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의 마지막 아이
이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11월
평점 :
이천 년 전 세상에 첫 울음을 터뜨렸을 예수는 나와 똑같이 인간적 고뇌로 번민했을 것이다.
p 326
<신의 마지막 아이>는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소설이다.
아니 꼭 예수의 탄생에 관한 것만 담은 것이 아니라 목사인 아버지와의 갈등에서 생긴 조이삭, 자신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예수의 탄생에 관해서는 과학적이지 않네, 증거가 없네 하면서 종교적 논쟁이 생기곤 하는 문제이다.
<신의 마지막 아이>도 충분히 종교적으로 논쟁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책이 단지 소설이라는 것만 생각하면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주인공 조 이삭은 목사의 입양된 아들이다.
그러나 목사는 이삭의 어머니가 결혼 전에 사귀었던 남자에게서 이삭을 낳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목사는 이삭과 이삭의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력을 신도들이 모르게 행하곤 하였다.
이삭을 마귀 새끼라고 부르는 아버지.
이삭은 아버지의 뜻을 거슬러 신학교를 다니지면서도 문학에 관심을 가졌고 출판사에 취직을 하였다.
어느 날, 교회의 집사가 <암살자들>이라는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소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며 목사에게 알린다.
이삭은 원고를 다운 받아 상사에게 보내고 <암살자들>은 연재되게 된다.
<암살자들>의 내용은 예수가 탄생할 무렵 2세 미만의 아이들을 모두 죽이게 하였던 헤롯왕의 이야기와 헤롯왕의 아들 안티파스왕이 별이 뜨는 것과 예언자들의 말을 통해 메시아가 아직 살아있다고 알게 되고 어린 메시아를 찾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검투사 카르모스, 왕의 첩자 안디오, 진실을 말하게 하는 피리를 부는 세령녀, 그리고 왕의 부하 헤로디그만, 이들은 처음엔 요셉을 찾아나서는 듯 하지만 목표는 예수인 '여호수아'.
이천 년전의 이야기의 기본은 성경의 내용을 따르고 있지만 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예수의 탄생은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이야기이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을지 모른다.
'다빈치 코드'가 진짜라고 믿었던 것처럼....
의심의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할퀴고 어머니를 목 조르는 것으로 자기 치부를 감추었던 것이다. 여차하면 자신이 믿는 신 등 뒤에 숨어서 인간적인 허물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p 279
조이삭의 아버지는 목사이면서도 자식과 아내를 괴롭혔다. 그런 모습을 요셉에게 투영시켰다.
입양되어 친부모는 모르고 아버지에게 폭언과 마음의 상처를 잔뜩 받은 이삭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낳은 '여호수아'가 아니라 제롯 당원의 계획에 의해 부정한 관계에서 낳은 '여호수아'를 만들어내어 자신을 투영시키는 듯 하다.
<신의 마지막 아이>는 현재의 조이삭의 이야기와 인터넷에 연재되는 <암살자들>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하나의 소설 속에 두 개의 소설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조이삭의 이야기와 <암살자들>은 하나로 어우러진다.
예수를 통해 나는 소설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허구의 세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그려낸 예수를 통해 뿌리 없이 살아온 내 인생을 가늠하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p 327
<신의 마지막 아이>.
내가 기독교인이기에 오히려 마음 편히,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구성이라든가 이야기의 흐름, 문체까지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런 책을 연약해 보이는 여성 작가가 쓰셨다는 것이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이선영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질 정도로 <신의 마지막 아이>는 몰입도가 충분한 매력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