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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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을 하는 이야기 <설전>

이 <설전>은 여러가지로 나에게 참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는 책이 되었다.


첫 번째는 오늘 남편과 한라봉 재배기술 교육을 받으러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농업기술센터로 가면서

남편에게 처음으로 읽어준 책이다. 책을 읽다가 법정 스님의 책이라고 하니까 '책을 읽는 아내'말고, '책을 읽어주는 아내'가 되라며 읽어주라는 것이었다. 오며가며 읽어주다 보니 어느새 뚝딱 다 읽게 되었다.


두 번째는 남편이 유독 법정스님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니 법정스님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에서 남긴 말씀을 좋아한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듯 하다. 어떤 책을 읽어도 '무소유'와 '일체유심조'로 향하게 된다고 말하는 남편이다.


세 번째는 성철스님이 말씀하시는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진리가 예수님께서 하신 진리의 말씀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를 믿는 첫 조건으로 모든 생명, 모든 존재를 부처님으로 모셔라, 모든 존재를 부모같이 섬겨라, 모든 사람, 모든 존재를 스승으로 섬겨라 하는 3대 조건이 있습니다. p 80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 26: 40)


모든 생명에게, 모든 사람에게 부처님을 대하듯 예수님을 대하 듯 존경하고 존중하고 섬기라는 것이다.


불공이란 남을 돕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돕는 것이 아닙니다. 저쪽 상대가 부처님이기 때문에 '불공'이다, 이 말입니다. 남을 도우고 모시는 것이 불공이다. 이 말입니다. p83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마태22:39)


성철스님은 남을 도울때  불쌍하니 구해 주고 도와준다는 것은 상대의 인격을 완전히 무시하여 하는 말이라고 하셨다. 그 말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가만 생각해보니 '내 몸'을 사랑할때 자신이 불쌍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떠올랐다. 내 몸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건 이웃이 불쌍해서, 불쌍하다는 마음으로 사랑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하듯 하여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절은 불공을 가르치는 곳이지 불공하는 곳이 아닙니다. p 84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마태 9:13)


불공의 의미가 절에가서 부처님께 절하고 명 빌고 복 비는 것인줄로만 알았다. 어떤 시기만 되면 절에 가서 교회에 가서 백일기도네 삼천배네 하면서 자신만의 혹은 가족만의 일이 성사되기를 비는 것이 전부인양 되어버렸다. 절에가서 교회에 가서 공양하고 헌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믿음인양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꿈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성철스님은 따끔하게 말씀하셨다. 교회에서 자신이 잘 될것만 기도하고 있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꿈에도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외적인것을 율법적인 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부처님대하듯 예수님 대하듯 하는 것이 불공이고 자선인것이다.


성철스님은 우리 누구나가 부처님처럼 깨우칠 수 있지만 물질적인 것에 너무도 많은 지배를 받고 있기때문에 깨우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셨다. 예수님의 말씀도 이와 똑같다. 알고는 있지만 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여전히 물질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아무리 불교를 믿는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부처라는 이 근본을 놓쳐 버리면 불교가 아닙니다. p 146


내 마음이 부처이면, 내 마음에 예수님이 거하시면 모든 사람에게 어찌 사랑을 베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될 때 이 세상이 극락이고 이 세상이 천국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법정이 묻고 성철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我, 俗, 佛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설전>.

내가 기독교인이기에 <설전>을 기독교인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불교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었다.) 그 가르침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많이 비슷하다고 나는 생각되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생략한다.^^


<설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말하고 있는 것은 '내 마음이 부처'라는 것, 마음 속에 있는 부처를 깨닫고 깨치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것, 자신의 마음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

'일체유심조', '무소유'와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었구나...싶다.


 이래서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을 성불하시고 해탈하신 거인이라고 하는 거구나..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깨우치게 해준, 뜻깊은 의미를 갖게 해준 <설전>, 너무도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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