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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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철학이다.


그동안 시를 멀리해왔던 나...

얼마전에 류시화님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마음에 들어 그 분의 시를 읽고 싶었던 차에 책과 콩나무라는 북카페를 통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학창시절이던가, 아님 20대 였던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문구가 그때는 왜 그리도 사무치게 마음에 닿았던 것인지..

지금도 여전히 이 문구가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아마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 아닐까 싶다.


이번 류시화님의 시선집은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첫 번째로 실린 <길 위에서의 생각>이라는 시부터 내 마음에 파고드는 듯 하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

어떤 자는 울면서 울을 날을 그리워 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p12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아마도 사람의 본능인가 보다.

저자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인도인들이 즐겨 되묻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당신은 무슨 이유로 이것이 당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진정으로 내 소유일까? 내 소유라고 생각하며 살기에 다른 것을 갖고 싶어 그리워하게 되고 없으면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떠오르게 하는 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내려놓기가 쉽지 않음을...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p14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우리 인간의 모습.

그래서 짝을 만나게 되지만 그래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느끼게 되곤 한다.

그래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나의 마음을 채워주길 바라는 그대가 그리울 수 밖에 없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이다.

외로움을 사랑으로, 그대라는 존재로 채워보려 하지만 결코 완전하게 채워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 나와 같은, 나의 마음과 똑 같은 누군가가 결코 존재할 수 없기때문이리라.


그래서 때로는 그리움이 사랑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아닐까...?


류시화님의 시선집을 읽다보니 시인들이 시를 쓸 때는 어떤 마음, 어떤 상황이었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과연 시인들의 마음을 읽는 내가 제대로 느끼고는 있을까?

아마도 다르겠지..

시인과 나는 다르고 쓸 때와 읽을 때의 상황과 마음이 다를테니까..


그러나  짧게 그리고 함축되어 있는 시는

누군가에게는  삶의 위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을 대신 하여주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어주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지혜를 건네주기도 하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해주는 그런 통로가 되어 주는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시를 철학이라고 부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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