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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거 (아니)야 ㅣ 풀빛 그림 아이 54
크리스토퍼 와이엔트 그림, 강소연 글 / 풀빛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풀빛 출판사의 사랑스러운 털복숭이 그림책 시리즈 중에 두 번째로 <내 거(아니)야>를 보게 되었다.
오렌지 색의 털을 가진 커다란 털복숭이와 파란색의 털을 가진 작은 털복숭이.
이번에는 귀여운 털복숭이들이 어떤 일을 두고 좌충우돌하게 될까?
ㅎㅎ 의자구나.
커다란 털복숭이가 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네~
그런데 작은 털복숭이가 나타나 "그 의자, 내 거야~"라는데...
커다란 털복숭이도 그 의자가 자기꺼라고 한다.
그러자 작은 털복숭이가 "내가 먼저 앉았으니 내 거야." 라고 하고,
커다란 털복숭이도 "지금은 내가 앉아 있으니 내 거야."라고 한다.
흠, 아마도 이 의자는 누구꺼라고 하기보다는 공동의 의자였나보다.
작은 털복숭이도 의자에 앉고 싶었던 모양인가보다.
서로 자기꺼라 우기며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자 작은 털복숭이가 작은 의자를 갖고오니, 이번에는 커다란 털복숭이가 의자가 신기했던지
딱 한 번만 앉아 보자고 하지만....
작은 털복숭이는 자기 의자라며 안됀다고 하다가 딱 한 번만이라며 커다란 털복숭이에게 작은 의자에 앉기를 허락해준다.
ㅎㅎ 그러나 그건 작은 털복숭이가 처음의 커다란 의자를 차지하기 위한 방법.
작은 털복숭이는 처음 의자에 털썩 앉았고, 커다란 털복숭이는 깃털로 작은 털복숭이가 의자에서 나오게 하고...
음...심상치가 않다.
결국에는 둘이 의자하나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며 티격태격하다가...
그만 둘이 꽈당!~~
아프겠다..
그제서야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털복숭이들..
같이 놀러가기로 하는데..
커다란 털복숭이만 나갔나?
작은 털복숭이가 '이제 내 거!"하며 앉아있네!
이 그림책을 보니 3살인 아들 성주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요즘 한창 "성주꺼야!"라고 하기때문.
자기가 좋아하는 건 절대 주지 않으려고 양손으로 꼭 쥐고는 "성주꺼야~"라고 하고,
특히나 아빠가 무엇이든 갖고 있거나 먹으면 "성주꺼야~" 하는 아들..
그나마 진짜 자기 것을 "내 거야~"라고 하면 나은데, 친구의 장난감도 때로는 "내 거야~"라고 하기도 한다.
아마도 그 "내 거야"라는 표현이 그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다는 표현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은 털복숭이가 그 의자에 앉고 싶었기에 "내 거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렇다고 무조건 양보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이를 키워보니 양보하는 것만이 꼭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양보할 수도 있어야겠지만 나도 그 의자에 앉고 싶고, 그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은데 양보하라는 것은 자신의 그런 마음은 접어두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자신의 감정을 억눌르게 되는것이 아닌가 싶다.
무조건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기 보다는 서로가 기다리는 것에 대해서 배우게 하는 것도 좋은 듯하다.
성주에게 "열까지 세는 동안은 성주가 갖고 놀고, 그 다음은 친구가 갖고 놀 수 있도록 하자." 했더니,
열을 세고 나니 미련없이 주는 모습을 보았기때문이다.^^
<내 거(아니)야>에서는 양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라면 이 그림책을 보고 "이럴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물어보며 아이들 스스로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이렇게 서로 자기것이라고 하며 실랑이를 하다보면 서로가 다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을것 같다.
<내 거아니야>는 호기심을 갖게 해주는 이쁜 그림들과 글자를 배우기에도 좋은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있어 좋고, 서로 같이 공유할 때 더욱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