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 존 번연의 영적 자서전 ㅣ 세계기독교고전 12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1월
평점 :
너무나도 유명한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의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는 존 번연의 영적 체험을 담은 이야기이다.
천로역정을 감동 깊게 읽었기에 존 번연이 경험한 영적 체험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에서는 약간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었는데, 죄인의 괴수란 존 번연 자신을 뜻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얼마나 죄인이었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지를 회심하기 이전의 자신에 대한 설명에서 부터 복음의 가르침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 교회에서 장로가 된 과정,목회 사역에 대한 설명과 투옥에 대한 설명 그리고 결론으로 들려주고 있었다.
회심하기 전 그는 신앙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으며, 그리스도인의 경건에 관한 책들은 마치 감옥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한다.
많은 죄를 저질렀고, 쾌락에 빠졌고, 말할때는 욕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들려온 음성.
"너는 네 죄를 버리고서 천국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네 죄와 함께 지옥으로 갈 것이냐?" p29
이후 하나님을 찾고 믿음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확신이 서지 않고, 자꾸 의심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믿음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고, 하나님을 알고자 하고 확신을 갖으려고 할 때마다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진리에 대해 제게 그 진리들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또 어떤 때는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려 거의 땅에 고꾸라지기도 하였지만, 그 때도 주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제게 보여주시면서, 제 양심에 그분의 보혈을 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조금전까지만 해도 격분해서 활개를 치던 율법의 다스림을 받던 양심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사랑과 평안 가운데 안식하는 것을 저는 진실로 보았습니다. p 82
존 번연은 성경 말씀을 통해서 시험들을 어떻게 헤치고 이겨 나가야 할지를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른 막대기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언제나 하나님은 우리들을 사랑하시고, 우리를 은혜로 이끌어 주고 계심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이 회심하기 전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고, 시험에 빠져 수렁에 빠진 듯할 때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에게 은헤를 주셨듯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은혜를 주시고 계심을 말하고 있었다.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는 1666년에 기록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용어나 문맥들이 뭔가 부담스러운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존 번연의 신비한 체험 같은 것들이 종종 있어서 거리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존 번연이 겪은 많은 갈등과 죄책감, 그리고 하나님 말씀에 대한 의혹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느껴봤을 법한 것들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와 같은 불확신을 갖은 적이 있었기에...
그러한 유혹, 혹은 시험을 이겨내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의존하였다는 것..
엄격한 도덕과 주일의 신성한 엄수, 향락을 제한하고 카톨릭의 제도와 의식을 배척하였던 청교도인이었던 존 번연 이지만, 그의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누구에게, 어떻게 주어지는 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 주는 책이라고 본다.
'하나님의 은혜'는 죄인의 괴수라고 생각하였던 존 번연에게도 넘치게 주셨듯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인 우리들에게도 언제나 주어지고 있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내게 오는 자'는 누구나, 그분에게(HIM) 나아가는 자는 누구나란 뜻이야.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쫓지 아니하리라.' (요 6:37) p 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