 신곡>의 장면들 모두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고 장면을 연상하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 아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글로 읽을때의 막연한 장면들이 '구스타브 도레'의 그림을 통해 현실화되는 것 같다.
세상에 참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만큼이나 많은 죄들, 인간들은 왜 이렇게 수많은 죄를 지어야 하는걸까? 이 책에서도 연옥과 천국보다도 지옥의 내용이 더 많다. 지옥의 수도 많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든, 안 믿든,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단테의 신곡>을 통해서 죄가 무엇인지, 죄를 짓게 되면 사후에 어떤 벌을 받게 되는지 알게 되어 죄를 짓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