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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무선)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많이 읽혀지고 영화나 애니매이션으로도 많이 알려진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의 이야기를 담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저자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크리스마스 캐럴뿐만이 아니라 위대한 유산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작품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가 읽게된 작품은 <오래된 골동품 상점>.
1840년 오래된 골동품 상점을 집필하여 연재하였다가 1841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출간 당시에도 10만부가 팔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으며 20세기 초에는 2편의 무성영화를 비롯하여 그 이후에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넬을 살아있는 인물로 착각할 정도에다가 디킨스에게 넬을 불행하게 만들지 말라는 편지를 받았을 정도로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인기는 어린 소녀 '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이야기는 '나'가 우연히 길을 잃은 듯한 한 소녀를 만나 그녀가 사는 골동품가게에 들어가 소녀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없이 어리고, 지극히 영적이며, 가냘프고 요정 같은 생명인, 그러나 지켜보는 사람도 어떤 보살핌도 없이 언제나 혼자 잠들게 되는 소녀 '넬'.
넬에게는 할아버지가 있었지만 할아버지는 넬을 혼자 두고 밤마다 외출을 하신다.
할아버지는 골동품가게를 갖고 계셨지만 그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넬을 엄청 사랑하셨고, 그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많은 돈을 넬에게 주고 싶은 할아버지의 가난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이 도박에 이끌게 만들었다.
그렇다. 할아버지의 넬에 대한 잘못된 사랑이 도박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품게 하였고, 이 도박이 결국에는 할아버지와 넬에게 험난하고 힘겨운 삶을 만들어 버리게 된것이다.
넬의 할아버지가 좋은 곳에 투자하는 줄 알고 돈을 빌려주었다가 그 돈을 몽땅 도박에 날려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퀼프.
퀼프는 <오래된 골동품 상점>에서 야비하고 잔인한 악당이다.
그는 기괴하고 헐떡거리는 개를 연상케 하며 무지하게 더러운 거친 손과 갈고리와 같은 손톱을 가진 그야말로 흉측하게 생긴 난쟁이다.
그는 아내를 괴롭히기도 하며 힘과 악랄함으로 많은 사람을 조종하기도 한다.
넬의 할아버지는 그런 못된 사람의 돈을 빌려 도박을 한 것이다.
오로지 넬의 행복을 위해서 돈을 모으겠다는 신념으로...
퀼프는 할아버지에게서 골동품 상점을 강제로 뺏고는 할아버지와 넬을 방에 가두어 둔다.
그리고 어느 날,
넬과 할아버지는 퀼프가 있는 집에서 도망쳐 나오게 되고 목적지도 없이 그저 험난한 도망자의 길에 나서게 된다.
멀리 멀리 퀼프가 찾아내지 못하게 도망가는 도중에 넬과 할아버지는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도 만나게 되고, 때로는 도와주는 듯 싶다가도 자신들을 팔아넘기려 하는 위험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천사와 같은 어린 넬을 도와주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정직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밤에 혼자 있는 넬에게 행여 무슨 일이 생길까 멀리감치서 몰래 지켜주었던 키트.
퀼프를 고객으로 두어 퀼프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못된 짓까지 저지르게 되는 변호사 브래스.
항상 두려움에 떨며 사는 퀼프의 아내.
할아버지가 돈을 숨겨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넬의 오빠 프레드.
프레드의 낭만적이나 조금 이상한 친구 스위블러.
넬을 도와주는 교장 선생님과 여러 사람들.
그리고 할아버지와 넬을 찾아 다니는 또 한 사람 '독신 남성'.
시대적인 배경때문일까?
전체적으로는 먼지만 쌓이고 정돈이 안된 <오래된 골동품 상점>처럼 우중충하기도 하고 우울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순수한 키트의 밝음과 넬의 사랑스럽고 맑고 온화한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지기도 한다.
할아버지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믿고, 자신의 돈을 훔쳐서까지 도박을 하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할아버지를 떠나지 않고 지키는 넬의 마음과 행동은 마음까지 아파오게 한다.
할아버지의 넬에 대한 사랑에서 오는 지나친 의무감과 두려움이 그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 넬...
퀼프의 마지막은 자업자득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찰스 디킨스는 소설사상 처음으로 도시의 빈민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켰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들 대부분이 빈민들이다. 또한 그는 가장 역할을 하면서 학대받고 방치된 아이들에 대해 민감했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이러한 아이들이 많이 등장하며 이 소설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넬도 그런 아이들 중에 하나로 보인다.
무척이나 가난하고 힘겹던 시절..
어둠침침하고 음울한 삶에서 아름답고 고귀한 빛을 보이는 천사와 같은 소녀 '넬'.
'넬'의 순수한 눈망울 같은 별이 지금도 어디에서 반짝이고 있지 않을까?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직접 읽어야만이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듯하다.
나의 느낌은 찰스 디킨스의 말로 대신하여 본다.
"이 책은 당신의 폐를 열어 주고, 당신의 얼굴을 씻어 주고, 당신의 안구를 정화하고,
당신의 치밀어 오르는 화를 잠재울 것이다. 그러니 마음껏 울어도 좋다." 찰스 디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